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도 2025년 영업이익은 9억 2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94% 급감하며 본업 부진이 심화됐다.
- 도시락루스 지분법이익 1051억 6000만 원 유입으로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1097억 원을 기록했다.
- 실제 배당금 수령액은 51억 원에 불과해 회계상 이익과 현금 창출력 사이의 간극이 매우 크다.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팔도의 2025년 재무제표에서 괴리가 느껴지는 2가지 수치가 이목을 끈다. 영업이익 9억원과 당기순이익 1097억원.
지난해 팔도의 매출은 10% 이상 줄었고,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늘었다. 그 배경에는 러시아가 있다.
본업은 좌초 중…영업익 94% 날아갔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팔도의 2025년 매출액은 4737억원으로 전년(5280억원)보다 543억원 줄었다. 전년 1746억원이던 상품 매출이 1329억원으로 쪼그라들며 417억원이 빠져나갔다.
매출총이익이 1605억원으로 줄어드는 동안 판매비와 관리비가 1596억원에 달해 이를 거의 전부 잠식했다. 매출 하락에도 지급수수료(500억원)·운반비(203억원)·광고선전비(162억원) 등 고정적 비용을 유지한 결과다.
영업이익은 9억2800만원. 전년(153억원) 대비 94% 감소로, 국내 사업은 손익분기점을 가까스로 넘어섰다.
순이익은 늘었다…1088억을 메운 지분법이익
그런데 당기순이익은 1097억원으로 전년(1014억원)보다 83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사이의 간극이 무려 1088억원에 달한다. 이 간극을 메운 것은 영업외수익 항목에 자리한 ‘지분법이익’ 1095억원이다.
지분법이익이란 피투자 법인 순이익의 지분율 해당분을 투자 법인 손익으로 회계상 인식하는 방식이다. 팔도가 지분을 보유한 법인이 돈을 벌면 그 일부가 팔도 순이익으로 잡힌다는 얘기다. 지분법이익(1095억원)에서 지분법손실(67억5000만원)을 뺀 순 지분법이익만 1027억원으로, 당기순이익 1097억원의 대부분을 이 항목 하나가 채운 셈이다.
지분법이익의 96% 혼자 담당한 도시락루스
감사보고서에 공시된 지분법 평가내역을 뜯어보면 구조가 더 선명해진다. 팔도는 ㈜에치와이·KOYA(유)·도시락루스(유)·덕기식품상해(유)·㈜팔도테크팩 등 다수 법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법인별 지분법손익은 다음과 같다.

전체 지분법이익 1095억원 가운데 도시락루스가 홀로 1051억6000억원을 기여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96.1%다. 지분법손실 67억5000만원의 주체는 ㈜에치와이로 확인된다.
도시락루스는팔도가 1990년대 러시아에 진출하며 설립한 현지 합작법인이다. '도시락(Doshirak)' 브랜드는 러시아 컵라면 시장에서 수십 년째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지에서는 컵라면 자체를 지칭하는 보통명사로 쓰일 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확고하다. 2025년도시락루스의매출은 5009억원으로 팔도 국내 매출(4737억원)을 넘어섰다.
실제 현금은 51억뿐…'회계 이익'의 한계
이런 지분법이익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 우려된다. 현금이 실제로 들어오지 않아도 이익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현금흐름표 기준, 2025년 팔도가 지분법 투자법인으로부터 실제 수령한 배당금은 51억원에 불과하다. 전년(195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회계상 인식한 지분법이익(1095억원)과 실제 현금 회수액(51억원)의 차이가 1044억원에 달한다.
현금흐름표에서도 지분법이익 1095억원 전액은 '현금의 유입이 없는 수익'으로 차감 처리된다. 202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10억원으로, 순이익 규모와 실제 현금 창출력 사이의 차이는 극명하다.
러시아에 집중된 수익 구조도 팔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서방 기업들이 대거 철수한 덕분에 도시락루스의 시장 지위가 더욱 강화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경쟁자의 빈자리가 팔도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온 셈이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매출을 넘어선 러시아 도시락루스의 실적이 흔들리면, 영업이익이 9억원대에 불과한 팔도 본사의 입장에서는 방어가 힘들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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