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방산’이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과 신속한 납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K-방산은 글로벌 시장의 ‘초신성(超新星)’으로 떠오르며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K-방산의 주요 무기를 톺아보고,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비결을 소개하는 ‘K-방산 디코드’ 시리즈를 연재한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상공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수십 발이 UAE 내 미군기지를 향해 날아들었다.
UAE 방공망은 일제히 가동했다.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PAC-3), 이스라엘의 애로우(Arrow)가 작동해 적 미사일을 향해 날아갔다.
이처럼 촘촘한 다층 방어 체계를 구축한 UAE 방공 시스템 속에서도 돋보인 건 한국산 무기였다. 무려 96%의 표적을 명중시킨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
해외에 수출된 국산 방공 무기가 실제 전장에서 적 미사일을 격추한 것도 이번이 처음인데, 놀라운 요격율까지 자랑하면서 이 무기는 일순간 전 세계 군 당국의 주목을 받았다.
무기의 이름은 ‘천궁’(天弓·KMSAM). 한국의 차세대 방공 체계를 대표하는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이다.
‘철매’에서 ‘천궁’으로…30년 개발 역사
천궁의 뿌리는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한국군이 운영하던 노후 지대공 미사일 미국산 호크(Hawk)를 대체할 차세대 지대공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후 1998년 정부는 지대공 미사일의 수입 대신 독자 개발이라는 결단을 내린다. 타국의 무기 체계를 사용하게 될 시, 정비 및 성능 개량이 필요할 때마다 타국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KM-SAM, 이른바 철매-2 사업이 착수된다. 이후 러시아 기술 도입을 통해 다기능레이더와 콜드런칭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2011년에 개발을 완료한다.
한편으로는 북한의 탄도탄 기술이 날이 갈수록 고도화하자 항공기 요격뿐 아니라 탄도탄 요격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다.
철매에 이어 탄도미사일 요격 기능을 추가한 천궁-II는 2012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2017년에 개발이 완료된다.
천궁 핵심 성능 디코드…360도 전방위 대응에 ‘콜드런칭’ 기술 탑재

천궁-II는 위상배열 지휘·통제차량, 레이더 차량, 미사일 발사대 차량으로 체계가 구성돼 있다. 발사차량에는 미사일 8기의 미사일이 탑재되며, 4대의 발사대 차량이 1개 포대를 이룬다. 포대 1개당 총 32발의 미사일 운영이 가능한 셈이다.
천궁-II의 기술 경쟁력은 크게 3가지다.
먼저 콜드런칭 방식의 수직 발사다. 콜드런칭이란 미사일을 발사관 밖으로 가스 압력으로 밀어 올린 후,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미사일을 발사할 때 일차적으로 미사일을 밖으로 올린 후, ‘공중에서’ 로켓 엔진을 점화해 날려 보낸다.
콜드런칭은 발사 시 화염이 적어 발사대에 손상을 주지 않으며, 발사관을 재사용하기 좋다. 또 엔진이 늦게 점화돼 전방위 타격에 유리하다.
단일 레이더로 탐지·추적·유도를 동시에 처리하는 통합형 다기능레이더(MFR)도 강점이다. 천궁-II의 ‘눈’ 역할을 하는 이 레이더는 복잡한 전장 환경에서 다수의 공중 위협을 360도로 전방위 탐지 및 정밀 추적한다. 적 탐지 이후, 목표물을 직접 타격하는 ‘직격 파괴 방식(Hit-to-Kill)’을 사용한다.
가격 경쟁력도 월등하다. 미국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1발 가격이 약 60억원에 달하는 반면, 천궁-II의 미사일 단가는 약 13억~16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패트리엇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천궁-II, 중동 3국에 10조 넘게 수출하기도
천궁-II의 첫 수출국은 UAE다. 2022년 UAE에 약 4조15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국 단일 무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후 2023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약 4조2500억원 규모, 이라크에는 3조71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중동 3국의 수출 규모만 10조원을 훌쩍 넘긴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전쟁으로 이란이 주변국들에 무차별적으로 미사일을 난사하자 천궁-II의 우수한 실전 성능을 확인한 UAE가 천궁-II 포대의 조기 인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K-방산 업체 ‘원팀’이뤄 만들어낸 결과물…LIG D&A가 체계 종합 개발
천궁은 단일 기업의 작품이 아니다. ADD의 주도 아래 국내 주요 방산업체가 각각의 전문 영역을 담당했다. K-방산 업체가 ‘원팀’을 이뤄 만들어낸 합작품인 것이다.

LIG D&A는 무기의 가장 핵심 부분인 유도탄과 체계 종합을 맡았다. 이 회사는 정밀 유도 기술을 기반으로 요격 미사일의 명중률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력을 제공한다.
레이더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다. 목표물을 탐지하고 미사일을 유도하는 다기능 레이더, 적을 정밀하게 감시하는 전자 광학 장비를 맡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대 및 차량을 개발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관을 제작해 미사일을 정해진 궤도로 발사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아도 천궁-II 개발에 참여한다. 교전통제소나 레이더, 발사대 등 핵심 장비를 탑재해 운용하는 차량이 바로 기아에서 제작한 전술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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