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부풀어 오른 국내 골프장 산업의 거품이 빠르게 걷히고 있다. 매출 감소와 고정비 압박이 겹치며 주요 사업자의 수익성이 급격히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법인은 회원보증금 반환 능력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한계 사업자를 중심으로 자산 매각·경영권 이전 등 구조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 동반 악화…영업 레버리지 역풍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그룹 계열 서서울CC를 운영하는 호반서서울은 지난해 매출 273억 원, 영업이익 11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41.8%로 업계 최상위 수준이지만, 매출이 전년 대비 11.6% 감소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26.7% 급감했다.
매출 하락률의 두 배가 넘는 이익 감소폭은 전형적인 영업 레버리지 역효과다. 고정비 구조가 강한 골프장 사업 특성상, 수요 감소가 수익성을 더 가파르게 훼손한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준다.
대보그룹 계열 서원힐스골프클럽을 운영하는 서원레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매출 524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으로 외형은 호반서서울을 앞섰지만, 영업이익률은 22.9%에 그쳤다. 매출 역시 6.5% 줄었다. 코스 관리비·식음료 원가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매출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로 급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채비율은 207.4%로, 재무 안정성은 아직 임계 수준을 벗어나 있지만 수익성 훼손이 지속될 경우 재무 여력도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무주덕유산리조트, 이자도 못 갚는데 회원보증금 2000억 '잠재 뇌관'
재무 리스크가 가장 심각한 곳은 부영그룹 계열 무주덕유산리조트다. 외형은 소폭 성장했지만,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양면에서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54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약 47.8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됐으며, 연간 132.7억 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이 더해져 당기순손실은 172.8억 원까지 불어났다. 영업활동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실제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9.3억 원을 기록해 현금 창출 능력이 사실상 고갈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구조는 더욱 위태롭다. 2025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752.5%로, 전년(566.0%) 대비 급격히 악화됐다. 자본총계는 1년 만에 약 792.5억 원에서 606.7억 원으로 줄었고, 누적 결손금은 1,077억 원을 넘어섰다.
설상가상 가장 큰 문제는 부채의 질이다. 장기차입금 약 1,986억 원과 함께 회원보증금 약 2,0489억 원이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체 보증금 중 1년 내 반환 의무가 발생하는 '유동성 회원보증금'이 446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39.6억 원에 불과해, 입회금 반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자칫 자산 매각이나 그룹의 지원 없이는 대응이 불가능한 '유동성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골프장 시장이 재무 체력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PEF(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저평가된 골프장 자산에 대한 선별적 인수 기회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원보증금 부채의 인수 여부가 딜 구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원보증금을 떠안지 않는 자산 인수(Asset Deal) 방식을 선호하는 원매자와, 회원권 보호를 요구하는 기존 회원 간 이해충돌이 협상의 최대 난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로 확대된 골프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사업자 간 체력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과 재무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지 못한 골프장은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로 확대된 골프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사업자 간 체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과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한 골프장은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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