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글로벌 ETF 시장에서의 격전지 중 하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이다. 과거 지수 추종에 머물렀던 레버리지 상품이 테슬라, 엔비디아와 같은 개별 주식의 변동성을 1.5배에서 2배까지 추종하는 상품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운용사 디렉시온(Direxion), 그래닛 셰어즈 (GraniteShares), 그리고 신흥 강자 티렉스(T-Rex)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높은 변동성을 위험이 아닌 '기회'로 포장하며 단기 트레이더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 디렉시온-방향성, 그래닛-팬덤, 티렉스-속도
먼저 이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디렉시온의 초기 진입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초기에 S&P500이나 나스닥100과 같은 대표 지수의 3배 레버리지 상품으로 시장의 기반을 다졌다. 지수형 상품을 통해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안정성을 검증받은 뒤, 반도체나 바이오 등 섹터별 ETF로 범위를 넓히며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방향성 배팅'의 도구를 제공했다.
디렉시온은 특히 '일간 수익률(Daily Return)' 추종이라는 개념을 투자자들에게 교육하는 데 집중했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이상 보유할 경우 복리 효과로 인해 실제 기초 자산의 수익률과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고지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위험 고지'는 전문 트레이더들에게 이 상품이 단기 매매에 최적화된 도구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마케팅 포인트가 되었다.
반면 그래닛쉐어즈는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이들은 이미 포화 상태인 지수형 레버리지 대신, 개별 기업에 대한 팬덤이 강한 종목을 정밀 타격하는 전략을 취했다. 특히 엔비디아나 코인베이스처럼 변동성이 극심하지만 상승 확신이 높은 종목의 1.5배, 2배 상품을 출시하며 강한 확신을 갖는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그래닛쉐어즈의 마케팅은 특정 주식에 열광하는 커뮤니티를 겨냥했다.
후발 주자인 티렉스(T-Rex)는 이름처럼 공룡 같은 식성으로 가장 핫한 종목을 공략하는 '게릴라 전술'을 택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나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뉴스 흐름에 민감한 종목을 타깃으로 삼아 2배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을 신속하게 출시했다. 티렉스의 마케팅은 '속도'와 '직관성'에 방점을 두었다. 시장에서 화제가 되는 종목이 생기면 경쟁사보다 빠르게 관련 ETF를 상장시켜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 거대해지는 AUM, 높은 수수료
이들 운용사가 부과하는 보수는 연 1%를 상회하거나 그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일반적인 인덱스 ETF의 보수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ETF의 규모, 즉 AUM도 상당하다.
디렉시온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가운데 AUM이 가장 큰 상품은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TSLL)이다. 테슬라의 주가 등락폭의 2배를 추종하는 ETF다. AUM은 59억달러, 총보수(Expense Ratio)는 0.95%다. 연간 총보수만 5600만 달러인데,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800억원에 달한다. 단 하나의 ETF에서 발생하는 총보수다.
그래닛쉐어즈의 GraniteShares 2x Long NVDA Daily ETF(NVDL)의 AUM과 총보수는 각각 42억1000만달러와 1.05%다. 연간 총보수는 4420만달러(약 632억원)다.
디렉시온과 그래닛쉐어즈의 전체 ETF AUM은 각각 556억달러(129개)와 111억달러(69개)에 이른다. 이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을 통해 매년 수천 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서 특정 자산운용사가 소수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배경에는 ‘선점 효과’와 ‘승자 독식’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동시에 출발선에 선 국내에서의 경쟁구도는 다르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처럼 너무 높은 수수료를 매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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