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외길' ICT 수출, 50%의 함정인가 축복인가

전체 수출 절반 넘긴 ICT…반도체 쏠림 현상에 ‘외줄 타기’ 경고등

산업 | 최아랑  기자 |입력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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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수출액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월 4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ICT 수출액이 국가 전체의 절반을 넘은 ‘압도적’ 실적이었다.

이 같은 ICT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등에 지나치게 쏠린 최근의 한국 수출 의존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상 초유의 기록, "전체 수출액 50.5%가 ICT"

최근 월별 ICT 수출 실적 2025.12 ~ 2026.03 주요 동향 (단위: 억 달러) '25.12 300.0 '26.01 290.5 '26.02 336.2 '26.03 435.1 사상 첫 400억 돌파 ※ 전체 수출 중 ICT 비중 50.5% 돌파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3월 ICT 수출입 동향'을 보면, 이달 ICT 수출액은 435억 1000만 달러(약 64조 199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12.0%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또한 이는 3월 국가 전체 수출액(861억 3000만 달러) 중 50.5%에 달했다.

첨단 분야로 꼽히는 ICT 수출액 급증은 한국의 지난 역사에 비춰 보면 ‘격세지감‘을 넘어선 ‘환골탈태‘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른바 ‘수출 보릿고개’였던 1960~1970년대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한 것은 김과 명란젓 같은 1차 산업품, 그리고 대나무를 깎아 만든 죽세공품 등이었다.

이후 가발과 합판, 섬유로 이어지는 노동집약적 경공업 시대를 거쳐 1990년대 중화학 및 첨단기술 중심으로 산업 구조의 질적 고도화가 이뤄졌다.

반도체는 1995년 수출 품목 1위에 올라선 이후, 2000년대 들어 자동차·무선통신기기와 함께 ‘수출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 이어 2026년 현재에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최대 수출품목 자리 공고화는 물론 수출액 급증 성과를 내는 중이다.

이처럼 ICT 수출이 국가 전체 실적의 절반을 넘어섰지만, 일각에서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최근 시장에서 종종 제기되는 ‘AI 거품론’이 현실화될 경우가 극단적인 경우다. 실제 업계 관계자들은 AI 열풍이 소강상태에 접어들 시 반도체 산업의 매출 급락을 방어할 대안이 마땅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AI 외에) 대안은 없다"며 "현재 수출은 주로 AI 관련 품목에 집중돼 있어 반도체 업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수출만 '나홀로 호황'…민생 접점 없는 '숫자의 함정'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ICT 수출 호조가 산업 전반의 활력으로 확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도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장치 산업으로, 수출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비해 신규 고용 유발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로 인해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이 일종의 ‘성적표 착시’를 일으키며, 실제 대다수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와는 괴리가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반도체 등 ICT 수출 활력의 근간이 된 AI 열풍이 불러오는 산업 구조 재편의 후폭풍도 만만찮은 상황이라 이같은 '성장의 역설'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의 고용 시장 현황에서 이같은 변화의 조짐은 더욱 뚜렷하게 읽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62.7%)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정작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41개월 연속 감소하며 23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이를 기술 구조 변화에 따른 ‘기회의 상실’로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신입 사원을 뽑아 기초 업무를 맡기며 숙련 인재로 키워내는 과정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역할을 AI가 대체하고 있다”며 “단순 자료 조사 등 신입의 영역을 AI가 처리하면서 기업들이 굳이 신입을 채용할 이유가 사라졌고, 이것이 청년들에게는 고용의 역풍이 돼 경력을 쌓을 문을 닫아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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