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자율주행 AI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스트라드비젼이 기술적 우위를 근거로 공격적 밸류에이션을 들고 나왔다. 현재 대규모 영업손실을 지우고 코스피 상장 대기업과 비교한 밸류를 들고 나선 상황이다.
MOQ 없는 탑다운 추정, 외부 변수에 취약
19일 스트라드비젼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공모가 산정에는 탑다운(하향식) 방식 거시적 가정이 자리한다. 회사는 3년 뒤인 2028년 흑자 전환해 순이익 45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한 액수는 261억원이다. 추정 배경에는 전방 자율주행 시장 성장으로 개발용역(NRE) 중심 매출이 고마진 양산 로열티(MP)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제를 깔았다.
정량적 근거보다는 시장 성장에 대한 믿음이 좌우하는 전제다. 매출 달성을 가늠할 지표인 최소 주문 물량(MOQ)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MOQ를 기재하지 않으면 회사가 얼마나 공급 우위를 가졌는지 알기 어렵다. 완성차 업체 출시 일정 연기나 시장 수요 정체 등 외부 변수에 더 넓게 노출된 셈이다.
매출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지출하는 고정비 비중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공격성이 한층 두드러진다. 지난해 영업비용 중 급여,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한 인건비 관련 지출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서버 및 데이터 파이프라인 유지를 위한 지급수수료와 감가상각비 등을 합산하면 실질적인 고정비 성격 지출이 크다.
이로 인해 매년 600억원 안팎 영업손실을 시현 중이다. 여기서 외부 변수로 양산 일정이 1~2년 밀리면 공모 자금 고갈 및 추가적 유동성 확보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대주주인 앱티브와의 거래 비중은 제대로 밝히지 않는 MOQ 관련 의구심을 키우는 요소다. 2028년 추정 매출 1095억원 중 앱티브 대상 매출은 970억원으로 전체 88.5%를 차지한다. 앱티브와 연계한 프로젝트 수주 확률도 71.43%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0건 프로젝트 제안을 했다면 7건가량 수주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때문에 앱티브와 MOQ 조건을 어떻게 설정했는지는 실적 추정 신뢰 가늠에 중요한 지표다. 갑의 위치인 앱티브가 MOQ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거나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현금 흐름이 즉각 막힐 수 있다. 현재도 매출채권 회전율이 2.22회로 업계 유사기업 엠디에스테크(6.28회)나 슈어소프트테크(5.05회) 등을 밑돈다.
회사는 매출처 다변화 전략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현재 앱티브 외 프로젝트 수주 성공률은 7.41%에 그치고 실적 추정도 앱티브에 쏠렸다.
현대오토에버 넣은 멀티플과 역주행 공모가
주가수익비율(PER) 기반 멀티플 역시 중요 지점이다. 주관사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이라는 산업 유사성을 바탕으로 4개사를 최종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현대오토에버, 슈어소프트테크, 엠디에스테크, 칩스앤미디어 등이다. 이들 PER을 산술평균해 41.84배를 구했다.
밸류에이션 왜곡 소지를 낳는 대목은 가장 높은 PER(56.65배)을 기록한 현대오토에버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안정적인 캡티브 마켓(전속 시장)을 기반으로 매년 수조 원 단위 매출을 기록하는 우량 기업이다.
스트라드비젼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OEM)와 1차 부품사(Tier-1) 사이에서 매번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위치다. 사업 환경 불확실성과 리스크 프리미엄이 본질적으로 다른 셈이다.
기존 재무적 투자자(FI) 투자 조건도 공모가 정당성과 괴리를 만든다. 비상장 시장에서 회사 가치가 기대에 못 미치자 FI들 대상 다운라운드 리픽싱을 했다. 마지막 가격은 1만490원이었다. 주관사 KB증권 이해관계인 LSS 메티스 사모투자합자회사도 이 가격에 들어갔다. 이를 다시 상승시킨 게 이번 희망 공모가(1만2400~1만4800원)다.
스트라드비젼 관계자는 MOQ와 관련해 "자동차 산업 특성상 고객사별 계약 구조 및 양산 일정이 상이해 구체적인 MOQ 비중이나 개별 계약 조건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프로젝트 대부분은 실제 양산 차량 적용을 전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일부는 이미 양산 단계에 진입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업 특성상 5~7년 양산 기간 중 중간시점(2~4년) 물량이 가장 많아 현재 진행 중인 양산개발 프로젝트 양산이 본격화하는 2028년에는 MP 매출이 NRE를 압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교기업 현대오토에버 대비 강점과 관련해서는 "스트라드비젼은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지만 글로벌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시장 내 성장 속도와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 기반의 확장성이 중요한 강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ADAS 시장은 프리미엄 중심 초기 시장에서 대중화 단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는 비용 효율성과 하드웨어 유연성, 저전력 최적화 역량 등이 중요해지고 회사는 이런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차량 탑재 500만대를 돌파한 글로벌 양산 경험을 중요 성장 가능성 지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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