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고려아연 역외 순환출자 판단 임박…체크포인트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대법원 기각,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엔 영향 없어 원심 "설령 법 위반 있더라도" 가능성 열어둬 공정위 판단, 기관투자가 표심 가를 핵심 변수

증권 | 심두보  기자 |입력
경영권분쟁 썸네일.jpg
경영권분쟁 썸네일.jpg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역외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결론이 임박했다.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은 고려아연이 지난해 초 호주 손자회사를 통해 영풍 주식을 취득하고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심사보고서 작성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사 시작으로부터 약 1년 만이다. 공정위의 판단은 단순한 행정 제재를 넘어 경영권 분쟁의 명분 싸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 4월2일에 MBK-영풍측이 낸 가처분 신청을 최종 기각했다.

호주 손자회사를 활용한 순환출자 구조 형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2025년 1월 임시 주총을 앞두고 호주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영풍 지분 10% 이상을 취득했다. 이로써 '고려아연 → 선메탈홀딩스(SMH) → SMC → 영풍 → 고려아연'의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됐고,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5.42%의 의결권이 임시 주총에서 행사되지 못했다. 3월 정기 주총에서는 SMC 보유 영풍 지분을 SMH에 현물배당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변형해 다시 영풍의 의결권을 차단했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1,2심 법원과 대법원이 모두 이를 기각했다. 최 회장 측은 이를 근거로 경영권 방어의 정당성이 사법적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지적도 언급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2일 가처분 신청을 최종 기각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상호주 뿐 아니라 자본시장법과 공정거래법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주문에 넣으면서 공정위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상법상 의결권 제한의 절차적 적법성을 심사한 것이지, 공정거래법상 탈법행위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원심 결정문은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 경영진이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하면서도, "이에 관하여는 본안소송에서 충분한 증거조사와 심리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원심은 "설령 채무자 등이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적용이 배제되기까지 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법 위반 시 형사·행정 제재는 가능하지만, 이미 발생한 상법상 의결권 제한 효력이 자동으로 소급 배제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탈법행위 성립의 핵심 쟁점: 목적

현행 공정거래법 제21·22조는 국내 계열사 간 거래에만 적용된다. 고려아연 측은 SMC가 해외 법인임을 들어 직접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 조사의 핵심은 제36조(탈법행위 금지) 위반 여부다. 탈법행위 판단을 위해서는 규제 회피 목적, 우회 수단 사용 여부, 법이 금지한 출자와 동일한 효과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고려아연 측은 이 행위가 적대적 기업인수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경영권 방어였다고 주장한다. 원심도 "채무자 경영진의 개인적 목적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적대적 기업인수 시도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었는지"를 본안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목적 판단이 탈법행위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가 탈법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최 회장 측은 그간 있었던 법적·도덕적 정당성 시비에서 완전히 해방된다. 반대로 공정위가 자칫 탈법행위로 판단할 경우에는 시정조치 등 공정위 관련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특히, 공정위의 이같은 조치에도 이미 완료된 주총 결의의 효력은 자동으로 취소되지는 않는다. 공정위 결론이 기관투자가들의 표심에도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언어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