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HLB제약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 실패와 주가 급락으로 위기다. 목표 자금 절반이 증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회사는 유증 계획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면서도 주가 상승을 기다리지는 않는 모습이다.
주가 급락과 자금 부족 위험
13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HLB제약 주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2거래일 연속 급락해 6170원을 기록했다. 회사가 5월 중순 도출한 유증 최초 기준주가(1만6080원) 절반을 크게 밑돈다. 이틀 연속 하한가 수준 하락한 만큼 낙폭은 커질 수 있다.
현재 주가 흐름을 유지하거나 추가 하락하면 총 조달금은 700억원 넘게 줄어든다. 회사는 7월 31일 1차·9월 7일 2차 발행가 중 더 낮은 금액으로 발행가를 정할 예정이다. 발행가 급락은 단기 및 중장기 회사 가치 훼손으로 이어진다.
당장 눈앞 유증 명분인 정부 규제와 이익률 방어 자금이 위태롭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전문의약품(ETC) 위주 제네릭 의약품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HLB제약으로서는 이익률 방어를 필수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는 변화다. 이를 위해 원가율을 개선할 향남 공장 신축에 유증 자금 약 550억원을 배정했다. 250억원은 연구개발 투자금으로 지출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취득 및 약가 산정률 상향을 도모했다.
현재 주가로는 원부자재 구입비와 채무상환 자금 등을 모두 삭감해도 예산이 모자란다. 회사 가용 현금을 모두 투입해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기준 HLB제약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3억원에 그친다. 지난해 76억원에서 감소세를 그린 수치다. 부동산 자산 유동화도 어렵다. 268억원 규모 토지 및 건물 등을 차입금 180억원에 대한 근저당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유증 희석 심화와 연쇄 위험
반대로 유증에 따른 중장기적 주주가치 할인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유증에 따른 회사 자산 증가 효과가 절반으로 감소한다. 주가 계산에 쓰는 주당순이익(EPS)·주당순자산가치(BPS) 등은 신주(1076만2332주·전체 32.81%) 희석 영향이 악화한다. 조달금 감소로 투자금을 줄이면 해당 투자가 창출할 EPS도 자연히 감소한다. BPS는 유증 자금 유입에 따른 자산 증가 득실을 그대로 받아 희석 부담이 더 직접적이다.
연쇄 위험도 불가피하다. 회사가 유증 명분으로 세운 투자가 실제 필수적이라면 자금을 추가 조달해야 한다. 투자 목적인 이익률 방어를 위해서는 이자비용을 늘려 이익률 감소를 부르는 부채를 고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부채와 달리 현금 등 자본 유출이 없는 메자닌이나 추가 유증 등이 선택지다.
이는 지분 희석 심화 위험을 키운다. 주가 하락 국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메자닌을 발행하면 한층 불리한 조건이 붙는다. 추가 잠재적 대기 물량에 따른 주가 압박 역시 리스크 요인인 셈이다.
회사는 신약 허가 자신감과 별개로 유증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FDA 보완요구서한(CRL)이 중국 항서제약 제조시설 문제일 뿐 임상 유효성과 안정성 데이터에 대한 지적이나 추가 임상 요구가 없었다는 것이다.
HLB 관계자는 “FDA 허가 심사를 위한 사전승인실사(PAI)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HLB제약 유증과 관련해 변동 사항은 없고 향후 발생할 경우 공시 등을 통해 투명하게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증 철회 검토나 추가 자금조달 방안 등에 대해선 “이사회 판단, 시장 상황, 투자 계획, 관련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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