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도 개별 우량주의 등락폭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등장할 길이 열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월례간담회에서 우량 단일종목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동안 해외 주식시장에서만 가능했던 소위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가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가능해지며 투자자들의 선택권이 대폭 넓어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레버리지 배수는 글로벌 금융권 트렌드와 투자자 보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플러스·마이너스 2배'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예를 들어 삼성전자2배레버리지 ETF와 같은 상품이 있다면, 삼성전자 주가가 1% 오를 때 해당 상품은 2%의 수익을 내고 반대로 1% 내리면 2% 손실을 보는 구조를 뜻한다. 이 위원장은 "해외에서는 출시되는데 국내는 안 되는 비대칭 규제 탓에 투자 수요가 충족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며 규제 개선의 배경을 설명했다.
● 자금유입 효과 클 것으로 기대…전운 감도는 ETF 업계
이러한 규제 완화 소식이 전해지자 자산운용 업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단일종목 2배 상품은 투자자들의 직관적인 이해가 쉽고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많아 자금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벌써 상품 개발팀을 가동해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자산운용사 간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거래소의 상장 심사 인력 등의 한계로 인해 운용사마다 매년 출시할 수 있는 상품의 개수에는 보이지 않는 '쿼터'가 존재하기 때문. 한정된 기회 속에서 어떤 상품을 내놓느냐가 ETF 점유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같은 대형사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 대형사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초기 마케팅 비용을 대거 집행할 수 있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형 운용사 입장에서는 출발선부터 불리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셈이다.
A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모든 자산운용사가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는 테마의 ETF”라며 “이미 미국에서 그 성과가 증명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기초자산 종목에 따라 희비 갈릴 듯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어떤 종목이 '제1호 단일종목 2배' 상품의 주인공이 될 것이냐는 점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대표 우량주가 1순위로 거론되지만, 변동성을 선호하는 투자자 입맛에는 2차전지나 바이오 관련주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운용사들은 대중성과 변동성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기 위해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
만약 여러 운용사가 동시에 똑같은 종목의 2배 상품을 신청할 경우도 문제다. 예를 들어 5개 운용사가 동시에 '삼성전자 2배' 상품 상장을 신청한다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 한국거래소가 이들의 출시 일정을 어떻게 조율하고 교통정리를 할지가 이번 규제 완화의 연착륙을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대형사들의 공세에서 한발 물러나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운용사들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무리하게 인기 종목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색깔을 입힌 테마형 상품이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이는 경쟁보다는 확실한 고정 팬층을 확보하려는 실리적인 전략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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