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현대건설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이하 성수1지구)에 시공사 입찰 참여를 준비하면서 조합에 '마감재 가이드 라인 기준을 없애 줄 것'을 요청해 조합원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달 이한우 대표이사 명의로 성수1지구 조합에 ‘입찰지침 변경에 대한 의견 회신’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는 △조합 제시 마감재 단서 조항 삭제 △공사비 포함 항목 내역 및 관련 도서 제공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과 책임준공 조항 추가 완화 △추가 이주비 제안 시 시공자 책임 조달 의무 추가를 새 입찰지침에 반영해 달라는 회사의 요청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 조합원들, 현대건설 요구에 강한 유감 표출…”압구정은 되고 우리는 안 돼냐?”
조합원들은 ‘마감재 단서 조항 삭제’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은 건설사가 마감자재를 자유롭게 제시하고 사용해도 되지만, 조합이 제시한 가이드라인보다 낮은 사양의 자재를 써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조합은 "주요 마감 기준은 최소 기준 가이드이며, 입찰 참여 시공자는 각 회사의 특화를 반영해 가이드 및 이외의 사항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단, 입찰자가 제시하는 마감 및 시설 설치 기준은 발주자가 제시한 마감 및 시설 설치 기준보다 상위 스펙(품목군)이어야 한다"는 입찰 지침을 건설사에 안내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최고급 주거 구현을 위한 상품 특화 제안을 위해 시공사 선정계획서 설계도서 등에서 마감재 단서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각 시공자의 장점을 살린 최고의 상품이 제안될 수 있도록 아파트 공용부 마감기준의 일부 조정도 부탁했다.
조합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성수1지구 내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면담에서 “현대건설이 입찰에 참여하도록 지침을 손봐야 한다는 조합원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며 “경쟁입찰을 원했던 조합원들도 ‘누가 됐든 빨리 재개발을 진행하자’는 분위기로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만난 조합원 중 상당수가 ‘현대건설이 선을 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마감재 가이드라인은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한 압구정2구역에도 적용되는 조항이다. 그때는 아무 말 안 하더니 여기에선 ‘하지마라’고 요구해서 조합원들 사이에선 차별 논란도 불거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마감재 가이드라인 등 세부 조항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조합원들도 현대건설의 ‘마감재 가이드라인 소거’ 논란 후 건설사들의 요구 사항을 꼼꼼히 챙겨보고 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은 ‘현대건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반응이었다“고 언급했다.
◆ 현대건설, "특정 브랜드에 치우친 기준 완화 요구"...전반적인 사업성 고려
현대건설은 마감재 가이드라인이 특정 브랜드에 치우쳐져 기준 완화를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성수1지구 상황에 맞는 마감재를 쓸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더 넓혀 달라는 차원이었다“며 “공사비 등 전반적인 사업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또한 “성수1지구와 압구정2구역은 총사업비나 공사 여건 등 여러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 공정성 논란 휘말린 성수1지구 시공사 입찰…시공사 선정 향방 안개 속으로
이에 앞서 성수1지구는 조합이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게 입찰을 진행시켰다는 의혹으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조합 집행부가 GS건설에게 유리하도록 입찰지침을 설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경쟁사인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은 조합에 ‘공정한 입찰을 위해 지침을 보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조합은 불공정 논란이 제기된 입찰지침 조항 대부분을 없애거나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재 입찰을 준비해 왔다. 앞서 황상현 성수1지구 조합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0% 제한과 대안설계 제한, 조합원 로얄층 우선배정 금지 조항을 없애 경쟁입찰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안건을 이사회와 대의원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현대건설의 '마감재 기준 완화' 요구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으로 성수1지구 시공사 향방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지는 모양새"라며 "'현대건설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논란이 일면서 한때 조합원의 미움을 샀던 GS건설이 동정론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성수1지구 시공사 선정 입찰이 다시 미궁속에 빠지면서 GS건설이 승기를 굳힐지, 아니면 현대건설과 HDC현산이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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