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하다못해 최저임금도 인상되는 마당에 현장의 근로자들은 4년 전보다 못한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과 하청업체 인건토건은 ‘시대적 형평성에 맞도록 임금을 인상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묵살하며 교섭에도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어서 답답한 노릇입니다.”
현대건설이 원청으로 시공을 맡은 서울 강서 마곡 더그리드 현장 앞에서 만난 한국노총 섬유건설 노조원(이하 노조원)은 지난 몇 달간 집회를 이어가는 이유를 묻는 기자 질의에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실질 임금 인상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현대건설과 인건토건에 수 차례 교섭을 신청했으나 뚜렷한 입장 없이 협조하지 않았다며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시공 마곡 더그리드 현장에선 근로자의 실질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집회는 2달이 지난 지금까지 열리고 있다.
◆ “물가 천정부지 치솟는데 임금은 4년 전 그대로”…노조원, 현대건설·인건토건 규탄
구체적인 집회 및 교섭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기자는 지난 9일 마곡 더그리드 집회 현장을 찾았다. 레미콘과 트럭이 오고가는 현장 입구 앞에 한국노총 깃발이 꽂힌 차량 3대가 주차돼 있었다. 이날에도 한국노총 섬유건설노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계획된 근로자 실질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만난 노조원은 집회 개최 이유와 구체적인 교섭 상황을 묻는 기자 질의에 상세하게 답했다. 이들은 물가 인상으로 생활 유지에 필요한 금전 액수는 늘어났지만 실제 받는 임금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감소해 사측의 노무비 등 근로단가를 인상을 촉구하기 위해 집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노조원은 “마곡 더그리드 현장 형틀기공 근로자가 받는 임금은 일당 기준 23만 원 수준”이라며 “이는 4년 전 문재인 정부 시절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저임금도 인상돼 만 원을 넘기는 시대에 건설현장 근로자 임금은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과 교섭 상황에 대해선 “현대건설·인건토건 관계자와 한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종료됐다”며 “당시 사측 관계자들은 ‘2차 교섭에 응할 것’이라고 구두로 약속했지만 연락을 기피하고 만남 일정을 미루는 등 교섭을 회피해왔다”고 밝혔다.
원청인 현대건설의 태도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노조원은 “현대건설은 ‘노조와 인건토건과의 원만한 교섭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현장 근로자 채용 권한은 인건토건에 있기 때문에 사측이 더는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만 피력하는 상황”이라며 “현장 근로자를 채용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인건토건이 실질 임금을 인상시킬 수 있도록 원청인 현대건설이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현대건설 “인건토건 사안…자사 개입 부적절” 인건토건 “노조원 경우는 일부 불과”
해당 사안에 대해 현대건설은 ‘인건토건과 노조원간 갈등이라 원청이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노조원은 하청업체의 근로자라 자사와는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다”며 “하청업체가 결정할 사안이라 자사가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건토건은 노조원과 같은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고, 각 개별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인상하거나 조정할 수 없단 입장을 밝혔다.
인건토건 관계자는 “자사는 근로자의 생산성에 따라 임금을 책정한다”며 “노조원이 밝힌 임금 수준도 내부 규정에 따라 책정된 금액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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