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배수진

①항고장과 함께 제출된 소명자료,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회생 폐지결정에 불복…법원에 즉시항고장 제출 2000억 DIP 금융 조달…대형마트 매각 재추진 소명자료 평가가 관건…기각 시 견련파산 돌입

증권 |심두보 기자 | 입력 2026. 07. 20. 20:47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홈플러스의 관리인이 20일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장'과 '소명자료제출서'를 접수했다. 이는 법원이 7월 3일 내린 '회생계획 인가 전 폐지결정'에 불복해 상급심의 판단을 다시 구하기 위한 법적 조치다. 이해관계자의 시선은 관리인이 법원을 설득하기 위해 제출한 이 소명자료의 구체적인 내용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 3월 4일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이후, 법원은 수차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제출 기간을 연장하며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5월 7일에는 '인가 전 영업양도 허가결정'까지 내려지며 자산 매각을 통한 회생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매각을 통한 변제 재원 마련이 채권단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결국 절차 폐지라는 암초를 만나게 되었다.

회생절차에서 '인가 전 폐지'란 회사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절차가 중도에 무산되는 것을 뜻한다. 이 폐지결정이 최종 확정될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는 '견련파산' 절차로 돌입하게 된다. 파산 선고 시 회사의 자산은 파산관재인에게 넘어가고 강제적인 청산이 시작된다.

이번에 관리인이 제출한 즉시항고는 이 견련파산으로 가는 시계를 멈춰 세우는 역할을 한다. 즉시항고가 제기되면 항고심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존 관리인의 권한이 유지되며, 회생절차의 효력도 임시로 연장된다. 관리인 측은 이 유예 기간 동안 법원을 납득시킬 수 있는 자구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결과적으로 7월 20일 제출된 소명자료는 홈플러스가 파산을 피하고 회생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할 열쇠인 셈이다.

급한 불 끈 홈플러스, 매각 재추진 시간 확보

관리인은 7월 20일 '긴급운영자금조달에 따른 공익채권 우선변제요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여기서 긴급운영자금이란 기업회생절차 중인 회사가 정상적인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 신규로 차입하는 이른바 'DIP(Debtor In Possession) 금융'을 의미한다. 관리인은 메리츠금융그룹 등 채권자로부터 약 2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 조달을 추진했다.

조달된 DIP 금융은 '공익채권'을 최우선으로 갚는 데 사용된다. 공익채권이란 회생절차 개시 전후로 발생한 근로자의 임금, 퇴직금, 그리고 체납 세금 등 회생채권보다 먼저 100% 갚아야 하는 빚을 말한다. 법원이 이 공익채권 우선변제 요청을 허가한다면 홈플러스는 당장의 급한 불을 끄고 매각을 재추진할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익스프레스 부문의 매각이 진행된 상황에서 홈플러스에 남은 핵심 자산은 전국에 산재한 대형마트 점포들이다. 이 대형마트 부문은 과거에도 수차례 통매각이 시도되었으나, 거대한 덩치와 유통업황 부진 탓에 번번이 실패했다. 소명자료에는 새로운 '자산 매각(Carve-out)' 시나리오가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회생계획이 최종적으로 가결되려면 부동산 등에 근저당을 쥐고 있는 '회생담보권자' 의결권의 4분의 3(75%) 이상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메리츠금융그룹 등 주요 담보채권자들은 자신들의 원금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 보수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이 납득할 만한 현금을 확보하려면 남은 자산의 매각 밸류에이션이 최소 1조5000억원을 넘어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리인은 이 마지노선을 달성하기 위한 원매자 접촉 현황이나 부동산 개발 수익 모델을 소명자료에 제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법원은 관리인이 제출한 소명자료의 실현 가능성을 다시 깐깐하게 평가하게 된다.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시도할 법한 계획이 없다면, 항고는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7월 20일 자 제출 서류들은 파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법리와 재무 논리를 총동원한 최후의 변론문인 셈이다.

항고심 인용 여부와 향후 절차의 향방

항고심 재판부가 소명자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항고를 인용한다면, 홈플러스는 극적으로 회생절차에 복귀하게 된다. 폐지결정은 취소되고, 중단되었던 '인가 전 M&A' 절차나 새로운 회생계획안 작성 작업이 다시 속도를 내게 된다.

반대로 법원이 새로운 자료에도 불구하고 청산이 낫다고 판단해 항고를 기각한다면 상황은 급반전된다. 7월 3일의 폐지결정이 최종 확정되며, 앞서 언급한 '견련파산' 절차가 즉시 개시되어 파산관재인이 투입된다. 포괄적 금지명령이 풀리면서 채권자들의 동시다발적인 가압류와 강제집행이 시작되고, 점포들은 개별적으로 공매 시장에 던져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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