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려아연 회계처리 관련 조치를 두고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조치가 고려아연의 내부통제와 감사체계 전반의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당국 판단을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활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회계처리 지적을 어디까지 해석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에서 증선위 조치를 단순한 회계기술상 문제가 아니라고 규정했다. 회사의 투자 의사결정, 회계처리, 내부통제, 감사체계 전반에 중대한 문제가 확인됐다는 취지다. MBK파트너스는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청호컴넷 관련 거래, 이그니오 투자 및 손실 처리 문제를 거론했다. 이들 사안이 최근 세무조사와 금융당국 감리, 증선위 조치로 이어지며 개별 사안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가 특히 문제 삼은 부분은 손상차손 인식과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 기재 문제다. MBK파트너스는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와 관련한 평가손실 및 손상차손 과소계상 의혹을 제기했다. 또 아크미디어, 슬링샷스튜디오, 비스포크랩, 하이헷 등 종속회사 투자와 관련해 최윤범 사내이사 등의 선행투자 사실이 주석에 기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그니오 투자와 관련해서도 대규모 손상차손 과소계상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증선위 조치 해석 놓고 충돌
MBK파트너스는 이번 사안을 회계처리 오류에 한정하지 않았다.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중요한 취약사항과 외부감사 방해가 함께 지적됐다는 점을 들어 내부통제 시스템의 문제로 해석했다. 이는 개별 투자 실패가 아니라 의사결정과 회계처리, 감사 대응이 함께 작동하지 않은 사례라는 주장이다. MBK는 이 같은 사안들이 특정 개인을 중심으로 한 법인자금 부당유출 의혹으로 수렴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의 역할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감사위원회가 전체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의 업무집행을 감시해야 하는 독립적 감독기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관련 거래와 투자 의사결정에 대해 감사위원회 차원의 독립적 조사나 주주 대상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위원회가 즉시 독립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MBK파트너스가 요구한 조사 범위는 구체적이다.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가입과 출자 결정 경위, 내부 투자심의 및 승인 절차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최윤범 사내이사의 관여 여부와 종속회사 투자거래의 실체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그니오 투자 및 손실 인식 과정, 내부회계관리제도 취약 및 외부감사 방해 경위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의 해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당국의 공식 자료에도 없는 내용을 자신들의 주장이 입증된 것처럼 연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계처리에 대한 지적을 투자 적절성이나 법인자금 사용의 적정성 판단처럼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이를 적대적 M&A 시도를 위한 자의적 해석이라고 규정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감독당국의 조치가 일부 투자대상과 종속회사에 대한 손상차손 인식 및 반영 시점, 주석 기재 미비, 회계처리 등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상차손 평가는 고도의 추정과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관련 절차에 따라 대응하고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제기한 투자 적정성 논란과 증선위 조치는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독당국의 조치가 특정 투자 결정의 적정성이나 법인자금 사용의 적정성을 판단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이 같은 내용이 증선위의 공식 보도참고자료와 회사 공시자료를 통해 확인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MBK가 당국 조치를 자신들의 기존 주장과 결부시키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공방은 영풍·홈플러스 이슈로 확산
고려아연은 반박의 초점을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의 문제로도 확장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와 손잡은 영풍이 환경 관련 충당부채를 과소계상해 중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석포제련소 주변지역, 제련소 하부, 지하수 오염 정화 관련 법적 의무와 조업정지 리스크 반영 문제가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이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홈플러스 사태가 직원 일자리, 입점업체, 전단채 피해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MBK파트너스의 경영 행태와 거버넌스, 사회적 책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우선 사과와 사회적 책임 이행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두 회사의 입장문에서 직접 맞붙는 핵심 쟁점은 증선위 조치의 법적·회계적 의미다. MBK파트너스는 회계처리 지적이 내부통제와 감사체계 문제를 드러내는 근거라고 본다. 고려아연은 당국 조치가 회계처리와 주석 기재 등 특정 사안에 대한 것이며 투자 의사결정 자체의 위법성을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같은 조치를 놓고 경영감시 실패의 근거인지, 회계상 판단 영역의 지적인지 해석이 갈리고 있다.
향후 관건은 당국 조치의 구체적 범위와 회사의 후속 대응이다. 고려아연이 관련 절차에서 어떤 소명을 내고, 공시나 재무제표에 어떤 반영을 할지가 우선 확인 대상이다. 감사위원회가 MBK파트너스의 요구처럼 별도 조사에 나설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실제 조사가 이뤄질 경우 투자 결정 과정과 내부 승인 절차가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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