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M&A 딜레마

③오렌지라이프와 다른 롯데손보…BNPP 전철 밟나

신한, 비은행 강화 위해 롯데손보 인수 검토 수익성·건전성은 오렌지라이프와 대조 BNPP손보처럼 추가 자본 투입 가능성

증권 |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7. 20. 07:00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신한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며 ‘제2의 오렌지라이프’ 성공 사례 재현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수익성과 자본 구조를 고려하면 과거 오렌지라이프와는 성격이 다른 거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인수 이후 경영 정상화와 추가 자본 투입 부담이 신한금융에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육성 중인 신한EZ손해보험이 출범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손해보험 부문의 외형과 수익 기반을 단기간에 확대하려는 구상이다.

신한금융이 기대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과거 오렌지라이프 인수 사례의 재현이다. 신한금융은 2019년 2월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한 뒤 2021년 7월 기존 신한생명과 합병해 통합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켰다. 이후 신한라이프는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그룹 비은행 부문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오렌지라이프, 인수 전부터 갖춘 '기초체력'

오렌지라이프는 인수 전부터 자산과 자본, 수익성을 두루 갖춘 우량 보험사였다. 이 같은 기초체력은 합병 이후 신한생명의 외형 확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합병 직전인 2020년 말 신한생명의 총자산은 36조7775억원이었다. 여기에 자산 33조원 규모의 오렌지라이프가 더해지면서 2021년 말 통합 신한라이프의 총자산은 70조5356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당시 생명보험업계 4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본건전성 개선에도 오렌지라이프의 역할이 컸다. 합병 직전인 2020년 말 신한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249.5%였다. 반면 같은 시기 오렌지라이프의 RBC 비율은 395.44%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두 회사가 합병한 뒤인 2021년 말 통합 신한라이프의 RBC 비율은 284.6%를 기록했다. 오렌지라이프가 보유한 자본 여력이 합병 법인의 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진 구조다.

수익성도 합병 이전부터 검증돼 있었다. 오렌지라이프는 신한생명과 합병하기 직전인 2021년 상반기에만 21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합병 이듬해인 2022년 통합 신한라이프의 순이익은 4636억원에 달했다.

롯데손보, 건전성·수익성 모두 부담 요인

반면 신한금융이 인수를 검토 중인 롯데손해보험은 자산 규모가 작지 않지만, 과거 오렌지라이프 인수만큼의 외형 확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롯데손해보험의 총자산은 2025년 말 기준 약 14조4000억원이다. 자산 3600억원대인 신한EZ손보와 비교하면 38배 이상 크지만, 신한금융이 인수하더라도 손해보험 부문의 외형은 업계 중위권 수준으로 확대되는 데 그친다.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신한라이프가 생명보험업계 4위권으로 도약했던 당시와는 업권 내 파급력에서 차이가 있다.

수익성도 안정적이지 않다. 롯데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은 새 보험회계제도인 IFRS17 소급 적용 기준 2023년 2856억원에서 2024년 242억원으로 급감했다. 2025년에는 513억원으로 일부 회복했지만, 2026년 1분기에는 다시 1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인수 직후부터 그룹의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자본건전성도 부담 요인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전체 신지급여력비율(K-ICS)은 규제 수준을 웃돌고 있지만, 가용자본의 상당 부분을 보완자본에 의존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기본자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마이너스(-) 2953억원이었다. 보통주와 이익잉여금 중심의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을 활용해 전체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해 온 셈이다.

롯데손보 인수, BNPP손보 전철 밟으면 어쩌나

시장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의 구주 인수 가격이 1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초 대주주 측이 희망했던 2조원보다 낮아진 수준으로,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초기 인수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재무구조 정상화와 자본규제 대응을 위한 추가 출자까지 더해지면 전체 자금 부담은 늘어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오렌지라이프보다 BNPP손보 인수 사례와 닮아 있다. 신한금융은 BNPP손보를 비교적 낮은 가격에 인수했지만 적자를 해소하지 못했고, 이후 인수대금보다 많은 자본을 추가로 투입해야 했다.

신한금융은 2022년 BNPP손보 지분 94.54%를 410억원에 인수하며 손해보험업에 진출했다. 인수 직전인 2021년 말 BNPP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은 233.9%로 당시 규제 기준을 웃돌았다. 그러나 같은 해 영업수익은 704억원에 그친 반면 영업비용은 785억원에 달해 적자를 기록했다. 총자산도 손해보험업계 하위권에 머물렀다.

인수 직전인 2021년 말 1209억원이던 신한EZ손보의 총자산은 2025년 말 3611억원으로 약 3배 늘었다. 외형 확대는 영업을 통한 이익 축적보다 지주사의 자본 투입에 기댄 결과였다. 적자가 누적되며 자본 여력이 약화되자 신한금융은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초기 인수대금 41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자금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손해보험업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에는 여전히 자산 규모가 작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롯데손해보험 인수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살펴보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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