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는 NS쇼핑과 계약을 맺고 매각 대금 1206억 원을 확보했다.
- 매각 대금은 DIP 대출 상환과 운영비에 우선 투입되어 채권자 변제는 불투명하다.
- 홈플러스는 상품 공급 문제로 104개 매장 중 37곳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새 주인을 찾았다. 7일 홈플러스는 하림그룹 계열 NS쇼핑과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고 1206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 개시 이후 14개월 만에 나온 가시적 성과임에도, 이 돈이 홈플러스 채권자 등의 피해자들에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선순위가 먼저다
회생절차에서 자산 매각대금의 배분 순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회생기업 신규자금대출(DIP)이 최우선 변제된다. 그 다음이 공익채권, 회생담보권, 회생채권 순이다. 홈플러스와의 거래에서 상거래 채권 등을 가진 전자단기사채(전단채) 피해자를 비롯한 일반 회생채권자는 이 순서에서 사실상 맨 뒤에 선다.
현재 홈플러스에 투입된 DIP 자금은 MBK파트너스가 긴급 집행한 1000억원이다. 홈플러스 본사와 노조는 익스프레스 매각 잔금 유입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매각을 담보로 메리츠금융그룹에 추가 DIP 대출을 요청하고 있다. 추가 대출이 이뤄질수록 선순위 채무 잔액은 늘어나고, 매각대금 중 일반 회생채권자에게 돌아갈 몫은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다.
이번 매각대금은 부채 상환보다 당장 시급한 운영자금 및 이자 비용 지출에 우선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매각대금이 유입되기까지는 약 두 달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1206억원이라는 금액이 당장 시급한 운영자금 등 단기 유동성 확보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홈플러스 스스로도 '매각대금이 두 달 후에나 들어오며, 회생계획 이행을 위한 추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힌 만큼 '회생의 전환점'이라기 보다 '시간 벌기'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플러스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7일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구조를 문제 삼았다. 비대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상 구체적 변제 계획이 마련된 채권은 총 2926억원에 불과하다. 회생담보권 234억 원, 회생채권 2691억원이다. 나머지 약 2조3000억원의 회생채권은 구체적 변제 방안 없이 인가 후 인수합병(M&A)에 기댄 구조로 짜여 있다는 게 비대위의 주장이다.

법원과 피해자 충돌은 여전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30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기한을 5월 4일에서 7월 3일로 두 달 연장했다. 이번이 두 번째 연장이다. 앞서 법원은 지난 3월 3일에도 가결기한을 3월 4일에서 5월 4일로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법원은 이번 연장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첫째, MBK파트너스가 우선 투입할 1000억 원으로 연체 중인 직원 급여 등 시급한 채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둘째, 향후 회생계획안이 인가되지 않고 폐지될 경우 MBK파트너스가 해당 1000억 원에 대한 상환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했으므로, 가결기한 연장이 다른 이해관계인에게 크게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셋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부문 매각 진행 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비대위의 시각은 다르다. MBK가 상환청구권을 포기한다 해도, 그 1000억이 운영자금으로 소진되고 나면 일반 채권자에게 돌아올 재원은 더 줄어드는 구조라는 것이다. 회생절차가 길어지는 동안 영업망은 무너지고, 알짜 자산은 빠져나가고, DIP 잔액은 쌓인다.
영업망 붕괴와 같은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10일부터 7월 3일까지 전체 104개 대형마트 매장 중 37개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8일 밝혔다.
영업중단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주요 거래처들이 납품조건을 강화하면서 전 매장에 충분한 상품을 공급하기 어려워진 데 따른 불가피한 결정으로, 주요 점포 매출 하락과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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