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전례 없던 일이다. 요즘 연방과 주정부 공히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인간의 몸은 뜨거운 기온이 계속될 때 정상 상태를 지탱하지 못한다. 섭씨 35도의 열과 습도를 건강한 사람들은 몇 시간 동안 견딜 수 있지만, 그들 역시 장기간 노출될 경우 경련과 현기증, 정신미약, 탈수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심해지면 뇌를 비롯한 장기가 붓기 시작한다. 체온을 식히지 못하면 정신을 잃게 되고 결과적으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
미국이 이 정도의 심각한 폭염 위기에 노출됐다. 덥지 않았던 지역이 뜨거워지면 더 심각하다. 인체의 반응은 이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서부지역이나 남부 선벨트 지역은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두드러진 현상이다.
현상에 대한 뉴스를 지양하고 ‘시사점’을 찾아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유니콘 매체 복스미디어가 이에 대한 분석 글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다가올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도 제시했다. 우리 한국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판단해 요약 보도한다.
거의 1억 명의 미국인들이 폭염의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러나 냉방이 보장되는 곳에 사는 사람은 극소수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에어컨은 생명을 구하는 공중 보건 필수품이 아니라 편안함을 위해 사용되는 상품으로 취급된다.
미국에서 사람들은 겨울을 나는 데 문제가 없다. 대다수 주는 겨울철에 정전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다세대 주택들은 난방 장치를 갖추고 있다. 반면 여름철 냉방을 관리하는 정책은 빈약하다. 연방정부 건물, 주택 및 교도소에는 열에 대한 기준이 있지만 에어컨에 대한 보장은 없다. 폭염에 전력을 계속 공급할 것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주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연방정부는 냉방 정책의 결여가 대중들에게 어떤 대가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그림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저소득층은 에어컨을 켜거나 음식을 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전력회사들은 미납 요금을 연체했다는 이유로 전력을 차단할 수 있다.
폭염이 얼마나 치명적인지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오리건주에서 지난여름 40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졌을 때, 사망자 중 다수가 에어컨이나 선풍기 없는 실내에서 발견됐다. 애리조나 주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온열로 인한 사망자의 약 3분의 1이 집 안에서 발생했다.
지구의 온도는 이미 섭씨 1.1도 올라간 상태다. 극도의 더위가 더 흔해지고 더 자주 발생할 것임을 알리는 기후 변화다. 전 세계는 앞으로 극도로 더운 날이 더 많아지고 추운 날은 적어질 것이다. 게다가 여름밤은 낮 기온보다 거의 두 배나 빠르게 더워지고 있다. 사람들은 더위로부터 쉴 틈이 없다.
1도 변화로 인한 건강상의 결과는 사망률 데이터에서 나타난다.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는 더위 때문으로 의심되는 사망자가 222명이었으며 이 중 29명이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망자의 최소 25건이 지난주에 발생했다고 한다. 미국 의학협회 저널의 한 조사에 따르면, 매달 극심한 더위가 계속될 때마다 1000만 명당 7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다.
덥지 않은 곳에서의 폭염은 더 위험하다. 서부의 최북단 워싱턴 주에서 35도는 남부 텍사스의 같은 온도보다 더 치명적이다. 지난해 여름, 오레곤, 워싱턴, 아이다호, 그리고 캐나다에서 기온이 40도를 웃돌며 기록을 경신했을 때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더운 날씨에 대한 답은 단순명쾌하다. 사람들을 더위로부터 구하는 것이다. 노인, 어린 아이,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자, 과체중 인구들이 특히 그렇다.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없는 실내로의 도피는 답이 아니다. 인구센서스의 조사는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가 지난 12개월 동안 공공요금을 낼 수 없는 수준임을 보여준다. 이들에게는 선풍기 가동조차 사치다.
저소득 소비자를 돕기 위해 지정된 연방정부 프로그램 ‘저소득 가정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LIHEAP)’은 자금의 85%를 겨울철 난방에 지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LIHEAP에 3억 8500만 달러를 더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냉방에 필요한 비용은 난방 예산과 맞먹는 약 38억 달러로 추산된다.
강력한 기후 계획을 가진 도시들도 변화가 더디다. 시카고는 최근에서야 올여름 에어컨을 공급하기 위해 생활가정을 보조하는 요건을 통과시켰다. 원래부터 더웠던 곳은 보호 장치가 대체로 마련돼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문제는 기후 변화가 더운 기후와 추운 기후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는 점이다.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폭염 기간 중 전력회사가 가정에 전원을 차단하지 못하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폭염에 전원을 차단하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주는 18개, 추위에 차단하지 못하도록 한 주는 41개 주다. 올해 폭염 기간 동안 대다수 인구가 전력 차단에 취약해진다. 이를 서둘러 막아야 한다. 복스미디어는 특히 만성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인 인종차별이 여기서도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경우 폭염에 의한 사망자가 얼마인지 정확한 집계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은 대형사고가 터졌을 때만 고조되는 일회성 성격이 강하다. 크고 작은 재난의 반복이 이어진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더위로 인한 사망에 대해서는 무관심이다. 미국의 심각한 사회 문제가 인종차별이라면 우리의 경우 이와 유사한 것이 빈부 격차에서 나타나는 저소득층 차별이다. 더위로 의심되는 사망자의 대부분이 독거노인이나 극빈층에서 발생한다. 복스미디어의 글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질문을 던진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