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올리브영 이선정 대표가 미국 패서디나에 매장을 개점하며 미국 진출을 추진한다.
- CJ올리브영은 약 7045억원 규모 부동산을 취득하며 3600㎡ 규모 물류센터 등을 구축했다.
- CJ올리브영은 현금보유액이 255억원으로 유동성 상환 의무 등에 따른 재무 부담이 크다.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국내에서 명실상부한 K뷰티 쇼핑 성지가 글로벌 핵심 거점인 미국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CJ올리브영 이선정 대표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매장 개점식에서 한 말이다. CJ올리브영이 이 '첫 발'을 내딛기 위해 그동안 단행한 투자가 얼마나 성과를 낼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올영의 美 도전... 브랜드 수출이 아니라 플랫폼 이식
이날 관련 업계 말을 들어보면, 지금까지 K뷰티 브랜드의 미국 진출 공식은 온라인 중심이었다. 아마존 입점, 틱톡숍,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바이럴 등의 방식이다.
올리브영 패서디나점 개점은 이 공식과 결이 다르다.
패서디나점은 애플스토어 옆, 룰루레몬·티파니앤코가 즐비한 패서디나 콜로라도대로에 단층 대형 단독 매장이다.
이 매장에는 애경산업의 메이크업 브랜드 AGE20'S와 LUNA 각각 53개, 23개 품목이 들어간다. 아이소이는 '브라이트닝 세럼' 등 스테디셀러 14종을 들고 입점했다. 아마존 진출 이후 온라인 채널에서 성장해온 이퀄베리도 오프라인 첫 접점으로 올리브영을 선택했다. 미국 얼타 뷰티 등 현지 유통망을 이미 보유한 아누아도 올리브영 채널을 추가했다.
이들 브랜드가 세포라나 얼타 같은 현지 채널 대신, 또는 병행해서 올리브영을 택한 이유가 있다.
올리브영은 2~3주 단위로 매대 큐레이션을 업데이트하고, 미국 소비자 피부 톤을 고려한 쉐이드 구성과 현지화 프로모션을 브랜드별로 지원한다.
국내에서 연매출 100억원을 넘긴 브랜드를 116개 만들어낸 인큐베이팅 모델을 미국에서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K뷰티 중소 브랜드의 사실상 유일한 메이저 유통 채널로 자리잡은 국내 모델을 미국에 접목하려는 시도다.
특히 올리브영이 패서디나에 가져간 것은 K뷰티 브랜드만이 아니라는 데 업계가 주목한다. 약 400개 브랜드 5000여 종의 상품과 피부 진단 기기, 원포인트 스킨케어 컨설팅 서비스,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OY멤버스), 그리고 전용 물류센터와 온라인몰까지, 한국에서 구축한 뷰티 플랫폼 생태계를 통째로 이식했다.
확장 속도·재원 조달 두 바퀴 잘 굴러가야...
올리브영은 2025년 1월 2일 미국 법인(CJ Olive Young USA, INC.)을 설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1년 이상 현지 진출을 준비해왔다.
패서디나 1호점 개점 2주 뒤에는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필드에 올리브영 2호점이 열린다. 올리브영은 이후 서부에서 중남부, 동부권으로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올리브영은 "지난 3월 캘리포니아주 블루밍턴에 약 3600㎡(1100평) 규모의 서부 통합 물류센터를 구축했다”라고 설명했다. 블루밍턴 물류센터는 최대 5000평까지 확장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미국 내 매장 확대를 위한 사전 포석이다.
올리브영의 미국 투자 규모는 회사 재무구조 변화에서 일부 확인이 가능하다. 올리브영의 2025년도 감사보고서상 투자부동산 항목에는 2024년 말 0원이었던 것이 2025년 말 3893억원으로 신규 계상됐다. 임차했다면 재무제표상 리스부채로 잡힌다. 블루밍턴 물류센터가 임차가 아닌 매입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부분이다. 현금흐름표에도 투자부동산 취득에 3925억원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난다.
유형자산에도 변화가 있다. 2024년 말 항목이 없던 토지(2013억원)와 건물(1107억원)이 2025년 말 신규로 잡혔다. 투자부동산(3925억원)과 합산하면 확인된 부동산 취득액만 7045억원이며, 이는 회사 보유 현금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우려되는 것은 그만큼 줄어든 보유 현금이다. 2025년 올리브영 현금 보유액은 3299억원에서 255억원으로 3044억원 줄었다. 반면, 부채는 8206억원이다. 감사보고서 유동성위험 분석을 보면 점포 임차 리스부채 1927억원, 차입금 만기 1454억원, 기타금융부채 2150억원, 매입채무 2586억원 등이 그 것이다.
만일 올리브영이 미국에서 구축하는 모델에 소비자 반응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확장에 차질을 빚으면 현재 재무 구조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미국 모델이 성공을 거둔다면 올리브영 기업가치의 기준점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국내 H&B(홈앤뷰티) 스토어가 아니라, 글로벌 뷰티 플랫폼으로 위치를 재평가 받는 순간”이라며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면서 확장에 성공한다면, 투자 규모를 웃도는 플랫폼의 가치 성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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