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노리는 뤼튼…'캐릭터 채팅' 의존이 직투 명분 흐린다

3000억 조달 추진…반도체·모델 갖춘 선행 기업과 ‘대조’ ‘크랙’ 중심 성장, 국책펀드 심사 과정서 핵심 변수 부상 가능성 뤼튼 “PASS 인증 등 이용자 보호 철저…AX로 수익 다각화”

증권 |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6. 19. 15:12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인공지능(AI) 서비스 플랫폼 뤼튼테크놀로지스(이하 뤼튼)가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직접투자 대상에 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정책적 부합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뤼튼의 외형 성장이 캐릭터 채팅 서비스 '크랙'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정책금융 '인증 효과' 노리나…기존 직투 기업과 결 다른 뤼튼

19일 벤처투자(VC) 업계에 따르면 뤼튼은 최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며 총 3000억원 이상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뤼튼이 민간 투자금을 먼저 유치한 뒤 정책자금이 매칭되는 구조를 활용해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후보군 진입을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정책금융이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면 해당 기업은 국가 차원의 성장 산업으로 인정받았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 이는 후속 투자 유치와 기업가치 산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자본시장에서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대상 선정이 '정책금융이 인정한 AI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갖는 이유다.

문제는 뤼튼이 기존 직접투자 기업들과 다른 성격의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은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이라는 명분이 비교적 선명했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AI 반도체 양산과 차세대 칩 개발을 내세웠고, 업스테이지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를 핵심 명분으로 삼았다. 이들 기업은 AI 연산 인프라나 자체 모델 역량이라는 국가 AI 경쟁력의 기반 영역과 맞닿아 있어 정책자금 투입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용이했다.

반면 뤼튼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독자적으로 구축하기보다는 외부에서 개발된 LLM을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에 가깝다. 뤼튼 고객센터에 따르면 "뤼튼은 거대언어모델(LLM)을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며 "이미 개발된 LLM을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뤼튼의 사업 구조가 원천 모델이나 연산 인프라보다 이용자 접점과 서비스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크랙 중심 성장, 직접투자 심사 핵심 변수로 부상

이 때문에 정책자금 심사 과정에서는 뤼튼의 외형 성장을 어떤 서비스가 견인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뤼튼의 2025년도 영업수익은 약 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배가량 증가했다. 뤼튼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부문 AI 서비스가 매출을 견인한 가운데 엔터프라이즈 신규 진출로 수익 다각화를 이뤘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서비스 부문별 실적을 별도로 집계해 공시하지 않고 있어, 크랙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구체적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빠르게 증가한 크랙의 이용자 지표를 감안할 때 해당 서비스가 뤼튼의 외형 성장에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랙은 1020세대를 겨냥한 AI 캐릭터 채팅 서비스다. 이용자가 AI 캐릭터와 대화하며 관계와 서사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민간 B2C 서비스 관점에서는 높은 몰입도와 결제 전환 가능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공공자금이 투입될 기업의 핵심 서비스라는 관점에서 크랙의 성격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화형 서비스 특성상 이용자와 캐릭터 간 상호작용 과정에서 콘텐츠의 적정성이나 이용자 보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크랙이 뤼튼의 외형 성장을 견인한 서비스로 거론되는 상황에서는 해당 서비스가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명분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출처=뤼튼
출처=뤼튼

뤼튼은 이 같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크랙의 이용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뤼튼 관계자는 "PASS 인증을 통해 연령별 콘텐츠를 구분하고 있으며, 청소년 이용자 보호를 위해 기술적 필터링과 모니터링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관련 법규에 따른 운영원칙을 마련한 데 이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 AI 캐릭터챗 안전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 구조 측면에서는 기업용 AI 전환 사업을 통해 B2C 서비스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뤼튼 관계자는 "당사는 지난해 B2B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사내 독립기업인 뤼튼AX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외형 성장을 견인한 주요 축으로 크랙 등 소비자 대상 서비스가 거론되는 만큼, 국민성장펀드 직접투자 심사 과정에서는 기업용 AI 전환 사업의 실질 매출 기여도와 성장성이 함께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서 자금을 유치한 3사는 국가 인프라 차원에서 투자의 타당성이 입증됐다는 시장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대규모 공공자금이 투입되려면 정부 차원의 뚜렷한 전략적 명분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 사업 구조를 고려할 때 뤼튼은 정책적 명분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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