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심각한 재무 건전성 악화로 현대바이오 자회사 페니트리움바이오 상장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본업인 임상시험 수탁(CRO) 실적 부진 등으로 자본이 빠르게 잠식되는 상황. 결국 회사가 꺼내든 카드는 '신약 개발사 전환'과 '740억원 규모 유상증자'다. 이 과정 중 주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정보 비대칭에 놓인 일반 투자자 손실 위험이 커지는 흐름이다.
신약 소식⟶주가 급등⟶유증, 금감원 지적 유형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페니트리움바이오는 유증 결정을 두 달여 앞둔 지난 2월 12일 한 실험 결과를 통해 이른바 '가짜 내성 이론'을 주장했다. 항암제 내성이 암세포 자체 유전자 변이보다 약물 전달 실패에서 생긴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주장이다.
해당 소식 이후 회사 주가는 수직 상승했다. 전 거래일인 2월 11일 437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같은 달 마지막 거래일 1만8670원까지 올라 327.2% 급등했다. 이후에는 곧장 유상증자 절차를 밟았다. 유증 주관사인 유안타증권이 페니트리움바이오 기업 실사를 시작한 때는 4월 3일이다.
문제는 일련의 과정 중심에 있는 '가짜 내성' 주장에 대한 신뢰다. 세계 최초 규명이라는 수사와 달리 주장 근거는 췌장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DO) 유전자 분석에 그쳤다. 오가노이드는 환자 종양 조직이나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미니 장기다. 현실 환자처럼 혈관, 면역세포 등과 상호작용하지 못해 동물실험 등에서 보완으로 쓰는 수단이다.
실제 페니트리움바이오가 해당 주장을 근거로 진행하는 관련 임상은 아직 1상인 상황이다. 적응증 역시 췌장암이 아닌 폐암, 유방암,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다. 회사 측도 증권신고서에서 "현재까지의 주요 결과는 전임상 및 오가노이드 기반 연구, 유전자 분석에서 도출된 것"이라며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통한 유효성 및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회사 역시 해당 주장을 중요 정보로 공시하지 않았다. 주가 급등 1주일 뒤 현저한 시황 변동에 따른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도 상호 변경과 주총 등만 공시했다. 언론 등을 통한 정보 전달과 공시는 관계 법령상 사실 증명 등 책임이 현격히 다르다.
금융당국은 이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을 위한 테스크포스(TF)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공시와 보도자료 간 정합성 강화를 제시했다. 보도자료를 통한 과도한 기대 부각을 제약·바이오업계 관행으로 본 판단이다.
내러티브 정반대인 펀더멘탈, 주주 반응은 '싸늘'
주가 기대를 띄운 내러티브와 달리 회사 펀더멘탈은 이미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다. 2023년 138억원이었던 매출은 2024년 97억원, 지난해 93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마저도 신약 매출이 아닌 임상시험 대행 용역 등에서 발생했다.
수익성 추락도 누적이다. 회사는 2023년 19억원, 2024년 159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영업손실도 74억원에 달해 3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굳어졌다. 이대로는 당장 금융이자조차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회사 이자보상배율은 2023년 -2.53배, 2024년 -13.63배, 지난해 -4.15배로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퇴출 위기인 전형적 한계기업의 징후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이 생길 때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페니트리움바이오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은 2023년 17억7600만원에서 2024년 182억원, 지난해 147억원으로 폭증했다. 자기자본 대비 손실률은 2024년 275.03%, 지난해 68.35%를 기록했다. 이미 관리종목 규정치인 2년 연속 50%를 넘는다. 회사는 지난해 파생상품 평가손실 조정으로 간신히 위기를 면했다. 12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평가손실 55억원 등을 차감한 지난해 손실률은 42.83%였다.
회사 스스로도 이번 유상증자가 아니면 이 위기를 넘길 수 없다고 자인한다. 페니트리움바이오는 유증 증권신고서에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법인세 차감 전 순손실이 2023~2025년 평균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올해는 법인세 차감전 순손실률이 50%를 초과하고 내년에는 완전 자본잠식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2027년에도 추가 손실 발생 시 상장폐지 실질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고 상장폐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 상황에서 회사는 평균 10년 이상이 걸리는 항암 신약 개발을 위해 주주 자금을 요청한 것이다. 주주들이 이 계획을 어둡게 보면서 회사 주가는 급락세다. 이날 페니트리움바이오 주가는 9120원에 마쳐 지난 2월 고점 대비 반토막났다. 정보 비대칭 속에서 뒤늦게 뛰어든 일반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상폐 위험과 주가 폭락을 떠안을 처지다.
페니트리움바이오와 모회사 현대바이오, 조부 회사 씨앤팜 등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한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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