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 넣은 맥주 한 캔"…침체된 수제맥주, 개인화로 돌파구 찾는다

12캔 소량 주문·1일 배송 커스텀 캔맥주 플랫폼 등장 한정판 소주로 번지는 '나만의 술' 트렌드

산업 | 황태규  기자 |입력
세 줄 요약
  • 데일리비어 술이지는 12캔부터 주문 가능한 커스터마이징 맥주 플랫폼으로 인기를 끈다.
  • 세븐일레븐은 최강록 셰프가 기획한 네오25화이트를 통해 퍼스널 브랜딩 주류 시장을 공략한다.
  • 2025년 누적 술자리 횟수는 2812만 건으로 전년보다 12.4% 감소하며 초개인화가 대안이 됐다.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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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스마트폰으로 사진 한 장을 올리면 1분 만에 세상에 하나뿐인 맥주가 만들어지는 시대가 열렸다. '나만의 취향'을 담은 커스터마이징 제품이 소비문화의 새 축으로 부상하면서, 침체 국면에 빠진 주류 업계가 이같은 초(超)개인화 트랜드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12캔으로 만드는 '세상에 하나뿐인 맥주'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생활맥주'를 운영하는 데일리비어가 선보인 커스터마이징 캔맥주 플랫폼 '술이지(SOOLEASY)'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술이지 팜플렛. (사진=술이지)
술이지 팜플렛. (사진=술이지)

술이지는 과거 대량 발주가 전제였던 주류 커스터마이징의 최소 주문을 12캔으로 낮춰 진입 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웹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사진이나 문구를 넣는 것만으로 1분 만에 제작을 완료할 수 있고, 결제 후 하루 만에 배송받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날 데일리비어에 따르면, 주류 커스터마이징 수요는 빠르게 커지고, 다양해지는 중이다. 이른바 '얼굴 스티커 캔맥주', '사진 넣는 맥주'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웨딩 답례품과 결혼식 기념 맥주, 아이돌 팬덤의 조공(朝貢) 굿즈, 기업 창립기념일 VIP 선물, 홈파티용 이색 맥주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주문이 몰린다는 설명이다.

품질 면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2025 대한민국국제맥주대회(KIBA)에서 3관왕을 차지한 비건 인증 수제맥주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며 '굿즈 수준의 술'이라는 인식을 넘어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술이지의 행보는 수제맥주 업계 전반이 처한 위기와 맞닿아 있다. 기성 제품만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새로운 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했다는 것이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했다가 최근 수년간 가파른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올해 초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받았고, 세븐브로이는 2025년 6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논알코올·소주까지 번지는 '나만의 술' 트렌드

주류 커스터마이징 전략은 음주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최근의 흐름에도 적극 대응 중이다. 실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연구 결과를 보면, 2025년 누적 술자리 횟수는 2812만 건으로 2024년(3210만 건)에 비해 12.4% 감소했으며, 외식 주류 판매량 역시 9329만 개로 전년 대비 13.5% 줄었다.

이런 추세를 읽은 술이지는 최근 '베스트 오브 2026(Best of 2026)' 논알코올 부문 수상 제품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비음주 소비자층을 커스터마이징 시장 안으로 끌어들였다.

소주 시장에서도 개인화 트렌드가 확산 중이다. 다만 방식이 다르다.

소비자가 직접 라벨을 설계하는 캔맥주 플랫폼형과 달리, 소주는 셰프·셀럽과의 협업을 통해 특정 인물의 정체성을 제품에 녹인 '콜라보형 개인화'가 주를 이룬다.

세븐일레븐은 최강록 셰프와 손잡고 올 1월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네오25화이트'를 선보였다. 상품 기획 단계부터 최강록 셰프가 직접 참여해 블렌딩과 테이스팅을 거쳤고, 라벨에는 셰프의 사진과 사인을 담아 한정판 성격을 강조했다. 단순히 유명인 얼굴을 붙인 마케팅이 아니라, 원재료 선정부터 병 디자인까지 기획 전 과정에 셰프가 개입했다는 점에서 '퍼스널 브랜딩 주류'로 주목받았다.

라벨 자체를 감각적 경험의 장치로 활용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새로'는 2025년 11월 '아홉 꼬리 에디션'을 출시하며 변온 라벨을 적용했다. 상온에서는 꼬리가 여섯 개, 냉장 상태에서는 아홉 개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커스터마이징이 수제맥주와 소주를 넘어 주류 시장 전반의 생존 방정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규제와 시장 사이의 균형 조절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2026년 소비 트렌드로 '초몰입·초효율·초개인'을 꼽으며, 소비자가 확신을 갖고 나만의 선택을 하는 소비 성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주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기업 관계자는 "주류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 기업들은 논알코올 시장으로의 진출, 특별한 주류 경험 제공 등 여러 방면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며 "커스터마이징과 유명 셰프 협업 역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조치에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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