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급했던 최윤범 회장 도운 베인캐피탈, 얼마나 벌었을까?

증권 | 심두보  기자 |입력

1년 6개월 만에 지분 전량 블록딜 매각 성사 투입 원금 4000억원 대비 차익 1000억원 상회 풋옵션 및 레버리지 활용한 철저한 자본주의 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베인캐피탈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최윤범 회장의 백기사로 참여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했다. 2026년 4월 8일 베인캐피탈은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블록딜을 단행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베인캐피탈은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뒀다.

베인캐피탈은 지난 2024년 10월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던 시기에 대항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확보에 나섰다. 당시 베인캐피탈은 주당 89만원 수준의 가격으로 장내매수 및 공개매수를 진행하여 고려아연 지분 2.01%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총투자 원금은 약 4000억원 규모로 집계되었다. 최윤범 회장 측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 지분이 절실한 상황이었으며 베인캐피탈은 이 틈을 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26년 4월 8일 블록딜을 통해 베인캐피탈은 보유 지분 41만9082주 전량을 메리츠금융그룹에 넘겼다.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베인캐피탈이 회수한 총금액은 5000억원대 초반으로 산출된다. 투자 기간 1년 6개월 동안 발생한 단순 표면 매각 차익만 1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총투입 원금 4000억원 대비 30%를 웃도는 높은 누적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철저한 하방 방어와 대규모 레버리지 활용

베인캐피탈의 이번 투자는 백기사라는 우호적인 명분 이면에 철저한 하방 방어 논리가 깔려 있었다. 베인캐피탈은 투자 초기 단계부터 투자금 회수를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계약 구조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구조적 안전장치는 주가 하락이나 경영권 분쟁 패배 시에도 원금과 일정 수익을 보전받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안전장치의 핵심은 연 13%대 수준의 보장 수익률을 최윤범 회장 측과 합의한 부분이다. 이는 사실상 풋옵션 성격을 지니며 주가 변동성과 무관하게 베인캐피탈의 최소 수익을 확정 짓는 장치로 기능했다. 경영권 방어에 실패하거나 고려아연 주가가 매수 단가인 89만원 아래로 하락하더라도 베인캐피탈은 연 13%의 이자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베인캐피탈은 시장의 리스크를 최윤범 회장 측에 전가하고 자신들의 이익 하방을 닫아둔 채 투자를 진행했다.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두 번째 핵심 전략은 타인 자본을 활용한 대규모 레버리지의 실행이었다. 베인캐피탈은 4000억원의 총투자금 중 순수 자기자본의 투입 비율을 극단적으로 최소화했다. 대신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약 37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및 인수금융을 조달하여 투자금을 충당했다. 이를 통해 베인캐피탈은 자체 자금의 기회비용을 줄이고 자기자본이익률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재무적 기술을 구사했다.

조달한 인수금융의 초기 금리는 연 5.7% 수준이었으며 이후 6.3% 수준으로 대환된 것으로 파악된다. 베인캐피탈은 최윤범 회장 측으로부터 연 13%의 보장 수익률을 확보했으므로 금융 기관에 지급할 6%대 이자를 차감하고도 안정적인 스프레드 마진을 남길 수 있었다. 표면적인 차익은 총투자금 대비 30% 수준이지만 약 300억원의 순수 자기자본 기준 내부수익률은 이를 크게 초과한다. 차입 비용을 제외한 순매각 차익을 순수 자기자본에 대비하면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은 수백 퍼센트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위험, 고수익 → 중위험, 중수익으로의 이동

베인캐피탈의 엑시트(exit) 시점은 고려아연의 실적 안정화 및 최윤범 회장의 재무적 부담 가중 시점과 맞물려 있다. 고려아연은 2025년 기준 매출 16조원을 돌파하며 경영권 분쟁의 여파를 딛고 본업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윤범 회장 입장에서는 베인캐피탈에 지급해야 하는 연 13%대의 비용이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최윤범 회장은 고비용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백기사의 지분을 대체할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찾아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금융그룹이 새로운 투자자로 등판하여 베인캐피탈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바통 터치가 이루어졌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베인캐피탈보다 낮은 연 6%대의 보장 수익률에 합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인캐피탈은 리스크가 가장 높았던 시기에 진입하여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수취하고 엑시트하는 정석적인 행보를 보였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 딜에 참여했다.

이러한 투자 회수는 자금의 장기 묶임을 방지하기 위한 출구 전략이 사전에 마련되었기에 가능했다. 사모펀드는 펀드 만기와 출자자 수익 배분 일정을 고려해야 하므로 유동성 확보가 투자 결정의 최우선 순위다. 베인캐피탈은 경영권 분쟁의 승패와 관계없이 특정 기간 이후 지분을 매각하거나 현금화할 수 있는 조항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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