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리부터 김도영까지…편의점 '랜덤 보상' 마케팅에 '진심'

포켓몬 빵 30주년·KBO 흥행에 CU·세븐일레븐, 관련 마케팅 총력전 팬덤 마케팅에도 적용…GS25, 플레이브 랜덤 씰 60종

산업 |황태규 기자 | 입력 2026. 05. 28. 13:13
영등포구 인근 CU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포켓몬 빵. (사진=황태규 기자)
영등포구 인근 CU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포켓몬 빵. (사진=황태규 기자)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봉지를 뜯기 전까지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랜덤 보상' 상품이 편의점의 필수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먹거리 판매 공간이었던 편의점이 지식재산권(IP) 팬덤의 집결지로 변모하면서, 캐릭터·아이돌·스포츠 스타를 앞세운 수집형 상품이 업계의 핵심 차별화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CU, 포켓몬 카드팩 3일 만에 25만 개…큰손은 2030세대

2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의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완구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1% 증가했다.

어린이날을 겨냥한 캐릭터 협업 상품이 매출 상승을 주도했다.

캐릭터 상품 구매 고객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20대가 33.1%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28.3%로 뒤를 이어 2030세대의 비중이 전체의 60%를 웃돌았다.

흥행의 중심에는 포켓몬 카드팩이 있었다. 5월 2일 출시된 포켓몬 카드팩 4종은 카드 5장이 무작위로 구성되며, 단 사흘 만에 25만 개가 판매됐다. 한정 수량 26만5000여 팩 가운데 96%가 소진됐다.

이는 단기 '반짝' 현상이 아니다. CU의 캐릭터 IP 협업 상품 매출 신장률은 2023년 320.0%, 2024년 82.2%에 이어 올해 105.7%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 상품 수 역시 2023년 280여 종에서 지난해 370여 종으로 확대됐다. 포켓몬은 올해 30주년을 맞아 서울 전역에서 팝업스토어와 체험 행사를 이어가며 팬덤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CU의 관련 상품 수요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임형근 BGF리테일 상품본부장은 "최근 캐릭터 IP는 단순한 마케팅 요소를 넘어 고객을 점포로 끌어들이는 핵심 콘텐츠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차별화된 경험과 소장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026 KBO 오피셜 컬렉션 카드 제품 이미지. (사진=KBO)
2026 KBO 오피셜 컬렉션 카드 제품 이미지. (사진=KBO)

세븐일레븐, 3년째 스포츠 카드로 팬덤을 매대로

세븐일레븐은 스포츠 카드를 편의점 수집 문화의 정식 콘텐츠로 정착시켰다. 지난 20일 전국 점포에 출시한 '2026 KBO(한국야구위원회) 오피셜 컬렉션 카드'는 1팩 3매에 1000원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무작위로 끼워진 선수 친필 사인 카드가 수집의 설렘을 더한다.

구단명을 완성하는 '알파벳 카드', '승리부적 카드' 등의 구성은 단순 소장을 넘어 완성을 향한 반복 구매를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현역 인기 선수는 물론 이대호·오승환 등 영구 결번 은퇴 선수까지 라인업에 포함시켜 세대를 넘나드는 팬층을 겨냥했다. 다음달 10일에는 수집한 카드를 보관·전시할 수 있는 '2026 KBO 바인더북'도 출시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이 스포츠 카드 시장에 뛰어든 건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축구 K리그 파니니 카드를 시작으로, 2024년 업계 최초로 KBO 컬렉션 카드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KBO 오피셜 컬렉션 카드로 라인업을 고도화했다. 야구에서 시작해 농구·배구 등 종목을 확장하며 쌓인 야구 카드 누적 판매량은 730만 팩, 스포츠 카드 전체로는 1200만 팩을 돌파했다.

GS25는 버츄얼 아이돌 '플레이브' 멤버들의 개성을 담은 빵 5종을 출시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GS25는 버츄얼 아이돌 '플레이브' 멤버들의 개성을 담은 빵 5종을 출시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GS25, 아이돌 팬덤 정조준…플레이브 랜덤 씰 60종

GS25는 게임·애니메이션 IP를 넘어 아이돌 팬덤까지 수집 마케팅의 영역을 확장했다. GS25는 버츄얼 아이돌 '플레이브' 멤버들의 개성을 담은 빵 5종 출시를 시작으로 꼬깔콘, 티머니 교통카드, 증명사진 세트 등 총 9종의 협업 라인업을 완성했다.

랜덤 굿즈가 수집 욕구의 핵심이다. 각 상품에는 카테고리에 따라 60종의 랜덤 씰, 포토카드, 증명사진 등이 동봉됐다. GS25는 오프라인 접점 확대를 위해 전국 8개 주요 점포에서 세미 팝업스토어를 운영했으며, 유동 인구가 많고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지역을 선정해 글로벌 팬덤의 접근성을 높였다.

GS25는 앞서 '퍼즐 세븐틴'과 협업한 캐릭터 빵을 출시하면서 멤버별 스티커 총 65종을 랜덤 1종씩 동봉해 게임 세계관을 오프라인으로 구현한 바 있다. 아이돌 팬덤과 게임 팬덤을 동시에 공략하며 IP 수집 마케팅의 타깃층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세 편의점의 전략에는 공통 문법이 있다.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는 불확실성과 포켓몬·KBO·버츄얼 아이돌 각각의 IP가 가진 팬덤의 구매력을 연결한 것이다.

파이리 띠부씰을 찾아 편의점 문을 열던 소비자들은 이제 김도영 사인 카드와 플레이브 포토카드를 찾아 매대를 뒤지는 식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포켓몬 빵과 같은 IP 기반의 상품 속에는 다양한 랜덤 보상이 들어있고, 인기있는 일부 씰을 수집하기 위한 반복적 소비가 발생할 수 있다. 편의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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