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가운데 미국 본사는 짧은 입장만 남겼다.
- 신세계그룹 측은 이번 사태가 미국 본사의 콜옵션 행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스타벅스코리아는 글로벌 라이선스 매장의 17.3%를 차지하는 1위 시장으로 본사의 콜옵션 부담이 크다.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26일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짧은 사과와 철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언급을 남겼다. 별도의 독립적인 성명 없이 사실상 정 회장에게 전면을 맡기는 소극적 대응에 나선 듯 비쳤다.
하지만 이 언급은 이른바 '콜옵션' 가능성 때문에 투자자 및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앞서 신세계그룹 측은 사과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미국 본사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대해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귀책 사유에 따른 불이행이 있을 경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계약서에 명시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현 상황이 콜옵션 행사에 해당하는 귀책 사유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 라이선스 계약의 일반 원칙상, 귀책 해당 여부를 판단하고 콜옵션 행사 통지를 발행하는 권한은 계약 상대방인 미국 본사에 있다. 신세계 측의 '귀책 아니다' 발언은 계약 당사자로서의 자기 해석일 뿐, 본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최종 판단은 계약서 조항과 법원 또는 중재기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다.
사전 통제 없고, 사후 제재도 쓰기 어려운 구조
이번 사태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배구조가 안고 있는 구조적 공백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벅스는 이번 마케팅의 본사 사전 검토 여부에 대한 본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계약상 사전 통제 장치가 있었는지도 오리무중이다.
사후 제재 수단인 콜옵션 역시 행사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2021년 이마트가 스타벅스 본사 보유 지분 중 17.5%를 추가 인수해 67.5%의 최대주주가 됐고, 나머지 32.5%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인수했다.
지분을 모두 넘긴 스타벅스 본사는 브랜드 보호를 위해 라이선스 계약에 '35% 할인 콜옵션' 조항을 설정했다. 신세계그룹의 귀책 사유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거나 계약이 위반될 경우, 스타벅스 본사가 이마트 보유 지분 전량(67.5%)을 시장 가치에서 35%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2021년 거래 당시 기업가치 약 2조700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이마트 보유 지분은 약 1조8000억원 수준이며, 35% 할인율 적용 시 이마트는 6000억원 안팎의 경제적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 실제 손실은 현재 기업가치에 따라 더 클 수 있다.
글로벌 라이선스 시장의 17%…쉽게 손댈 수 없다
하지만 신세계 측은 스타벅스 본사의 콜옵션 '독소 조항'이 실제로 행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같은 판단 배경으론 스타벅스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가 거론된다.
스타벅스가 올해 2분기(2026년 3월 기준) 공시한 국가별 매장 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스타벅스 매장은 2130개로 전체 4만1129개의 5.2%를 차지한다. 미국(1만6944개·41.2%), 중국(7991개·19.4%)에 이어 전 세계 3위 시장이다.
라이선스 체계로 한정하면 한국의 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스타벅스는 본사 직영 외에 현지 파트너가 로열티를 내고 브랜드를 빌려 운영하는 라이선스 체계를 병행한다.
한국은 전 세계 라이선스 매장(1만2309개)의 17.3%를 차지하는 1위 시장이다. 이는 2위 멕시코(957개)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한국은 스타벅스 글로벌 라이선스 체계의 사실상 유일한 대형 시장이다.
성장 기여도 면에서도 한국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2023년 3분기부터 2026년 2분기까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은 3907개 증가했는데, 이 중 한국이 292개(7.5%) 를 기여해 미국(20.5%), 중국(38.7%)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28.5%), 브라질(-43.7%), 쿠웨이트(-10.7%) 등 중동·동남아 주요 시장이 뒷걸음질 치는 동안 한국은 단 한 분기도 빠짐없이 성장을 이어갔다.
이런 구조에서 본사가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것은 수익성이 입증된 2130개 매장을 직접 운영하거나 새 파트너를 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막대한 자본 투입과 운영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콜옵션은 이마트를 향한 제재 수단인 동시에 본사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러 논란을 뒤로 두고 이제 스타벅스코리아는 영업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스타벅스코리아는 오는 6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2주일 동안 스타벅스 카드 잔액을 충전 금액 사용 비율 조건과 관계없이 예외 환불을 지원해 고객 불만과 비판을 정면 돌파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카드 이용약관을 기준으로 최종 충전 잔액의 60% 이상 사용하면 40% 이하에 해당하는 잔액을 환불해 왔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무거운 책임감과 자숙의 마음을 갖고 최근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기준을 완화해 운용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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