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방산’이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과 신속한 납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K-방산은 글로벌 시장의 ‘초신성(超新星)’으로 떠오르며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K-방산의 주요 무기를 톺아보고,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비결을 소개하는 ‘K-방산 디코드’ 시리즈를 연재한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K-2 전차 ‘흑표’(黑豹)는 대한민국 방위산업 기술력의 상징이자 세계 최첨단 전차 가운데 하나다. K-2 전차는 국군의 주력 전차로서 기갑부대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K-방산의 선봉으로 폴란드, 페루 등에 진출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도 압도적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76년 전, 6·25 전쟁 개전 당시 국군은 운용 가능한 전차가 단 한 대도 없었다. 거침없이 진격하는 북한의 소련제 전차에 속수무책으로 밀린 국군은 기갑전력의 필요성을 절감, 미군으로부터 M36 잭슨 전차 6대를 받는다. 교육용으로 받은 이 6대가 한국 최초의 전차였던 셈이다.
이처럼 전차 한 대 없던 나라에서 불과 70년만에 세계 주요국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는 기술력을 갖추게 된 비결에는 정부의 전차 국산화 의지와 국내 기술자들의 헌신, 그리고 한국형 전차를 향한 국민의 간절한 염원이 자리했다.
1970년대, 국산 전차 개발 필요성 대두…K-1 이어 K-2 실전 배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날이 갈수록 새로워진다는 뜻으로, 국내 전차 발전사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같이 말할 수 있다. 지금의 K-2 전차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으며,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왔다.
6.25전쟁 직후 국군은 미군으로부터 M4A3E8 셔먼 전차, M47 패튼 전차, M48 등을 공여받아 활용했다.
하지만 1969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닉슨 독트린’ 발표와 함께 주한미군이 감축되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안보를 지키기 위해선 국산 전차 개발이 필요하다 판단, 방위 산업 육성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설립한다.
전차 국산화는 1970년대 이르러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현대로템 전신인 현대정공에서 M48 전차를 M48A3K, M48A5K 전차로 개량하며 한국형 전차 개발 사업을 이어나갔다. 이후 ADD와 현대로템은 미국 기술진의 지원을 받아 1984년, 최초의 한국형 전차 K-1 개발을 완료한다.
현대로템은 K-1에 이어 K-2 개발에도 착수한다. 연구개발 프로그램은 1995년 시작돼 2007년 시제 차량 공개를 거쳐, 2014년 육군에 K-2 흑표 전차가 실전 배치됐다. K-1의 뒤를 잇는 국산화 전차로 3.5세대 주력전차의 새 기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때 ‘흑표’라는 이름은 검은 표범처럼 강력하면서도 은밀하고 높은 기동성을 갖추기를 바란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K-2 흑표 전차 핵심 성능 디코드…공격력·방어력·기동력 ‘삼위일체’

K-2 전차는 강력한 화력, 두터운 방어력, 신속한 기동력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K-2 전차는 120mm 55구경장 활강포를 주무장으로 장착했다. 이는 서방권 최신 주력전차들이 채택해는 것이기도 하다.
또 이전 K-1 전차와 비교했을 때, 포신의 길이가 더 길어지고 탄속이 증가해 관통력이 크게 향상됐다. 현존하는 전차 대부분을 무력화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춘 것이다.
여기에 국내 전차 중 최초로 자동장전 시스템이 도입돼 안정적인 사격 속도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주포의 사격통제시스템(FSC)은 포수가 목표물을 조준선에 일치시키면 시스템이 포탑을 자동으로 지향시키고 발사한다.
방어력도 굳건하다. K-2 전차는 최신 세라믹 소재와 복합재를 결합한 모듈식 복합장갑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이 같은 설계는 이후 전차에 손상이 있더라도 파손 부위에 새로운 장갑으로의 교체가 수월하다. 뿐만 아니라 적의 대전차 미사일을 교란하는 소프트킬 능동방호체계로 위협을 감지하고 능동형 연막탄 발사기를 사출해 적 미사일을 회피할 수 있다. 이 같은 다층적 방어 체계로 K-2 전차는 생존성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기동성 부문에서 눈 여겨 볼 기술은 단연 ‘능동성 현수장치’ 기능이다. 이는 전차의 자세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로 산이나 하천이 많은 국내 지형에서 최대 성능을 발휘한다.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도 차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신속한 기동력을 발휘하고, 별도장비 없이 약 1.2m 깊이 하천을 건널 수 있다. 스노클을 장착할 경우 약 4m 깊이의 하천도 잠수해 건널 수 있다. 또한 1500마력 디젤 엔진을 장착해 시속 70km/h로 질주한다.
K-2 흑표, K-방산 수출 핵심 엔진으로 자리매김
우수한 성능을 기반으로 K-2 전차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첫 성과는 튀르키예서 확인됐다.
2008년 튀르키예의 ‘알타이’ 전차 사업에서 한국은 K-2 전차의 핵심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한국 방산 기술이 인정받았던 순간으로 향후 K-2 전차 완제품이 본격적으로 수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던 사건으로 평가된다.

한국 전차 수출의 패러다임을 뒤바꾼 사건은 다름아닌 폴란드와의 ‘빅딜’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한 폴란드는 전차 확충에 나섰고 이러한 수요에 K-2 전차가 최선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주요 경쟁 전차인 독일의 레오파르트2A7에 비해 2배 저렴한 가격과 전광석화 같은 K-2의 납품 속도는 폴란드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2022년, 한국과 폴란드간 체결된 계약에 따라 4조5000억원 규모의 1차 실행 계약이 이어졌고 2025년에는 9조원 규모의 2차 실행 계약이 체결됐다.
1차 계약분 180대는 순차적으로 인도돼 폴란드에 실전 배치 중이다. 또 2차 계약분부터는 K2PL로 이름 붙여진 폴란드 맞춤형 전차가 현지에서 생산된다. 폴란드는 총 1000대 규모의 K-2전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수출 성공은 K-2 전차의 글로벌 방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외에도 K-2 전차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등 10여 개 국가에서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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