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K뷰티 플랫폼 실리콘투가 20일 증시에서 폭등세다. 최근 1분기 깜짝 실적에 가까운 실적을 내놓고도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계기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모습이다.
20일 오후 1시36분 현재 실리콘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11% 상승한 4만1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실리콘투의 간담회 자료에서 고객사로 언급된 바이오던스의 매출 비중 확대에 고무된 제닉도 7.68% 상승한 2만7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실리콘투 주가는 지난 12일 1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급등세를 탔다. 에이피알이 발표한 깜짝 실적에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에이피알은 실리콘투의 북미 고객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12일 막상 예상을 넘는 실적을 내놨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차갑게 돌변했다. 12일부터 전일까지 6거래일 중 5거래일을 하락했다. 차익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됐다.
어떤 애널리스트는 주가 하락을 보면서 '토할 것같다'고 토로했다.
이날 급등은 하루 전 개최된 애널리스트 대상 CEO 간담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성운 대표 주재로 지난 2021년 9월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애널리스트 대상 간담회가 열렸다.
19일 오후 4시30분에 시작해 밤 10시 가까이까지 이어진 간담회에 20명 정도의 애널리스트들이 참석했다. 뷰티 담당이라면 대부분 참석한 셈이다.
그런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이 회사의 매력에 흠뻑 취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K뷰티 해외 플랫폼으로서의 유일무이한 가치를 확실히 각인시킨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의 관심사는 크게 3가지였다. 지난해 4분기 아마존 사업 철수로 둔화했다가 1분기 다시 회복된 모습을 보여준 주력 시장 미국의 향후 전망과 올 1분기 실적을 견인한 유럽과 중동 지역의 현황 및 전망이다.
김 대표는 미국 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이후 회사의 위상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미국에서 관세부과론이 모락모락 나올 무렵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리콘투의 수혜 가능성을 예상한 바 있다. 이같은 추정이 현실로 나타났다.
박 연구원은 브랜드 업체가 직접 미국에 판매 법인을 두고 사업하는 경우, 사업법인 없이 실리콘투 같은 직매입 무역 벤더를 통해 미국에 유통하는 경우, 그리고 해외 법인 없이 아마존에 FBA를 이용한 역직구 형태로 사업하는 경우 3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그는 브랜드들의 제품을 직매입한 뒤 미국의 물류센터에 쌓아두고 유통하는 실리콘투의 모델이 아마존 FBA 모델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봤다. 10% 관세 부과 시 실리콘투를 이용하는 브랜드들의 제품 인상폭은 5%인 반면, 아마존 FBA 모델은 10% 관세를 그대로 반영시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이에 소규모 브랜드들은 실리콘투로 갈아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상호관세 부과와 관계없이 미국에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했다면서 특히 현지에 이미 보내 놓은, 10%의 관세를 적용 받지 않은 물량들이 다수 존재했다고 밝혔다. 이에 상호관세 부과 이후에도 공격적인 판가 인상 없이 원활한 영업이 가능했다며 반면 산업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미국 현지에 K-뷰티 재고가 공급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브랜드사로부터 매입해가는 공급가를 안정적으로 지켜주는 수출 전문 유통사는 거의 실리콘투 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자신감을 보였고, 경쟁 중소형 유통사 혹은 직진출로 선회했던 브랜드사의 물량 상당수는 결국 다시 당사로 돌아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미 그러한 사례가 발생 중이라고 귀뜸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아마존 사업 철수에 따른 매출 감소 관련해서도 미국 현지의 다양한 오프라인 리테일러를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미국 매출은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했다.
실리콘투는 자체적인 노력은 물론이고, 지난해 미미박스와 체결한 해외 영업권 양수를 통해 오프라인 채널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미미박스 오프라인 채널을 넘겨받으면서 올해 CVS, 코스트코, 타겟 등 총 7000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 대표는 유럽과 중동에서의 지속적인 성장도 낙관했다.
실리콘투는 지난해 1분기 북미 32%(미국 30%), 유럽 24%, 중동 9%(아랍에미레이트 6%)의 매출 구성을 보였다. 지난 1분기엔 북미 18%(미국 15%), 유럽 33%, 중동 13%(아랍에미레이트 10%)로 바뀌었다. 유럽이 제1의 매출 지역으로 뛰어 올랐다.
김 대표는 유럽에서는 K뷰티가 초과 수요 상태라고, 즉 '없어서 못 파는 상태'라고 했다. 부츠나 DM 등 대형 리테일러의 헤드급 인사들이 한국에 와서 물량을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미샤나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유럽 리테일러 매장에 입점했지만 재주문 물량을 제때 채우지 못해 리테일러들이 브랜드를 철수시켰던 경험이 있었다면서 실리콘투의 유통 속도가 매우 빨라서 놀라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거의 3일만에 제품을 매대에 채워주는 배송으로, 자사가 없던 시절엔 두 달이 걸려도 물건이 채워지지 않았다면서 유럽은 미국의 오프라인보다 공급 난이도가 훨씬 낮아 2~4분기에도 유럽은 충분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현황 관련해서는 현지 분위기는 유럽보다도 수요가 더 강한 것 같다고 했다는데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김 대표는) 유럽보다 중동 시장에 훨씬 더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고, 제일 기대가 크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실리콘투는 지난 2월말 명품 플랫폼 발란에 75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형태로 투자에 나섰다. 향후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한 달 뒤 발란은 난데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버렸다.
투자자들이 투자에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어이 없게도 벌어진 일이었고, 회사가 덩치가 커지면서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왔다.
이번 간담회에서 발란 이야기도 언급됐다. 실리콘투는 1분기말 결산에서 발란 투자금 중 상당 부분을 손실처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 "당사에서도 반성 중이며, 당장에는 기존 사업에만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삼성증권이 전했다.
당초 K-뷰티와 이탈리아 명품의 구조적 유사성에 착안해서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이탈리아에서 명품을 소싱할 수 있는 채널만 장악한다면, 기존 사업 구조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영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으나 업체 선정이 잘못됐던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에는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김성운 대표가 직접 각종 질의에 답변했다"며 "중국 내 한류 수요가 감소한 계기도, 물리적으로 콘텐츠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으로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지속되는 한 K-뷰티의 서구권 성장도 이어질 것"이라고 실리콘투의 미래를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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