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결국 사퇴...역대 월드컵 최하위 오명 남겨

사회 |김세형 기자 | 입력 2026. 06. 29. 07:32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 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 뉴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두 차례나 월드컵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57) 감독이 12년 전의 악몽을 되풀이하며 결국 퇴장했다. 홍 감독은 역대 월드컵 사상 최하우라는 성적표를 우리 축구 역사에 남겼다.

홍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고 하루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직 사퇴를 발표했다.

우리 축구팀은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일찌감치 짐을 쌌다.

각 조 3위 12개 팀 중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티켓을 노리며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를 따졌으나, 조별리그 최종일인 28일 타 조 경기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의 마지막 불씨마저 꺼지고 말았다.

'하늘이 버렸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최종 순위는 34위로 확정됐다. 32개국 체제였던 과거 대회 기준으로 따지면 본선 조별리그조차 오르지 못한 것과 다름없는 처참한 성적이다. 역대 월드컵 사상 '최하 순위'라는 오명을 썼다.

한국 축구가 본선 무대를 밟은 12번의 대회 중 절반이 넘는 7번을 함께 한 홍 감독에게는 더욱 뼈아픈 결과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2002년 한일 대회까지 선수로서 4회 연속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코치로 참가했다.

이후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처음 사령탑으로 나섰고, 12년 만인 이번 북중미 대회에서 다시 태극전사들을 이끌었다.

통산 12회 본선 진출 역사상 두 번이나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은 홍 감독뿐이다.

결과는 참담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의리 축구' 논란 속에 1무 2패로 탈락하며 '4강 신화' 주역에서 '실패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던 그는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을 뚫고 다시 잡은 명예 회복의 기회마저 살리지 못했다.

이번에는 비록 브라질 대회(승점 1) 때보다는 많은 승점(3점)을 따냈지만, 상황을 고려하면 최악이다.

승점(3점) 자체는 브라질 대회(승점 1) 때보다 높지만,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비교적 수월한 조 편성을 받은 데다, 조별리그 순위 경쟁 결과에 따라 향후 토너먼트 대진운까지 기대해 볼 수 있었던 유리한 환경이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짙다.

출발은 좋았다. 홍 감독은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지휘하며 거스 히딩크, 파울루 벤투 등에 이어 한국 축구 사상 6번째 월드컵 승장 반열에 올랐다.

내심 1승을 더해 한국인 사령탑 최초의 '월드컵 2승' 고지까지 넘봤다.

그러나 개최국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선전을 펼치고도 수비 실수로 0-1 석패를 당했고,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갈 수 있었던 3차전에서 한 수 아래로 꼽힌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덜미를 잡히며 자멸했다.

결국 두 번의 월드컵 무대에 나서고도 히딩크 감독(7경기)보다 적은 6경기를 지휘하는 데 그친 홍 감독은 도합 1승 1무 4패의 초라한 성적표만 남긴 채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한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월드컵이 열리기 전인 지난달 29일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끝으로 협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13년만에 축구협회장직을 내려놓게 된다.

정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우리 국가대표팀은 그동안 열심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해왔으며, 저는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믿고 있다"고 홍 감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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