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부 8·13공급대책에 "정비사업 숨통 기대…그린벨트 해제는 신중해야"

오세훈 시장 “주택정책 무게중심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전환돼야”

부동산정책 |나기천 기자 | 입력 2026. 08. 13. 14:43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8.13 정부 주택공급 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8.13 정부 주택공급 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트투데이=나기천 기자| 서울시가 13일 발표된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에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 등 정비사업 관련 제도 개선이 일부 반영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용적률, 임대주택 의무비율 등 핵심 규제는 유지됐다며 추가 개선을 요구했다.

서울지역 그린벨트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 대해서도 기존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시는 이날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관련해 서울시가 건의해 온 정비사업 제도 개선 사항이 일부 반영돼 사업 현장의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 대책에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고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산정 방식을 개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공사 선정 과정의 수의계약 조건과 공원·녹지 의무확보 기준도 일부 완화된다.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 현실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지원 확대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이들 조치가 정비사업의 자금 부담을 낮추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서울시가 요구해 온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가용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주택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주비 대출 역시 산정 방식 개선에 그치지 않고 주민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구체적인 LTV 적용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공공주택 공급 확대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업 방식과 대상지를 놓고는 정부와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공공택지와 도심 공급사업은 공급 물량뿐 아니라 도시계획과 기반시설, 지역 수용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실제 주택 공급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지역 그린벨트 활용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가 미래세대의 자산인 만큼 녹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며 직장과 교통,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신규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도 서울시가 제외 필요성을 제시한 지역의 반영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며 대상지 확정 전에 충분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역시 국제업무 기능과 정주 여건을 함께 고려해 적정 물량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교 등 기반시설 확충과 지역사회 수용성 확보도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시민 생활과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번 대책이 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발표된 데 대해서는 유감을 나타냈다.

민간 주택 공급을 위한 금융지원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정부 대책에는 PF 보증 확대와 신축주택을 매입하는 매매·임대사업자의 LTV 완화, 주택 건설을 위해 멸실 예정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서울시는 다만 금융 규제만 완화하고 세제와 실거주 요건이 유지되면 민간임대주택 공급과 전·월세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제와 실거주 규제로 거래와 임대 매물이 줄어들 경우 전·월세시장 불안과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을 포함해 관련 제도를 시장 안정과 주거 이동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단기적인 수요 관리만으로 구조적인 주택 부족을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정책의 무게중심을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현재 신속통합기획과 사업성 보정계수, 현황용적률 인정, 공공기여 부담 완화 등을 활용해 정비사업 기간 단축과 사업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계획 중인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2031년까지 253개 구역에서 최대 31만가구를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주택 멸실분을 제외하면 약 8만7000가구가 순증한다는 계산이다.

최근 준공 실적에서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증가가 나타났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재개발을 통해 기존보다 약 7000가구(27.4%), 재건축을 통해 약 1만3000가구(44.2%)가 늘었다. 전체 순증 물량은 약 2만가구로 36.4% 증가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23만4000가구의 착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31만가구의 착공을 위해 추가 규제 개선과 금융지원을 계속 요청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의 원활한 추진 필요성을 인정하고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제안해 온 제도개선 과제를 일부 수용한 것은 다행”이라며 “이번 대책을 계기로 주택정책의 무게중심이 수요 억제에서 충분한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언어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