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핵심 '텅스텐 수출 조이기'에 주목받는 상동광산 재가동

반도체 공정 핵심 텅스텐 다량 매장…’논 차이나’ 전략 거점으로 주목 몰리브덴, 삼성전자 차세대 메모리 공정에 활용…안정적 공급원 역할 가능성 “전략 광물의 정치화 과정에서 판도 바꿀 카드 될 수 있어”

글로벌 | 황태규  기자 |입력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반도체·방산 전선이 동시에 달아오른 전쟁의 시기, 그동안 존재감을 감추고 있던 ‘한국 상동광산’이 글로벌 공급망의 전면으로 소환되고 있다. 

최근 중동 전선 격화로 미사일·탄두·철갑탄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텅스텐 가격의 기준이 되는 중간재인 ‘암모늄 파라텅스테이트(APT)’의 가격은 1년 만에 500% 이상 뛰어올랐다.  

여기에 중국의 수출 통제까지 겹치며 전략 광물은 이제 노골적인 ‘자원 무기’로 변하는 모양새다. 이에 텅스텐과 몰리브덴에 의존하는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비 상승을 넘어, 공급 자체가 끊길 수 있는 안보 리스크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됐다.

상동광산, 전략 광물 '논 차이나' 전략의 거점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광산기업 알몬티인더스트리가 2015년 인수한 강원도 영월군 상동광산은 지난 30여 년간 사실상 방치됐던 한국 최대 텅스텐 광산이다. 1990년대 초 원자재 가격의 장기간 하락으로 운영이 중단되기 전까지 세계 최대의 텅스텐 생산지 중 하나였고, 알몬티는 지난 17일 현지에서 재가동을 위한 시운전식을 열었다.

(사진=알몬티)
(사진=알몬티)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이 광산이 다시 깨어난 것은 중국 때문이다. 중국이 전 세계 텅스텐 생산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며 수출을 조이자, 최근 서방 진영이 활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논 차이나'(Non-China) 전략 거점으로 재조명된 것. 

상동광산의 텅스텐 추정 매장량은 최대 5800만 톤에 달하고, 광석 내 텅스텐 품위는 약 0.44%로 세계 평균(0.18~0.19%)의 2.5배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텅스텐은 극히 높은 녹는점과 경도를 가진 금속으로, 반도체·방산·공작기계·항공우주 등 대체재가 제한된 영역에서 사용한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서는 △메모리 칩 내부의 비아(via)·콘택트 플러그 금속 충전 재료 △고온·고에너지 환경에서 견뎌야 하는 장비 부품 소재 △특수 합금 및 공구 재료로서 핵심 역할을 한다. 

또한, 상동광산의 몰리브덴 매장량은 2000만 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몰리브덴은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고강도 특수강, 항공우주 합금, 고온 부품 등에 주로 쓰였지만, 미세화 한계에 직면한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서 구원투수로 부상했다.  

몰리브덴은 배리어 층 없이도 사용이 가능해 동일한 셀 높이 안에 더 많은 전도체를 채워 넣을 수 있고, 이는 곧 적층 수 증가와 저장 용량 확대로 이어진다.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몰리브덴…‘외교 카드화’ 가능성 

삼성전자는 이미 차세대 메모리 공정에서 몰리브덴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신 세대 ‘V-낸드’에서 기존 텅스텐 대신 몰리브덴 계열 소재를 채택하며, 고집적·고층화에 필요한 배선 구조 최적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몰리브덴은 특정 국가·기업에 매장과 정제가 편중돼 있다. 중국·페루·칠레·미국·멕시코 등 5개 국가가 전 세계 몰리브덴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사업을 진행할 때, 공정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를 장기·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원은 필수적이다.  

상동광산이 단지 ‘좋은 자원’에 그치지 않으려면, 국내 기업과 정부가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상동광산에 매장된 광물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광물인 만큼, 국내외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소재 인증을 통해 상동산 소재를 공정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기업∙정부 차원의 빠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전략 광물의 공급망은 더욱 정치화된다”라며 “한국의 상동광산은 자원 안보 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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