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출 올리브영에 현지 소비자 단체행동 조짐... 왜 이러나

제품 라인업 부실·가격 상승·온라인몰 운영 실태에 반발 미국 커뮤니티 내 조직적 구매 이탈 촉구 게시물 등장 올리브영US, 해명문 게재 "고객 피드백 신중하게 검토"

산업 |황태규 기자 | 입력 2026. 06. 08. 15:38
5월 29일 올리브영 미국 패서지나점 개점 행사의 리본 커팅식 행사에 참석한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 빅터 고도 패너디나시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사진제공=CJ올리브영)
5월 29일 올리브영 미국 패서지나점 개점 행사의 리본 커팅식 행사에 참석한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 빅터 고도 패너디나시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사진제공=CJ올리브영)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CJ올리브영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패서디나에 첫 현지 매장을 연 지 열흘 남짓만에 현지 소비자들로부터의 집단 반발에 직면했다. 개장 전 미국 내 기존 소비자에 대한 멤버십 실적 등을 인정하지 않은 탓이다.

8일 오전 레딧에 게시된 게시물. 올리브영에 대한 소비자들의 단체 행동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레딧 캡쳐)
8일 오전 레딧에 게시된 게시물. 올리브영에 대한 소비자들의 단체 행동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레딧 캡쳐)

8일(현지시간) 오전 레딧 커뮤니티 r/OliveYoungGlobal에는 'Call to Action'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우리 미국 소비자들은 올리브영 글로벌과 모회사 CJ그룹에 집합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제공해왔다. 우리에게는 레버리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에스스타일, 세포라, 코스코, 타겟 등 경쟁 채널로의 구매 전환을 촉구했다.

사실상의 올리브영 불매 운동 촉구 움직임이다. 이들은 단순한 불매 선언에 그치지 않고 경쟁사 영수증을 캡처해 틱톡·인스타그램에 올리고, 해당 리테일러(소매상)를 태그하는 방식으로 소비 습관 변화 자체를 콘텐츠화하는 구체적인 확산 전술까지 제시했다.

게시물은 "미국 소비자들은 착취가 개입되면 불매운동을 좋아한다.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라는 표현도 담겼다.

게시 수시간 만에 추천 28개, 댓글 6개로 아직 대규모 확산 단계는 아니다.

다만, 틱톡과 레딧에서는 "이제 K뷰티 어디서 사야 하나"는 대안 논의가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다.

불과 열흘 전 상황은 정반대였다. 지난달 29일 패서디나 매장 앞에는 새벽부터 줄이 늘어섰다. 개장 전까지 4시간 이상을 기다린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LA 지역 방송인 ABC7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일제히 K뷰티 붐의 상징적 장면으로 이 광경을 전했다.

오픈런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분위기가 뒤바뀐 것은 미국 전용 온라인 플랫폼 론칭 직후부터다.

올리브영은 개점과 동시에 미국 내 글로벌몰 계정을 미국몰로 일괄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 등급 유지 기준이 글로벌몰의 6개월 300달러에서 미국몰 기준 600달러로 두 배 높아졌다.

이에 기존 소비자가 쌓아둔 멤버십 실적과 할인 쿠폰은 무효화되고 양도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몰에서 즐겨 구매하던 제품 상당수도 미국몰에서는 찾을 수 없게 됐다. 출시 직후 올리브영 US 앱 평점은 5점 만점에 2.8점(리뷰 1120개)까지 떨어졌다.

"제품 절반이 없고, 가격은 두 배, 포인트는 사라졌다"는 리뷰가 대표 불만으로 자리 잡았다.

K뷰티 마니아들 사이에서 민감한 문제인 한국산 자외선 차단제 판매 제한도 불씨를 키웠다. 이는 올리브영의 선택이 아닌 규제 장벽이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이 자외선 차단제를 일반의약품(OTC)으로 분류해 별도 허가를 받지 않은 성분을 포함한 제품의 유통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20년 넘게 신규 자외선 차단 성분을 승인하지 않는 사이 앞서나간 한국산 선크림이 정작 현지에서는 팔 수 없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불만이 커지자 올리브영 US는 오픈 6일 만인 지난 4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명문을 냈다.

멤버십 혼선을 인정하며 "고객 피드백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FDA 규제 현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SPF 성분이 포함된 제품 외 나머지 제품의 성분과 제형은 기존과 동일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커뮤니티 특화 프로모션과 제품군 확대 계획도 예고했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2025년 상반기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 성장분의 40% 이상이 미국에서 나왔다. 수년간 글로벌몰을 통해 형성된 충성 고객이 올리브영 미국 사업의 토대인 동시에, 이번 현지 진출 과정에서 가장 크게 실망한 집단이기도 하다는 게 이번 문제 해결의 난제로 꼽힌다.

한편, 올리브영은 이달 중 LA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에 2호점을 열고 2027년 상반기까지 캘리포니아에 5곳을 추가한 뒤 뉴욕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속도전으로 외형을 키우는 사이, 등 돌린 기존 충성 고객을 되돌리는 일이 미국 사업의 첫 번째 시험대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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