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디코드

장보고함에서 시작된 K-잠수함…스승 독일과 맞붙는 한국의 ‘역전 드라마’

韓 올해 잠수함 전력 전 세계 7위 달성 독일로부터 기술 전수받아…현재는 CPSP 두고 경쟁하는 위치로 격상 최초 국산 잠수함 장보고급 잠수함…대함전·대잠전에 강점

산업 | 박재형  기자 |입력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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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K-방산’이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과 신속한 납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K-방산은 글로벌 시장의 ‘초신성(超新星)’으로 떠오르며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K-방산의 주요 무기를 톺아보고,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비결을 소개하는 ‘K-방산 디코드’ 시리즈를 연재한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한국 잠수함 전력은 전 세계 7위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군사 전문매체 아미레코그니션과 국제잠수함연구소가 올해 세계 잠수함 전력 순위를 매겨 나온 결과다.

1980년대, 전무하다시피 했던 한국의 잠수함 전력은 현재 세계 주요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지난해 미국과의 합의를 통해 이뤄낸 국내 핵추진잠수함 도입 공식화, 그리고 60조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 도전 등이 현재 한국의 잠수함 전력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잠수함 수출은 안보 문제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안보 동맹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다분하다. 그런데도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한국 잠수함을 제시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K-잠수함 기술은 충분히 평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재 한국 잠수함 시대의 문을 당당히 연 주인공은 ‘장보고급 잠수함’(KSS-I)이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 장보고급 1번함 장보고함은 지난해 임무를 마치고 아들뻘 되는 잠수함들에 해상 방위의 임무를 맡기며 최종 퇴역했다.

韓 잠수함 개발의 뿌리 ‘장보고급 잠수함’

장보고급 잠수함은 최초의 국산 잠수함이다. 과거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잠수함 전력에 대응하고 잠수함을 이용한 침투 등을 사전에 방어하기 위해 잠수함 개발을 추진했다.

이에 1980년대 말 한국 정부는 본격적으로 잠수함 도입을 추진했고, 독일 호발츠베르케-도이체 베르프트(HDW) 사로부터 기술을 도입했다. HDW는 현재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의 자회사다.

1987년 1차분이 주문되며 한국은 잠수함 보유국 반열에 올랐다. 장보고급은 1차, 2차, 3차로 나누어 3척씩 총 9척이 도입됐으며, 장보고함은 1992년 HDW로부터 인수됐다.

장보고함의 모습. 해군 홈페이지
장보고함의 모습. 해군 홈페이지

본래 장보고급 9척은 모두 지속 운영되고 있었으나, 1번함인 장보고함은 지난해 12월 31일 34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공식 퇴역했다.

장보고함을 비롯한 장보고급 잠수함 9척 모두 30년 이상 운용되고 있다. 창정비와 성능개량을 거듭하며 해상 방위의 역할을 이어왔으나, 2030년부터는 차례대로 손원일급 잠수함(KSS-II), 도산안창호급 잠수함(KSS-III) 등 신형 잠수함으로 전환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여기에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오랜 숙원인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공식 추진 중이다. 도입이 실현되면 세계 7번째로 운용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해군 첫 중형 잠수함 ‘장보고급 잠수함’ 핵심 성능 디코드

장보고급 잠수함은 한국 해군 최초의 디젤 잠수함이다. 56m 길이에 1200톤급 크기로 대함전과 대잠전에 탁월한 강점을 지닌다.

장보고급 잠수함 제원 구분 상세 내용 제작사 대우중공업 톤수 1100t (잠항 시 1285t) 무장 함수 533mm 8문 (어뢰 발사관) *재장전 어뢰 포함 총 14발 탑재 가능 주동력 디젤-전기 (최대 출력 4600마력) 항속/인원 7500마일 / 탑승원 40명

이 잠수함은 8개의 533mm 함수 어뢰발사관을 탑재해 수상·수중 표적(SUT) 중어뢰와 하푼 잠대함 미사일을 운용한다. 다목적 무장을 통해 수상함과 잠수함을 모두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장보고급 잠수함은 ‘ISUS-83 전투 시스템’을 갖췄다. 이 시스템은 소나 신호 처리, 무장 운용, 전술 지원 등 잠수함 전투에 필요한 기능을 통합해 관리한다. 잠수함의 수중 작전 능력을 좌우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것.

또 최대 속력은 약 20노트(시속 37km)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잠수함에 물속으로 들어가서 항해할 수 있는 깊이인 ‘잠항심도’는 250m에 이른다.

사관 6명을 포함한 40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45일간 작전 지속이 가능하고 7500마일의 항속거리를 유지할 능력을 갖췄다.

잠수함 기술 전수해 준 독일과 경쟁하는 수준으로 격상한 韓

최근 한국 방위산업계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K-9 자주포나 천궁-2 등 베스트셀러 무기뿐만 아니다. 바로 ‘잠수함 수출’이 관심의 중심에 있다.

대표적으로 캐나다 해군이 3000톤급 디젤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총 60조원 규모의 초대형 방산 사업 CPSP가 있다.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 TKMS가 최종 후보군에서 경쟁 중이다.

한국 최초의 잠수함 장보고함이 독일의 HDW 조선소에서 건조됐으나 이제 한국은 그 독일과 막대한 규모의 잠수함 사업을 두고 경쟁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최초의 잠수함 수출이었던 인도네시아 1400톤급 잠수함 수주전도 독일과 경쟁했다는 점이다. 당시 한국은 3척 수주전에서 독일을 제치고 수출에 성공했다.

즉, 독일은 한국에 잠수함 기술을 전해준 스승의 나라였으나, 이제는 사업 수주를 위해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의 경우 청출어람(靑出於藍) 내지는 후생가외(後生可畏)란 말이 어울린다.

한편 지난해 한국은 3000톤급 신형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최대 8조 규모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전에도 참여했으나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이 이 수주전에 도전하며 얻은 노하우가 타국 잠수함 사업 진출에 필요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앞으로 한국 잠수함 수출 확대 가능성은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장보고급 건조한 대우중공업…1999년 대우그룹 해체되며 한화오션 품으로

이렇듯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급성장한 한국의 잠수함 건조 능력은 실상 옛 대우조선해양, 현 한화오션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국내 첫 잠수함은 HDW에서 설계하고 1번함인 장보고함이 독일에서 건조됐지만, 나머지 2~9번함은 대우중공업(대우조선해양 전신)의 옥포조선소에서 조립 및 생산됐다.

그러나 1997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의 과도한 부채 의존 경영과 분식회계가 드러나며 계열사는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조선 부문 핵심 계열사던 대우중공업도 마찬가지였다.

1999년 대우그룹은 해체 후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대우중공업은 대우조선공업, 대우종합기계 등으로 분할되고 대우조선공업은 산업은행 관리하에 있다가 2002년 대우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이후 2023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현재의 한화오션으로 이름이 지어졌고, 이 회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심 국가인 유럽 폴란드에 이어 북미 캐나다 차기 잠수함 건조 사업에서 같은 나토 회원국이자 전통 방산 강국인 독일과 경쟁하는 반열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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