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지난 수십년간 현장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으며 오늘날 에쓰오일(S-OIL)을 만들었습니다. 서울 한복판 거대한 사옥서 최신 시설을 누리며 일하는 본사 근로자들과 달리, 현장 노동자들은 오늘도 구식 시설을 이용하며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노동 환경을 만들고자 교섭을 신청했는데, 에쓰오일은 ‘직접 고용한 게 아니기 때문에 교섭 의무가 없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이주안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플랜트노조) 위원장은 비가 내린 22일 오후 서울 마포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 앞에서 울분을 토해냈다.
이날 플랜트노조 관계자 30여명은 하청노동자의 교섭 요구 불응에 대한 에쓰오일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수천억 이익에도 현장노동자 근로 여건 달라지지 않아
대표 발언에 나선 이 위원장은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올해 조 단위 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서 현장노동자에 대한 복지나 처우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980년대를 연상케 하는 구식 화장실, 출근 때마다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주차장, 여전히 미비한 안전시설 등 현장노동자들의 근로 여건은 여전히 그대로”라며 “안전한 노동 환경 조성을 요구하기 위해 사측에 교섭을 요구한 건데, 회사는 ‘직접 고용 당사자가 아니다’며 응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어 “하청노동자의 교섭권을 확대하는 노란봉투법이 작년 시행됐지만, 원청사들은 여전히 오리발로 일관하고 있다”며 “부당한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청노동자 사용자성 인정된 에쓰오일…”상황 예의주시”
노란봉투법 시행 후 에쓰오일은 플랜트 하청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그러나 플랜트노조 등 하청노동자의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플랜트노조는 에쓰오일을 부당노동행위(교섭 해태)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했다. 다음달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연합한 총파업도 예고했다.
플랜트노조는 산업단지 공장, 제철소, 발전소 등을 짓거나 유지, 보수를 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가입한 초기업노조다. 조합원 수만 5만여명에 달한다.

플랜트 노동자 중 상당수는 철근, 콘크리트, 토목공사 등 특정 분야 시공을 맡는 전문건설업체와 계약관계에 있다. 전문건설업체는 공사 전체를 수주받는 종합건설업체로부터 일감을 받아 플랜트 노동자에 맡기는 재하청 구조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플랜트 노동자들은 에쓰오일 등 원청사가 아닌 전문건설업체와 교섭 분쟁을 벌여왔다.
플랜트노조는 현장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선 실질적 권한이 있는 원청과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주 금액부터 공사 계획, 안전보건, 휴게시설 등 현장 전반을 통제하는 주체가 원청이기에 하청인 전문건설업체와 교섭하는 건 소용이 없다고 주장한다.
에쓰오일은 “(노조 집회 등)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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