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증가하자 기후 과학자들은 광범위한 생물종 멸종 가능성, 대규모 기후 재앙과 이주, 사회 및 정치 시스템의 붕괴 등 극단적인 최악의 결과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파리협약을 비롯한 그간의 국제적인 약속들이 거의 무력화되고 있다는 우려 제기가 잦아지고 있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는 ‘기후의 마지막게임, 재앙적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한 연구결과가 실렸다. 영국 캠브리지대학, 옥스퍼드대학,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중국 난징대학, 독일 포츠담 기후연구소 등 글로벌 전문 기관들이 참여해 벌인 이번 연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지 않으면 기후변화의 미래 대응은 순진한 위험관리이며, 최악의 경우 치명적인 어리석음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데서 시작된다. 리포트는 최신호(8월 1일자, Vol. 119) PDF판과 더불어 PNAS 홈페이지에 요약본까지 자세히 게재됐다.
홈페이지 요약글에 따르면 지구의 모든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절반 이상이 1990년 국제 기후 협상이 시작된 이후 발생했다. 지구 온난화는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폭염, 산불, 홍수와 같은 극단적인 재난의 급격한 증가를 이끌고 있다. 가장 최근의 과학적 추정치에 따르면, 현재의 정책 하에서 세계는 금세기 말까지 섭씨 약 2.4도에서 2.7도의 온난화를 향해 가고 있다. 심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 결과, 연구팀은 2100년까지 섭씨 3도의 온난화를 최악의 극심한 기후 변화의 기준으로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3도의 온난화를 선택한 이유는 현실이 파리 기후협약의 목표치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2~3도 사이의 온난화 상승은 3도로의 제한마저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실질적인 위협이라는 지적이다.
PNAS 리포트는 극단적인 기후 변화와 관련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 틀을 시급하게 확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간 기후 변화 패널에게는 증가하는 위협에 대한 보다 정확하고 현실적인 그림을 의사결정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특별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제안한다. 국제사회에는 새로운 조약 체결과 함께 기후 비상 브레이크 장치의 설립을 고려할 것을 주몬한다.
포츠담 기후연구소의 책임자인 요한 록스트룀은 ”최근의 과학적 진보는 위험한 기후 영향이 과학자들의 지금까지의 예측보다 더 빨리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변화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많은 증거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구의 여러 물리적 시스템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한 곳이 많다. 열대 산호초 지대가 대표적이다. 그 곳들의 온난화는 섭씨 1.5도의 문제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사라지는 북극빙하, 아마존 열대우림, 전 세계적으로 열을 분배하는 해류, 심지어 전 세계의 기상 시스템을 좌우하는 고지대 제트기류에서도 유사한 경고 신호가 빈발한다. 록스트룀은 "지구 평균기온이 1.2도 상승할 때 갑자기 돌발적인 충격 증폭이 일어난다"며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며 지난 30년간 과학자들이 변화의 속도를 과소평가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인간의 개입이 더 이상 기후 변화를 늦출 수 없을 때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인류는 해수면 상승과 인간의 삶을 지탱할 수 없는 기후의 틈새에서 점점 잘못된 방향으로 미끄러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재앙위험 학자인 루크 켐프도 게시글에서 "현재의 기후 변화는 이전의 대량 멸종 사건과 관련된 온난화보다 더 빠르다. 과거 사회적 위기와 변화는 온건하고 자연스러운 지역 변동에 대응했다. 우리는 지금 빠르고, 심각하고, 세계적인, 인간이 만든 기후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게시글에서 주장한다.
그는 환경적 임계점이 전염병이나 전쟁과 같은 예상치 못한 문제와 어떻게 상호 작용할 수 있는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다른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을 연구하는 연구자들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연구팀의 주장이 기후 붕괴가 불가피하다는 시나리오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비가 시급함을 알리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 약 8억 명의 사람들이 기후 변화에 따른 식량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 약 10억 명이 미량의 영양소 결핍 증세를 가지고 있으며 15억 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철분 결핍 증세를 보인다. 작물 식물에서 이산화탄소가 두 배로 증가하면 단백질은 10% 감소하고 비타민 B는 30% 감소한다. 또한 미세 영양소도 약 5% 감소한다.
뎅기열과 황열병과 같은 질병을 옮기는 모기 등 유해 곤충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도 또 다른 기후 영향이다. 중국이나 아프리카 등을 뒤덮었던 메뚜기떼의 침공도 일종의 기후변화의 산물이다.
보고서는 300만 년 동안의 기후 역사에서 지구가 섭씨 2도의 온난화에 근접한 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섭씨 2.4도 상승이 의미하는 것은 재앙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구의 기후 위험을 낮추려면 올해 말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협약당사국회의(COP27)에서 과감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COP27에서 모든 개별 국가의 계획을 수립하고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기하는 계획을 법적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나아가 “내연기관의 사용을 중단하고 COP26에서 결의한 것 보다 더 강력한 조치로 석탄에 대한 모든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섭씨 1.5도 한도를 넘어서면 지구는 높은 위험 레벨로 진입하게 되고, 2도를 넘어서면 높은 위험에서 재앙 레벨로 이어지며, 3도 근처에 접근할수록 대멸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 대상은 인류가 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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