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디코드

“화력, 더 강한 화력!” 세계 자주포 ‘선두 주자’ K-9

韓, 1998년 K-9 자주포 국내 독자 개발 성공 K-9, 52구경장 152mm 포 탑재돼 압도적 화력 뽐내 글로벌 자주포 시장 50% 이상 점유한 ‘효자 상품’ 한화에어로, 지난해 지상방산 실적 우수…매출 8조1331억 개량형 K9A2로 美 육군 차세대 자주포 사업 진출 추진

산업 | 박재형  기자 |입력

‘K-방산’이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과 신속한 납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K-방산은 글로벌 시장의 ‘초신성(超新星)’으로 떠오르며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K-방산의 주요 무기를 톺아보고,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비결을 소개하는 ‘K-방산 디코드’ 시리즈를 연재한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지난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서해의 작은 섬 연평도에 갑작스러운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북한군이 발사한 170여 발의 포탄이 군사 시설뿐 아니라 민간인이 거주하는 마을까지 무차별적으로 쏟아진 것.

북한의 도발에 국군 장병들은 즉각 대응, 포격을 가한 적군의 포진지에 대응 사격을 가했다.

K-9 자주포의 모습. 출처=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홈페이지
K-9 자주포의 모습. 출처=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홈페이지

이때 당시 우리 측이 사용한 무기가 바로 ‘K-9 자주포’다. 이후에도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수역에 포탄을 쏠 경우, 국군은 K-9 자주포로 대응했다.

이렇듯 K-9 자주포는 북한의 대규모 화력 수단에 맞서, 국토방위의 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중추 전력이자 국군 화력 투사의 대표적 무기다.

또 세계 시장에서 손꼽히는 자주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현대전의 핵심 전력 ‘포병’…50년 전, 韓은 견인포와 박격포가 대다수

현대전에서 포병은 전쟁의 판도를 좌우하는 전력이다. 그러나 50년 전, 한국 포병 전력은 견인포나 박격포가 주를 이루는 실정이었다.

두 무기는 사람이나 차가 직접 끌고 다녀야만 옮길 수 있었고, 설치 및 해체 작업도 필요해 실전 사용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기에 북한의 위협도 엄존했다. 당시 북한의 포병 전력은 한국보다 우위에 있었기 때문.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옛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을 비롯해 100여 개 사가 함께한 한국의 자주포 개발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스스로 움직이는 화포, 즉 자주포가 등장할 시점이었다.

이윽고 한국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자주포를 생산했다. 우리나라의 첫 자주포는 ‘K55 자주포’다.

미국의 M109 자주포를 기술 도입해 국산화한 것이다.

이어 1989년, 정부는 구형 K55 자주포보다 더 우수한 성능의 차세대 자주포를 획득하고자 ADD 주도 아래 개발을 시작했다. 연구진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1998년 K-9 자주포의 국내 독자 개발 사업이 성공했다.

K-9 자주포 핵심 성능 디코드…적 무력화하는 압도적 화력 투사 능력

K-9 자주포는 52구경장 152mm 포를 탑재해 40~60km 이상의 긴 사거리, 30초 이내 초탄 발사 능력을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자주포다. 여기에 자동장전 시스템과 자동화 포탑 덕분에 적군에 빠르고 정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이 무기의 핵심 성능은 ‘슛앤스쿳(Shoot-and-Scoot)’이다. 슛앤스쿳이란 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화력을 발사한 후 직후 곧바로 진지를 이동하는 전술을 뜻한다. 쉽게 말해 포를 발사하면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으니 ‘쏘고 빠르게 도망치는’ 방식이다.

이는 K-9 자주포의 뛰어난 기동성 덕분에 더욱 그 강점이 부각된다. K-9 자주포는 1000마력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 시속 67km로 주행 가능하다.

여기에 압도적 ‘TOT(Time On Target·통시탄착사격)’ 사격 능력도 갖췄다. TOT란 다수의 화포를 통해 여러 발을 사격해 동일 표적에 명중시키는 사격 방법이다. K-9 자주포는 동시에 목표물에 화력 투사를 함으로써 적을 일순간에 무력화할 수 있는 전략을 취하는 셈이다.

또 K-9 자주포는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14.5mm 철갑탄, 155mm 포탑 파편, 대인 지뢰 등을 방어할 수 있는 우수한 장갑 성능을 자랑한다.

이처럼 신속한 기동력과 강화된 방어력을 기반으로 K-9 자주포는 전장에서의 생존력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K-9 자주포,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 절반 점유한 ‘베스트셀러’

K-9 자주포는 한국 지상무기 수출의 ‘베스트셀러’다. 현재 K-9 자주포는 폴란드·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이집트·호주 등 10여 개국에서 운용 중이다.

첫 수출국은 튀르키예다. 2001년 한국은 튀르키예와 기술 이전 및 현지 생산 방식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K-9 자주포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후 2017년 인도 100문, 핀란드 48문, 노르웨이가 24문을 도입하기로 하며 본격적인 수출이 이뤄졌고, 바로 다음 해인 2018년 K-9 자주포가 1000대 넘게 수출되는 기염을 토한다.

K-9 자주포의 강점은 독보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경쟁 제품인 독일 PzH2000 자주포의 3분1에서 4분의1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대당 70억~80억원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검증된 고성능과 압도적 생산량에 따른 빠른 납기 경쟁력을 앞세워 K-9 현재 글로벌 자주포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영업이익 3조893억원

K-9 자주포의 글로벌 시장 장악력 확대 등에 힘입어 개발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6조7029억원, 영업이익 3조8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한 수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홈페이지 캡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홈페이지 캡처

높은 실적의 배경에는 지상방산 사업의 우수한 성적표가 있다. K-9 자주포가 포함된 지상방산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8조133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조12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상방산 부문에서 영억이익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최초다. 또한 2024년 매출액 7조63억원, 영업이익 1조5681억원에 비해 각각 16.1%, 28.4% 오른 수치로 계산됐다.

올해 전망도 밝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30문 이상 인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집트에 양산 물량 40~50%를 수출하고, 호주에도 K-9 자주포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제 세계 방산의 중심인 미국 시장 문도 두드리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의 최신 성능 개량형인 K9A2를 앞세워 미국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 도입 사업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사업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주에 성공할 시 최초로 국산 무기체계를 미국에 파는 첫 회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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