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에 또 당했다"...하단 공모가 다음은 하한가, 대어 욕심 과했나

KB증권 주관 코스닥 대어 상장 후 주가 급락 무리한 미래 실적 추정으로 기업 고평가 논란 소극적 투자자 보호 장치, 주관사 신뢰도 하락

증권 |안효건 기자 | 입력 2026. 07. 0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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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올해 공모주 시장에서 KB증권 주관 코스닥 대어들에 공모가 하단에 이은 주가 급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공모가 하단이라는 평가를 받은 주관사는 KB증권이 유일하다. 그리고 상장 뒤 개인투자자들마저 등을 돌리면서 투자자 보호 장치가 빠진 고평가라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KB증권 주관 종목 공모가 참패, 무리한 딜 수주였나

1일 코스닥 시장에 따르면 KB증권이 잇따라 상장시킨 코스닥 대형주는 연전연패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30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라드비젼은 전날 공모가(1만2000원) 대비 40% 내린 7200원에 마쳤다. 상장 첫날부터 하한가를 기록이다.

스트라드비젼은 앞선 청약 절차 중에도 기관투자자 1곳이 대금을 미납하는 사태가 발생해 시장 이목을 끈 바 있다. 이에 따른 실권주(6만3408주)는 KB증권이 자기 자본으로 인수했다. KB증권은 락업(의무보유 확약) 규제를 충족하지 못한 데 따른 물량까지 인수한 상태다.

지난 4월 코스닥 상장한 전기차 충전 기업 채비 역시 공모가(1만2300원) 사수에 실패한 상황이다. 전날 주가는 6690원으로 공모가 대비 반토막이다. 두 기업은 기관투자자 외면 속에 공모가를 희망 하단으로 정한 바 있다. 하단 공모가마저 과도했다는 게 기관과 개인을 가리지 않는 투자자들 공통 판단인 셈이다.

올해 희망 상단 공모가를 기록하지 못한 코스닥은 스트라드비젼과 채비뿐이다. 물량 확보 경쟁률 측면에서도 스트라드비젼이 일반 청약 45.8대 1, 채비가 기관 수요예측 55.2대 1로 저조했다. 경쟁률 1000대 1 이상 기업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59%, 일반청약에서 82%였던 흐름과 반대다.

국가 미래 키우기 위한 특례, 설거지 상장으로 썼나

두 기업이 시장 외면을 받은 배경으로는 비합리적·자의적 가치 평가가 꼽힌다. 일반 상장이 불가능한 재무를 특례 상장이 허용하는 추정으로 덮은 결과다.

KB증권은 최소 주문 물량(MOQ) 등 현실 근거를 배제한 탑다운(하향식) 추정으로 스트라드비젼을 평가했다. KB증권은 2028년 달성 예정인 순이익 현재 가치를 261억원으로 잡았다. 여기에 현대오토에버 등을 피어 그룹으로 주가수익비율(PER) 37.45배를 적용했다. 안정적 규모와 현금흐름을 지닌 기업이 받는 상대 가치를 스트라드비젼에 넣었다는 뜻이다.

해당 평가법을 정당화한 핵심 논리는 양산 로열티 매출이었다. 아직 제대로 발생시킨 적 없는 양산 매출이 자율주행 양산 시대에 급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자율주행 양산 전환까지는 각종 리드타임과 완성차 업체 이해관계 등 변수가 산재한 상황이다. 반면 스트라드비젼은 매년 기업 존속이 위태로운 손실을 내는 중이다. 2024년 655억원, 지난해 622억원 순손실로 2년 치 손실로만 이번 공모 조달금을 큰 폭 웃돈다.

채비도 마찬가지였다. KB증권은 채비 가치평가에는 2028년 예상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썼다. 해당 EBITDA 현재 가치 449억원에 글로벌 기업 EV/EBITDA 평균 24배를 곱한 결과가 기업가치였다.

이 구조 핵심은 회사 주력인 급속 충전기가 완속 충전기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KB증권은 채비가 대기업 산하 급속 충전 기업을 줄곧 앞설 것이라는 가정을 얹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한 IR 과정에서 채비가 글로벌 2위 급속 충전 기업으로 거짓 홍보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중국 티굿과 영국 BP펄스 등을 임의로 배제한 홍보였다.

실제로는 스트라드비젼과 마찬가지로 기업 존속을 위협하는 순손실이 발생 중이다. 채비 순손실은 2024년 545억원, 지난해 338억원이었다. 공모 조달금을 증발시킬 수 있는 규모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채비는 국밥과 카페 등 외식 사업에도 나선 상태다.

장담한 기업가치, 소극적 투자자 보호

상장 이후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 부재 역시 상장 초기 주가 급락을 구조적으로 심화시켰다. KB증권은 스트라드비젼 일반 청약자에게 환매청구권을 전혀 부여하지 않았다. 환매청구권은 상장 이후 급락한 공모주를 주관사사에 일정한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추정 실적을 쓰는 다수 특례 상장 주관사들이 일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위험 분담 취지에서 환매청구권을 부여한다.

채비는 의무 수준으로만 환매청구권을 부여했다. 채비는 기술특례상장인 스트라드비젼과 달리 테슬라 트랙(이익미실현 특례)이다. 기술성 평가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장일로부터 3개월간 공모가 90% 조건 환매청구권을 의무 부여한다. 일부 주관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행사 가능 기간을 자발적으로 늘리기도 하는데 KB증권은 시행하지 않았다.

이는 KB증권이 기관 수요예측 참패를 확인한 이후까지 내놓은 자신감과 대조적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스트라드비젼 공모가 확정 직후 언론에 "공모 규모가 840억원, 예상 시가총액이 6390억원 수준인 대형 딜임에도 381.30대 1 경쟁률을 기록해 약 29조원 규모 수요를 확보했다"며 "최근 기업공개(IPO) 제도 개편으로 허수 청약이 크게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실수요 기반 수요예측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채비 수요예측 당시에도 KB증권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충전 인프라 시장의 구조적 성장성에 주목한 기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국내 CPO 시장에서 채비가 확보한 선도적 지위와 글로벌 확장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태로 양적 팽창에 집중한 KB증권 주관 신뢰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에서 가장 몸집이 컸던 두 종목은 KB증권에 공모주 가뭄 속 단비였다. 희망 상단 기준 조달금은 스트라드비젼 980억원, 채비 1530억원에 달했다. 양사 기업가치가 7000억원을 훌쩍 웃돌 것이라는 평가에 근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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