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은 두나무 구주 228만 4000주를 1조원에 현금 취득해 지분율 6.55%를 확보했다.
- 1조원 투자금은 하나금융지주 2025년 이익배당금의 89.8% 규모로 주주환원 자본과 경쟁한다.
- 1조원대 두나무 투자는 보통주자본비율 13.09% 상황에서 주주환원 기준선 유지에 부담을 준다.

|스마트투데이=김한솔, 심두보 기자|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하나은행의 두나무 지분 투자는 주주환원 정책과 직접 충돌하는 거래는 아니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CET1 13% 이상을 전제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는 의미가 작지 않다.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구주 228만4000주를 1조원에 현금 취득하기로 했다. 취득 후 지분율은 6.55%이며, 취득 목적은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한 신금융 경쟁력 확보’로 공시됐다. 공시상 취득금액은 하나은행 자기자본 대비 2.78%, 최근 사업연도말 자산총액 대비 0.18%다.
이번 투자는 손익계산서상 비용으로 즉시 반영되는 성격의 지출은 아니다. 현금이 빠져나가는 대신 두나무 지분이라는 투자자산이 들어오는 구조다. 따라서 거래 종결 시점에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이 1조원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주주환원율이나 배당성향도 거래 자체만으로 바로 낮아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자본배분이다. 같은 1조원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에도 쓸 수 있었던 자금이다. 하나금융지주가 밸류업 정책에서 주주환원을 핵심 지표로 제시한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두나무 지분투자와 주주환원 확대가 동일한 자본을 두고 경쟁하는 선택지로 보일 수 있다. 이번 딜의 의미는 “주주환원율이 낮아진다”가 아니라 “주주환원에 쓸 수 있었던 자본을 성장 옵션에 배분했다”는 데 있다.
2025년 이익 배당에 맞먹는 전략투자
하나금융지주의 2026년 3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따르면 2025년 배당성향은 27.9%, 2025년 이익배당금액은 1조1178억원이었다. 2024년 이익배당금액은 1조159억원으로, 2025년 배당금 증가율은 10.0%였다. 두나무 투자금 1조원은 2025년 이익배당금액의 약89.8%에 해당한다.
즉 이번 투자는 하나금융지주가 한 해 동안 보통주 주주에게 지급한 현금배당에 거의 맞먹는 규모다. 투자금이 작아서 주주환원 정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주환원율 산식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주주환원 여력과 비교하면 크다. 특히 금융지주 투자자들이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주요 투자 포인트로 보는 환경에서는 기회비용이 더 부각될 수 있다.
2025년 배당성향 27.9%와 이익배당금액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하나금융지주의 2025년 순이익 모수는 약 4조원이다. 두나무 투자금 1조원은 이 순이익의 약 25.0%에 해당한다. 이 금액이 모두 주주환원에 쓰였다면 2025년 순이익 기준 총주주환원율을 약 25%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는 규모였다. 물론 실제 주주환원 결정은 CET1, 감독당국 규제, 이사회 정책, 사업계획을 함께 고려해 이뤄진다.
하나금융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보통주자본비율 목표는 기존 특정 수치에서 13.0~13.5% 구간으로 바뀌었고, ROE는 10% 이상을 목표로 제시됐다. 하나금융은 RWA 성장률을 명목 GDP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주주환원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방향도 밝혔다. 이 때문에 두나무 투자는 밸류업 계획의 세 가지 축인 주주환원율, CET1, ROE를 모두 건드리는 거래로 볼 수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비교하면 체감 규모는 더 커진다. 하나금융은 2026년 1분기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주당 1145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두나무 투자금 1조원은 200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의 약5배다. 주주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소각 5회분에 해당하는 자본이 외부 전략지분 투자에 배분된 셈이다.
이미 얇아진 CET1 버퍼를 쓰는 투자
더 중요한 변수는 CET1이다. 하나금융의 2026년1분기 말 보통주자본비율은 13.09%로 집계됐다. 이는 목표 관리구간인 13.0~13.5% 안에 있지만, 하단인 13.0%와의 거리는 0.09%포인트에 그쳤다.
하나금융의 2026년 1분기 위험가중자산은 약 301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4.2% 증가했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CET1 13.09%는 보통주자본 약 39조4000억원에 해당한다. CET1 13.0%를 맞추는 데 필요한 보통주자본은 약 39조1300억원이다. 13% 하단을 초과하는 버퍼는 약 27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두나무 투자금 1조억원은 이 버퍼보다 훨씬 크다. 물론 취득금액 전액이 보통주자본에서 바로 차감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주주환원 확대의 기준선인 CET1 13% 버퍼와 비교하면 이번 투자가 작지 않은 자본배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실제 CET1 영향은 감독자본상 두나무 지분이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단순 민감도만 보면, 2026년 1분기 말 RWA 약 301조원과 CET1 13.09%를 기준으로 투자금이 100% 위험가중자산으로 반영될 경우 CET1비율은 약 13.05%로 낮아진다. 250% 위험가중을 적용하면 약 12.98%, 400% 위험가중을 적용하면 약 12.92%로 내려간다. 두나무 지분이 향후 네이버파이낸셜 주식으로 교환될 경우 분류와 위험가중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하나금융의 이익 적립, 환율, RWA 관리, 배당 및 자사주 소각 시점도 함께 작용한다. 그럼에도 CET1 13%를 주주환원 확대의 기준선으로 삼는 상황에서 1조원대 투자는 추가 환원 여력을 좁히는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 여력과 두나무 투자는 자본 측면에서 경쟁 관계에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보통주자본을 직접 줄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방식이다. 두나무 지분투자는 주주환원은 아니지만 위험가중자산 증가나 자본차감 부담을 통해 CET1을 낮출 수 있다. 두 선택 모두 CET1 13% 이상 유지라는 같은 제약 조건 안에서 이뤄진다.
주주 관점의 질문은 명확하다. 두나무 지분투자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대체할 만큼 높은 기대수익을 낼 수 있는지다. 하나금융이 이번 투자로 신금융 사업 확장, 플랫폼 제휴, 디지털자산 생태계 접근성 확대를 확보한다면 장기 기업가치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반대로 주식교환 지연, 네이버파이낸셜 IPO 불확실성, 가상자산 업황 변동성이 커지면 주주환원 기회비용만 부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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