부동산 과세 칼 꺼낸 정부…재초환법 영향 있을까? [정비사업 디코드]

건설·부동산 | 김종현  기자 |입력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정부 잇따른 ‘부동산 과세 기조’에 커져가는 ‘재초환 폐지 딜레이’ 우려 이 대통령, 엑스 계정에 ‘양도세 중과·보유세 강화’ 방침 밝혀 서울 주택 공급난 해소하기 위해선 과세 아닌 신규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 내놔야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과세 기조 방침을 분명히 밝히면서 정비사업계 최대 화두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폐지’도 미뤄질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초환 폐지마저 미뤄지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공급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사회적관계망(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과세 기조를 이어갈 방침을 밝혔다. 지난 25일 밤에는 양도소득세(이하 양도세) 중과 정책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글을 남겼다.

양도세 부담이 커질 경우 집을 보유하며 버티겠단 시장 일각의 분위기를 겨냥한 글로 해석됐다. 보유세를 강화시켜 다주택자가 시장에 매물을 내 놓게 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공급난을 해소하겠단 전략이다.

◆ 벌써부터 가시화된 ‘보유세 강화·양도세 중과’ 정책

업계에서는 정부가 올해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세법 개정안이 발표되는 7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함께 공개되고, 국회 제출 및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 본회의 통과까지 이뤄지면 내년부터 개정된 보유세안이 적용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에 남긴 글. 출처=이재명 대통령 엑스 계정 글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에 남긴 글. 출처=이재명 대통령 엑스 계정 글 캡처

이 대통령은 보유세뿐만 아니라 양도세에도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23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에 대해 “기간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선을 그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는 다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해 주택거래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대통령의 입장표명 이후 시장에서는 ‘양도세 효과는 잠깐일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과거 진보 정권에서 반복된 ‘부동산 과세 기조’가 현 정권에서도 유지될 것이란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2017년 문재인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책자 양도세 중과제를 부활시켰다. 그러나 대다수 다주택자는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팔지 않으며 매물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문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커지도록 하는 ‘보유세 인상안’을 꺼냈다.

문제는 정부의 과세 기조에도 불구,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공급난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3중 규제(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에도 불구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거래가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단지 입구. 출처=김종현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단지 입구. 출처=김종현 기자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경기도는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전체의 66.7%였다. 신고가 비중은 6억원 이하 1.5%,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0.5%였다. 그러나 4분기에는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비중이 1.5%, 12억원 초과~15억원 이하 구간은 1%까지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실거래에 따르면 경기 분당 양지 5단지 한양 전용 35㎡(14평)는 지난해 12월 11억 4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분당 한솔마을 주공5차 전용 42㎡(19평)는 12억 4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도 마찬가지다. 국토부 실거래에 따르면 강남 대치2단지 전용 39㎡(17평) 주택은 지난해 12월 19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달 새 2억원이 올랐다. 지난해 11월에는 같은 단지 전용 33㎡(14평) 두 건이 각 16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강남 삼성 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26㎡(12평)도 지난해 12월 12억 97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송파에선 리센츠 전용 37㎡(12평)이 17억 6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집값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15 대책 발표 이후인 10월 셋째 주부터 올해 1월 둘째 주까지 12주간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17%다. 10·15 대책 발표 이전 12주(지난해 7월 셋째 주~10월 둘째 주)간 누적 상승률(0.31%)보다 3배 이상 올랐다. 서울도 대책 발표 전(1.84%)보다 발표 후(2.35%)의 누적 상승률이 커지며 오히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공급난을 가속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똘똘한 한 채 몰림’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난을 해소하려면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재연 소속 조합원들이 재초환 폐지 촉구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전재연 소속 조합원들이 재초환 폐지 촉구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 “건설경기 불황으로 직격탄 맞은 재건축 시장, 재초환 폐지로 살려야”

재초환도 예외는 아니다. 재건축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8000만원을 초과하면 이익분의 최대 50%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법 때문에 가뜩이나 불황인 재건축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며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이하 전재연)를 비롯한 정비사업 관계자들은 재초환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수도권 재건축이 활성화돼야 주택 공급난도 해소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전재연 관계자는 “재건축은 국가 주택 공급 정책의 핵심 축”이라며 “재초환으로 재건축이 멈추면 주택 공급도 멈추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6년 법 제정 후 헌법소원과 이의신청이 반복된 사실 자체가 법에 모순된 점이 많다는 뜻”이라며 “재초환이 유지되는 한 정부가 추진 중인 ‘2030년 주택 135만가구 공급’ 정책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공급 부족이 가속화되며 주택 매도자가 ‘갑’이 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선 정부가 신규 주택 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강남 압구정 소재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얼마 전 방문한 손님이 한달 만에 2억원 넘게 오른 아파트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마저도 물량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대 재건축이 이뤄지고 주택 공급이 늘어나야 오름세가 주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10대 건설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면담에서 “노후·저층 주택이 많아 대지 정리가 비교적 수월한 재개발과는 달리 재건축은 제한된 대지 내 고층 건물을 정리해야 해 까다로운 편”이라며 “사업성이 높게 나오지 않는 재건축 단지에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재건축 부지가 더 많은 만큼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며 “그래야 주택 공급난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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