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디코드

줄어드는 병력 대신 전장으로…韓 첫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

軍 첫 다목적무인차량 기종 선정…2027년 육군·해병대 실전 배치 1년 넘게 이어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 간 수주전 마침표 자율주행·사격 기능 탑재…국내 무인차량 최초로 美 FCT 통과하기도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07. 31. 10:24
K-방산 디코드. /AI 생성 이미지
K-방산 디코드. /AI 생성 이미지

[편집자주] ‘K-방산’이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과 신속한 납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K-방산은 글로벌 시장의 ‘초신성(超新星)’으로 떠오르며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K-방산의 주요 무기를 톺아보고,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비결을 소개하는 ‘K-방산 디코드’ 시리즈를 연재한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전쟁의 무인화(無人化).

인간이 직접 총탄과 지뢰가 빗발치는 전장을 뛰어다니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병력 감소와 전장 위험의 고도화로 각국 군대가 감시·정찰과 물자 수송, 부상자 후송까지 무인체계에 맡기는 상황에서 한국군도 본격적인 지상전 무인화에 나섰다.

국군의 중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무인차량(MPUGV) ‘아리온스멧(Arion-SMET)’이 있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군인을 대신해 수색, 근접 전투, 수송, 경계 등 임무에 따라 다양한 장비를 탑재 및 운용할 수 있는 2t(톤) 이하의 원격·무인 운용 차량이다.

한화에어로, 軍 다목적무인차량 사업자로 28일 공식 선정

3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방위사업청은 군 다목적무인차량 사업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공식 선정했다. 국군 창설 이래 최초의 다목적무인차량 도입 사업자가 마침내 선정된 것.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리온스멧의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리온스멧의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앞서 방사청은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를 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리온스멧을 군 다목적무인차량 사업의 기종으로 심의 및 의결했다.

군이 다목적무인차량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저출산 장기화에 따른 전투 인력 부족 문제를 무인·자동화 체계로 보완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기준, 20대 남성 인구는 302만4000여 명으로 15년 전에 비해 15.8% 줄었다. 군 병력은 더 심각하다. 15년 전, 65만명에 달했던 병력은 30.7% 감소해 45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번 기종 선정은 병력 감소에 대응해 추진 중인 육군의 미래 지상전투체계 ‘아미타이거(Army TIGER) 4.0’의 핵심 전력을 확보한 동시에, 향후 군에 도입될 무인지상체계의 운용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방사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의 양산계약을 이르면 올해 8월 체결할 계획이며, 아리온스은 2027년부터 일선 육군 보병 부대와 해병대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대한민국 군의 미래형 무인지상차량(UGV) 전력화의 표준을 맡는다는 역할에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국내 UGV 플랫폼 대표기업으로서 K9 자주포와 보병전투장갑차(IFV) 등 기존 무기체계와 결합한 유무인복합(MUM-T) 체계 포트폴리오를 완성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년 수주전 끝…HR-셰르파 앞세운 현대로템은 고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HR-셰르파를 앞세운 현대로템은 이번 사업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앞서 다목적무인차량 사업은 기종 결정 전 마지막 과정인 ‘최고성능 확인평가’를 앞두고 평가 방식에 대해 업체 간 이견이 생기며 사업이 약 2년간 지연된 바 있다.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사청은 업체가 제출한 제안서에 기재된 수치를 최대 성능으로 간주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렇듯 현장 실물 시험이 아니라 서류 평가 방식을 택한 방사청의 통보에 업체에선 공정성 논란이 붙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사청의 평가 방식을 수용했지만, 현대로템은 시험에서 제안서상 성능을 웃도는 결과가 나올 경우 해당 수치도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리온스멧이 시험평가 전 과정 무고장 및 적재중량·감시장비 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최종 낙찰 기종으로 선정되며 표류하던 다목적무인차량 사업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아리온스멧 핵심 성능 디코드…美 해병대 테스트 거치며 우수성 입증

아리온스멧은 물자 운반, 부상자 후송 등 병력 지원 임무부터 감시 정찰 및 원격 수색작전까지 수행할 수 있다.

이 차량의 특징은 운전석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아리온스멧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원격 주행과 자율주행으로 전장에서 험준한 장애물을 돌파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자율주행 시 선행 차량을 뒤따라가는 ‘선행 추종 기능’까지 탑재돼 운용의 다양성이 기대된다.

미국 해병대원이 하와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을 운용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해병대원이 하와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을 운용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어와 기동성 부문에서도 우수성이 돋보인다.

가령, 전시 상황에서 총탄에 맞았을지라도 아리온스멧에는 ‘에어리스 타이어’가 탑재돼 일정 거리 이상 기동이 가능하다. 차체도 특수복합소재로 이뤄져 방탄할 수 있어 차량 뒤에서 은폐할 수도 있다. 일종의 ‘엄폐물’ 및 ‘총알받이’인 방호기능을 할 수 있는 것.

공격력도 준수하다. 아리온스멧 상단부에는 무기가 장착됐는데, 무기는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

현재 개발 성능으로 5.56mm와 7.62mm 두 가지 구경에 대해 호환이 가능하다. 이밖에 K3, K16 등 총 4가지 총기까지 호환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아리온스멧이 아군과 적군의 총성 패턴을 구분해 적군이 있을 곳을 차량이 자율적으로 조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연구진들이 심혈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원격 사격 통제 체계(RCWS)’를 개발한 덕분이다. 이 체계는 타격 체계와 감시 체계가 통합된 무장 장치를 전차 및 장갑차에 탑재해, 타격 체계를 사람이 조작하지 않고 원격 통제 장치에 의해 조작하는 체계를 뜻한다.

이를 통해 부족한 병력을 대신하여 화력을 보강하고 다양한 미래전 환경에서 운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리온스멧의 우수한 성능 덕분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에서도 인정받은 바 있다. 지난 2024년 아리온스멧이 미국 해병대 훈련장에서 성공적으로 성능 시험을 진행하고,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성능시험(FCT)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서다. 국내 무인차량이 미군의 테스트를 거치며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최초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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