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학자들이 배를 타고 남극의 서해안을 따라 기상을 분석한 결과, 남극해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따뜻한 상태였으며 해빙(바다 위 얼음)의 범위도 크게 낮아졌음을 발견했다. 최근 수십 년의 기온 변화 속에서도 최근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 기관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가 전했다.
델라웨어대학 해양학자 카를로스 모팻은 칠레 푼타아레나스에서 “이번에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관측된 엄청난 변화는 놀라움 그 자체”라며 "수십 년 동안 변화를 추적해 왔는데, 이번에 확인한 온난화의 정도는 심각했다. 이례적인 ‘해양 폭염’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남극해 탐사선은 온난화를 기록하고 있는 200km의 대륙붕을 포함, 서해안 지역을 약 1000km 항해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과거 수치와 비교 분석했다.
남극 해빙은 바다 수온을 영하 2도로 유지시킨다. 그러나 이번 탐사에서 해수면 온도는 영하 1도 수준이었다. 평년보다 3도 가까이 더 따뜻했다. 감소하는 해빙이 북쪽 해저를 따라 흐르는 남대양의 차가운 물의 흐름을 감소시킴으로써 잠재적으로 전 세계 해양 온도에 더 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빙붕, 빙하, 남극 해안 생태계는 물론 해류가 흘러가는 지구 전체의 기후 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극에서 불안정이 시작될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것이다. 급진적인 변화는 1980년대에 시작해 2000년대에 가속화되면서 이미 북극을 휩쓸고 있다.
모팻은 올해의 이 같은 상황을 장기적인 기후 변화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빠른 해양 온난화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남극에서는 흔하지 않았던 전례가 드문 사건임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대기와 바다를 따뜻하게 하는 동력이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는 이번 남극 보고서에 대해 "따뜻해진 바다와 얼음이 녹는 위험한 기후 주기가 남극 대륙 전역에서 시작됐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기 기온의 상승으로 얼음이 녹는 것이 아니라 바다 아래에서 따뜻해진 물이 얼음을 녹인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는 지적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는 그린란드와 북극의 이야기였다.
지난 2014년까지는 남극의 얼음 상태가 튼튼했지만 이제 상황은 변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의해 발표된 평가에 따르면 남극에서 온도가 섭씨 1.5~2도 사이에 상승하면 빙붕과 빙하의 돌이킬 수 없는 융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파리기후협정 체결도 남극의 악순환이 해수면을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시키고, 난류와 한류의 흐름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최근 수십 년간 해류 시스템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아 남극해의 수온을 상승시킨 것이다. 해류 시스템은 15% 정도 느려졌고 따뜻해진 물이 남극 주변에서 계속 머무르고 있다. 순환이 느려지고 열이 많아져 남극 대륙에서 따뜻한 지표수를 얻을 날도 머지 않았다는 경고다.
남극대륙의 빙하는 평균 두께가 1.6km 이상이고 미국과 멕시코를 합친 것만큼 큰 지역을 덮고 있다. 중심부가 바다에서 1600km 이상 떨어져 있으며 넓이는 540만 평방마일에 달한다. 그래서 남극은 최근까지 지구의 열을 식히는 얼어붙은 보루로 여겨졌다.
남극대륙은 또한 빠른 해류-전 세계를 흐르는 유일한 해류-와, 그 위로 수km 떨어진 곳에 제트기류가 동반되는 벨트로 둘러싸여 있다. 해류와 제트기류는 극단적인 기후 변화와 남극 빙하의 녹아내림을 막아 주는 핵심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변했다.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해류가 변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보호막으로서의 역할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 지난해 8월 네이처지의 기후변화 연구는 300~600m 깊이의 ‘원극심층수’가 섭씨 2도까지 따뜻해졌다고 한다. 연구 보고서는 바다의 온난화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빙하의 미래 안정성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썼다. 같은 해 6월 사이언스다이렉트지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남극의 기후 시스템은 죽음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수면 상승은 이미 가속화되고 있다. 1990년대 세계 평균 해수면은 매년 약 3mm씩 올랐지만, 지난 5년 동안은 4.5mm로 늘었다. 2020년 8월부터 2021년 1월까지 6개월 동안에는 해수면이 무려 10mm나 상승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