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백화점 업계가 외국인 관광객 급증과 프리미엄 소비 확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일제히 호실적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은 단순히 고급 상품을 파는 럭셔리 공간이라는 기존 역할을 과감히 탈피해 차원이 다른 성장 전략을 선보여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명품 라인업을 갖춘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일상과 여가 전반에 직접 개입해 이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이를 위해 백화점 공간의 한계까지 과감히 뛰어넘는 '고객 경험' 강화 전략이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는 것.
12일 신세계 공시에 따르면 백화점 부문 1분기 매출은 2조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1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7% 늘었다.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은 1978억원으로 655억원(+49.5%) 증가하며 그룹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신세계 백화점 부문 성장의 핵심 요인은 외국인 수요 흡수였다. 전사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90% 증가했고, 특히 서울 중구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141% 급등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이 하나카드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분기 본점 외국인 카드 이용액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광화문·명동 상권 전체 외국인 이용액 증가율이 17%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권 평균을 크게 웃돈 수치다.
또한 본점 기준 외국인 매출 비중은 28.4%로 전년 대비 11.1%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신세계의 '외국인 파워' 뒤에는 지난해 단행한 본점 전면 리뉴얼이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본관 면적의 70%를 폐쇄하며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까르띠에 등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 라인업을 완성했다.
재개장 효과가 온전히 반영된 1분기, 본점 매출 신장률은 55%를 기록했다. 명품 부문 1분기 신장률은 전년 대비 90%에 육박했고, 명품 전체 카테고리는 30%, 패션은 12% 성장했다.
이날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3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모두 입점하는 것이 백화점 성공의 요인일 수 있다"며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과 대구점은 에루샤가 모두 입점해 있으며, 국내 백화점 전체를 나열해도 최상위권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의 또 다른 축은 쇼핑 환경 자체의 변화다. 본점 외벽에 조성된 1300㎡ 규모의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 '신세계스퀘어'는 K팝 아티스트 영상과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거쳐, 이달에는 2026 FIFA 월드컵 대한민국 국가대표 경기 생중계 공간으로 활용됐다. 19일 멕시코전에 이어 오는 25일 남아공전도 명동 한복판에서 함께 시청할 수 있다.
여기에 무인 택스리펀 키오스크와 인공지능(AI) 기반 다국어 동시통역 서비스를 더해 쇼핑 편의성 인프라도 함께 갖췄다.
상품 카테고리의 전문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는 이달 서울 강남점 1층에 주얼리 전문관을 새롭게 열었다. 기존 매장을 리뉴얼해 면적을 약 2배로 확장하고, 총 17개 브랜드 중 10개를 신규 입점시켰다. 포멜라토·메시카·타사키·아크레도 등 해외 브랜드와 누니·프릿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함께 배치해 예물부터 일상 착용 주얼리까지 원스톱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런 노력 탓인지 올해 1분기 신세계백화점 럭셔리 주얼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6% 증가한 바 있다.
신세계의 전략적 매출 신장 시도는 백화점 매장 밖으로도 확장됐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8월 선보인 프리미엄 여행 플랫폼 '비아 신세계'는 갈라파고스, 남미, 북극 등 일반 패키지 여행에서 접하기 어려운 상품을 VIP 고객에게 제공한다. 다음 달 12일 출발하는 '골프 성지' 탐방 여행은 1인 3900만원에 10인 이하 소수 인원만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선보인 상품 대다수가 모객을 완료했다.

지난달에는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템플스테이 행사 '신세계 미식예찬'을 진행했다. '셰프의 테이블' 출연으로 한국 사찰음식의 가치를 세계에 알린 정관스님과 함께 미식·휴식·사찰문화 체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이동부터 숙박·식사·프로그램 전 일정을 고객 맞춤형으로 구성했다.
비아 신세계는 럭셔리 호텔·여행 브랜드 벨몬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하이엔드 여행사만 가입할 수 있는 '벨리니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벨몬드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보유한 LVMH그룹의 계열사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으로 고객을 부르는 것을 넘어, 고객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다가가고 있다"며 "비아 신세계를 비롯한 다양한 접근을 통해 고객들의 경험을 함께할 수 있는 백화점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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