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11대4→9대5…방패 얇아진 고려아연, 영풍·MBK 견제 커진다

집중투표 결과 양측 의석 격차 7석→4석으로 축소…영풍·MBK 비중 확대 분리선출 감사위원 안건 부결로 '이민호 선임' 무산

증권 | 김나연  기자 |입력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24일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의 큰 틀을 지켜낸 자리로 평가받지만, 주총 결과를 뜯어보면 내부 구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남았다. 이사회 과반은 유지했지만, 주총 결과는 최 회장 측 우위가 이전보다 더 팽팽한 구도로 재편됐음을 보여줬다.

이사회는 지켰지만 격차는 줄었다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이사회 과반을 유지했다. 하지만 주총 이후 이사회 지형은 이전과 달라졌다. 이날 이사 선임 집중투표를 통해 월터 필드 맥랠런, 최윤범, 황덕남, 최연석, 이선숙 후보자가 새 이사로 선임됐다. 크루시블JV 소속 맥랠런 후보자를 최 회장 측으로 분류하면, 기존 11대 4였던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으로 재편된다. 과반은 유지했지만 이사회 내 양측의 의석 격차는 확연히 좁혀졌다.

이는 표면적인 경영권 수성과 별개로 이사회 내부의 힘의 균형이 재편됐음을 의미한다. 주총 전까지는 최 회장 측이 비교적 넉넉한 우위를 바탕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 구조였다면,주총 전까지는 최 회장 측이 비교적 넉넉한 우위를 바탕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 구조였다면, 이제 이사회 내 영풍·MBK 측이 차지하는 비중과 견제력은 한층 높아졌다. 향후 주요 투자안과 지배구조 안건, 주요 경영 판단을 둘러싼 영풍·MBK 측의 영향력도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52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 사진=고려아연 제공
제52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 사진=고려아연 제공

감사위 확장 제동…이민호 선임도 무산

이사회 구도가 9대 5로 재편된 데 이어, 이민호 사외이사의 분리선출 감사위원 진입이 무산된 점도 영풍·MBK 측에 유리한 결과로 평가된다. 유미개발이 제안한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확대' 안건이 주총에서 부결되면서 이 후보의 선임안은 표결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최윤범 회장 측으로선 감사위원회 내 우호 인사 1석을 추가 확보하려던 시도가 막힌 셈이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확대'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고려아연과 유미개발 측은 개정 상법을 근거로 제시했다. 향후 개정법에 따라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추가 선임해야 하는 만큼,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 5명만 먼저 뽑고 남는 1석은 추후 감사위원 몫으로 비워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미개발 측은 "해당 안건(2-8호)이 부결될 경우 이번 회의에서 추가 선임이 불가능해지므로, 추후 선임을 위해서라도 이사 1인 공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풍·MBK 측은 이에 대해 반론을 내놨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세운 특수목적회사(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측은 개정 상법에 따라 정관 변경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시행일이 9월 10일인 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도 회사가 이번 주총에서 이를 서두르는 이유는 결국 “사외이사로서의 임기가 만료되는 이민호 후보를 분리선출 감사위원으로 선출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민호 후보 개인에 대한 반대 의견도 이어졌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측은 “이민호 후보는 이미 사외이사, 감사위원으로 일하면서 이그니오홀딩스, 원아시아 투자 등에 대해 제대로 된 감시의무를 하지 않았다”며 “한국ESG기준원에서도 이민호를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에 반대했고 국민연금도 이민호 후보의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에 반대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민호 사외이사 선임 무산은 이사회 재편과도 맞물린다. 최 회장 측은 이사회 과반 유지에는 성공했지만, 감사위원회까지 기존 우호 구도를 연장하거나 복원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이사회에서는 방어에 성공했지만, 감시기구까지 같은 흐름으로 정비하지는 못한 셈이다.

감사위원회는 일반 사외이사 자리와 성격이 다르다. 회계와 내부통제, 경영진 업무집행을 들여다보는 기구이기 때문이다. 누가 감사위원회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회사 안에서 정보를 보는 범위와 견제 강도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주총에서 이민호 사외이사 선임이 무산된 것은 단순히 한 자리가 채워지지 않았다는 의미를 넘어, 최 회장 측이 이사회 내부의 감시축까지 추가로 넓히지는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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