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 러시아에 500억 묶였다…국제 제재로 韓 기업들 잠재 부담 가중

SWIFT 제재로 이자 44억 대납…지급보증 포함 500억대 잠재 부담 최고 수익 해외 법인(16.7%)이지만, 배당 송환 규모 의문 "국제적 제재로 외환 거래 불가... 정상화되면 수치도 회복될 것"

산업 |황태규 기자 | 입력 2026. 04. 30. 08:00
세 줄 요약
  • 롯데웰푸드는 러시아 법인 관련 지급보증과 이자 대납액 등 최대 500억원 대의 재무 부담을 가졌다.
  • 러시아 법인 이자 대납액 44억원은 SWIFT 결제 제한 탓에 본사의 미회수금으로 남았다.
  • 롯데 RUS는 순이익 184억원에도 국제 제재로 자금 회수가 불확실하다.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롯데웰푸드가 러시아 법인과 관련해 지급보증 잔액 약 480억원과 이자 대납 미회수액 약 44억원 등 최대 500억원대의 잠재적 재무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 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글로벌 은행 결제 시스템) 접근이 제한되자 본사가 러시아 법인을 대신해 이자를 납부하는 대출 약정을 체결한 결과다. 롯데웰푸드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 상당수가 이런 피해를 입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롯데웰푸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종속기업 Lotte Confectionery RUS LLC(이하 롯데 RUS)를 위해 우리은행 바레인지점(1680만달러), KEB 하나은행 암스테르담지점(1400만달러), KEB 하나은행 바레인지점(500만달러) 등 3건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KEB 하나은행 암스테르담·바레인지점 보증 두 건(USD 1900만, 약 255억원)은 지난 4월 22일 만기가 도래했으나, 롯데웰푸드 측에 따르면 연장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급보증 잔액 합계는 3580만달러로, 2025년 12월 31일 기준 환율을 적용한 원화 환산액은 약 480억원 규모다. 

지급보증이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보증인이 대신 갚아야 하는 조건부 채무로, 러시아 법인이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롯데웰푸드 본사가 대신 책임을 져야 한다.  

롯데웰푸드는 러시아 법인이 SWIFT 결제 시스템 접근 제한으로 해외 채권자에게 이자를 직접 송금하지 못하게 되자, 본사가 이를 대납하고 러시아 법인에 상환청구하는 별도의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당기 말 현재 본사가 대납했으나 아직 돌려받지 못한 금액은 약 44억원이다. 이는 지급보증 잔액과 함께 최대 500억원대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해당 자금의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사업보고서 주석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 및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가 지속되고 있다"며 "러시아 은행의 SWIFT 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 제한, 러시아 외환시장의 유동성 부족, 러시아 기업의 주식 가치 하락, 금리 인상 등으로 롯데 RUS의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어 "궁극적인 영향은 현재 예측할 수 없다"고도 밝혔다.

롯데 RUS는 롯데웰푸드 해외 법인 중 수익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롯데 RUS의 매출은 1102억원, 당기순이익은 184억원으로 순이익률이 16.7%에 달한다.

이는 회사가 전략적 핵심으로 내세우는 인도 법인(0.6%)은 물론 카자흐스탄(4.7%), 미얀마(12.1%) 등 여타 주요 해외 법인을 압도하는 수치다. 

러시아 법인의 이익이 실제로 본사에 유입되고 있는지 현금흐름표만으로는 확인이 어렵다. 롯데웰푸드의 2025년 전체 종속기업으로부터의 배당금 수취는 1억1350만원으로, 2024년, 2023년과 3년 연속 동일한 금액이다.

러시아 법인의 매출은 2023년 777억원에서 2024년 848억원, 2025년 1102억원으로 2년 새 41.8% 급증했다. 사업이 성장할수록 배당 여력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롯데웰푸드 전체 종속기업의 배당금 수취 합계는 3년 내내 변하지 않았다. 성장하는 해외 법인의 이익이 본사로 제대로 유입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공동 제재로 인해 외환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극히 제한적인 수준의 외환 거래만 가능하므로 본사가 러시아 법인의 이자를 대신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법인의 사업성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외환 거래가 정상화되면 (현금 흐름 등) 수치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롯데웰푸드만 겪고 있는 게 아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 주도 국제 제재가 러시아에 가해지면서 현지에서 사업장 등을 운영했던 국내 기업 상당수가 피해를 봤다.

최근의 경우를 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 제재 등의 여파로 매각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대한 '바이백'(재매입) 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기반으로 현대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1년 현지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 각국의 제재와 이에 따른 현지 공급망 붕괴 등으로 더 이상 공장 가동이 어렵게 되자 러시아 법인 지분 100%를 매각했다.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재매입·재가동 하더라도 여전히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제재 탓에 공급망 회복이 쉽지 않고, 자칫 서방 측 제재 대상까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바이백 옵션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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