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코스피 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제 재인상 언급에도 또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의 기계적 매도를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 악재를 덮었다.
27일 낮 12시2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3% 오른 5044.93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한 때 5048.91포인트까지 올라 사상최고치를 재차 경신혔다. 나흘째 5000선 안착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날은 강도가 더 센 편이다.
오전 8시 대체거래소 프리마켓이 열릴 때만해도 이날 증시는 약세가 유력했다.
간밤 미국 증시 상승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회의 무역 합의 이행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두려움이 엄습했다. 당장 자동차 업종은 수조원대의 관세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생긴 것으로 추산됐다.
프리마켓에서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급락했고, 이같은 분위기는 정규장으로 이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0.34% 떨어진 4932.89로 출발, 한 때 1.19% 낮은 4890.72포인트까지 밀려났다. 현대차와 기아가 하락의 선두에 서고, 여타 대형주들의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를 진입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이 더 많았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언급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지금껏 그래온 듯이 타코(트럼프는 언제나 꽁무니를 내뺀다)에 그칠 것이라는 자신감도 뒷받침됐다. 물론 우리 정부가 즉각 대응에 나선 것도 있다.
이에 코스닥이 먼저 돌아섰고, 코스피도 9시30분께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자신감은 더 커져 장중 사상최고치도 경신했다. 전일 장 마감 뒤 발표된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한시적 유예 결정을 실감할 수 있었다.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 랠리에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투자비중 목표치를 이미 넘어선 상태였다. 목표대로라면 코스피 5000에서는 오히려 국내 주식을 팔아야 하는 처지였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전일 오후 4시 2026년도 제1차 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해외주식 목표비중은 당초 계획인 38.9%에서 37.2%로 1.7%포인트 하향조정하는 대신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4.4%에서 14.9%로 0.5%포인트 상향조정키로 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왔는데 이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리밸런싱 한시 유예를 결정했다. 리밸런싱은 목표비중을 넘어설 경우 초과분만큼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기금위는 "최근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비중 대비 높아지는 등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리밸런싱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시장에 과도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 이탈 시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금위는 "이는 최근 몇 년 간의 높은 기금운용 성과로 기금규모가 빠르게 확대되어 리밸런싱 발생 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점과 최근 국내 주식시장 및 외환시장이 단기간 크게 변화하며 시장 상황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적정한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 결정이 어려운 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이나 IRP 계정을 보면 위험자산 시세 상승이나 안전자산 가격 하락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이 최상단인 70%를 초과하더라도 위험자산을 계속 보유하는 것은 가능하다. 국민연금도 국내주식에 대해 올해는 유사한 정책을 가져가기로 한 것이다.
기금위는 "올 상반기 동안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여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 등을 재검토할 예정"이라며 "후에도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를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필요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허용범위 확대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다.
이럴 경우 국민연금은 현 코스피 지수대에서 국내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해도 된다. 추후 결정에 따라 국내 주식을 더 편입할 수 있는 길이 생길 수도 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900억원 안팎의 순매수를 보이면서 사상최고치를 끌어가고 있다. 다만 기관 순매수에는 개인들의 ETF 매수도 포함돼 있어 기관 전부를 순수 기관 자금으로 보기는 어렵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3% 가까이 오르고 있고, SK하이닉스는 7.2%의 폭등세다. 관세의 직접적 피해자인 현대차도 강보합권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이 4% 이상 오르며 일제히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금융지주들은 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보니 은행에서 증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을 가리키는 머니무브 피해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워낙 일본 등 해외 은행들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 아래 오히려 주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다.
은행에서 돈을 빼내 은행주식을 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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