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터뷰

석유화학 넘어 방산·IDC까지…산업 AI 경쟁력 증명한 원프레딕트

원프레딕트 성민석 부사장 인터뷰 예지보전 넘어 통합 AI 운영 체계로 확장 회전체·온프레미스·해외 매출로 남다른 해자 입증

산업 | 김나연  기자 |입력
원프레딕트 성민석 부사장 | 사진 = 원프레딕트 제공
원프레딕트 성민석 부사장 | 사진 = 원프레딕트 제공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산업 AI의 가치는 사업으로 증명된다. 공장 안의 판단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 성립하려면, 그 기술이 실제 고객의 돈을 움직이고 다른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어야 한다. 원프레딕트는 이 지점에서 자신들의 승부가 갈린다고 본다. 단일 설비 예지보전과 클라우드형 SaaS에 머물렀던 초기 모델에서 벗어나, 공장 운영 체계 전체를 겨냥한 제품 중심 전략과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원프레딕트가 말하는 산업 AI는 여기서부터 비로소 사업이 된다.

현장의 리얼리티가 바꾼 사업 모델

원프레딕트는 사업 초기, 예지보전 솔루션을 SaaS 형태로 공급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현장의 데이터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과정에서, 고객의 실질적인 수요가 단일 설비의 모니터링을 넘어 거대한 공장 운영 체계 전체의 고도화에 있다는 점을 간파했다. 고객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대상은 진단 리포트를 넘어서, 공장 전체를 가동 중단과 대규모 불량으로부터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통합 운영 체계였다는 뜻이다.

이러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사업 방식의 유연한 전환도 이뤄졌다. 국내 AI 전환을 선도하는 핵심 고객군인 대기업과 공기업은 엄격한 보안 규정상 내부 핵심 데이터의 외부 클라우드 반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경우가 많다. 성민석 부사장은 이 때문에 현장의 까다로운 보안 및 폐쇄망 요구까지 완벽히 충족하는 온프레미스(사내 구축형) 방식이 한국의 제조업 환경에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특수한 산업 환경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본격적인 스케일업(Scale-up)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기민하게 반영한 이 전략적 진화는 곧장 뚜렷한 실적 성장으로 입증됐다. 2024년 7억 원 남짓이던 수주액은 이듬해 100억 원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200억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성민석 부사장은 "개별 기업의 특정 문제를 해결해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의 공통 수요를 규격화된 제품으로 묶어낸 게 결정적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로젝트를 반복 수행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공통 문제를 제품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체질을 바꾼 결과라는 의미다.

13개월과 2주, '회전체'가 만든 격차

원프레딕트의 기술 해자는 데이터가 생성되는 가장 밑단의 하드웨어부터 데이터의 수집, 전처리, 학습, 그리고 최종 현장 도입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체를 직접 통제한다는 데 있다. 산업 AI는 모델만 좋아서 되는 사업이 아니라, 현장 데이터를 실제로 다루는 체계가 있어야 작동한다는 논리다.

원프레딕트는 이를 세 가지 층위로 구조화했다. 공장 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하는 데이터 플랫폼 '사이클론', 설비와 공정의 이상 징후를 읽어내는 진단 엔진인 파운데이션 모델, 그리고 그 판단 결과를 현장의 운영 시스템과 결합하는 애플리케이션 'PDX'다. 사이클론을 통해 양질의 멀티모달 데이터가 정제·수집되면, 파운데이션 모델이 이를 진단하고, 그 결과물은 PDX를 통해 현장에서 즉각 쓰일 수 있는 처방전으로 전달된다. 성민석 부사장은 "이 세 가지 층위가 실제 현장에서는 유기적인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프레딕트는 이 수직 계열화된 구조가 다른 회사와의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그중에서도 파운데이션 모델의 기반이 된 회전체 분야의 전문성이 핵심이다. 펌프, 모터, 터빈, 로봇팔처럼 산업 현장의 핵심 설비 다수가 회전체로 이뤄져 있어 산업 AI에서는 회전체 에 대한 이해도가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창업 단계부터 이에 대한 연구와 경험이 이미 깊게 쌓여 있었던 원프레딕트는 이를 바탕으로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 

성민석 부사장은 “직접 개발하지 않은 오픈소스 모델을 가져와 튜닝해 현장에 맞추려는 경쟁사들은 길게는 13개월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며 “원프레딕트는 회전체에 대한 사전학습과 도메인 축적이 있어서 실제 현장 적용을 2주에서 4주 수준으로 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이 시간 차이가 곧 도입 속도이자 사업성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것이 성민석 부사장의 설명이다.

자체 개발한 산업 AI 전용 데이터 수집 장치(DAQ)도 현장의 데이터를 직접 '생성'하고 '수집'하는 하드웨어 첫 단부터 쥐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탄생했다. 원프레딕트는 현재 식음료 대기업과 자동차 1차 협력사 5곳 등에 솔루션을 납품하며 하루 100만 건 수준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민석 부사장은 “원프레딕트의 특징은 AI에 필요한 전체 밸류체인을 모두 쥐고 있다는 것”이라며 “데이터가 발생하고 수집되는 첫 단계부터 이를 처리해 AI를 학습시키고, 최종적으로 현장에 적용하는 끝단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커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섹터를 가리지 않는 원프레딕트 기술의 확장성

원프레딕트의 사업 확장은 특정 산업군의 경계에 얽매이지 않는다. 제조업 현장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면 '회전체'와 그에 따른 '성능 관리'라는 공통의 과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의 서버 열기를 식히는 항온항습 장치나 냉각기 역시 회전체의 효율 문제로 귀결된다. 고속 철도 차량이나 군용 전차, 항공기 엔진과 미사일 내부의 구동 설비도 극한 환경에서 퍼포먼스를 안정적으로 제어해야 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메커니즘을 가진다. 원프레딕트가 주요 고객사들이 포진해있는 석유화학을 넘어 IDC, 철도, 방산, 제약까지 확장을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프레딕트는 이것이 범용 AI와 구분되는 버티컬 AI의 특성라고 설명한다. 챗GPT 같은 범용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넓게 다룬다면, 원프레딕트는 산업 현장에 깊게 들어가 물리 구조와 운영 맥락을 함께 이해하는 방향을 택했다는 것이다. 성민석 부사장은 “자동차 부품사라 할지라도 파이프 압출과 섀시, 헤드라이트 공정이 다 다르다”며 “산업 AI는 맞춤화가 필수적이며, 그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 연장선에서 원프레딕트는 향후 1~2년 안에 멀티 에이전트 구조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일 패키지가 모든 과제를 처리하는 방식에서, 전처리와 자연어 기록 해석, 작업 지시 등 특정 기능에 특화된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형태로 가겠다는 구상이다. 성민석 부사장은 “앞으로는 하나의 모델이 다 하는 방식보다 여러 특화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구조가 더 현실적일 수 있다”며 “산업 현장에 맞는 방식으로 그 구조를 가져오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 증명한 원프레딕트의 경쟁력

원프레딕트는 자사의 기술과 사업 모델이 해외 시장에서도 통용되는지를 핵심 검증 지표로 삼고 있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지사를 설립하고, 북미 최대 규모 정유 기업인 모티바(Motiva)와 계약을 체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한 개념 검증(PoC) 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계약과 현지 실매출을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를 둔다.

성민석 부사장은 “해외를 상대로 단발성 기술 검증에서 그치는 경우는 많지만, 정식 계약을 맺고 매출을 일으키는 회사는 드물다”며 “원프레딕트는 텍사스 지사를 통해 모티바와 실질적인 거래를 만들었고, 2025년부터 현지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국 B2B 소프트웨어 기업이 북미 메이저 대기업과 직접 거래를 트는 사례는 드물다는 점에서, 원프레딕트는 이를 중요한 이정표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민석 부사장은 “우리는 긴 시간 동안 글로벌 세일즈를 준비해 왔고, 그 결과를 시장에서 증명하고 싶다”며 “문제 하나를 해결해주는 용역 회사가 아니라, 제품 중심의 산업 AI 회사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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