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알뜰폰 업계가 강화된 휴대전화 개통 절차와 이동통신 3사의 저가 요금제 확대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명수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스마트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용자 불편을 줄이고 개인정보 보호와 고객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한편, 알뜰폰의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이동통신사가 판매하는 모든 요금제를 도매로 제공해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6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과 모바일 신분증, 당일 발급 주민등록초본 등을 활용한 추가 본인확인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명의도용과 불법 개통을 막기 위한 조치로, 알뜰폰 업계도 개통 지연과 인증 오류를 줄이기 위한 현장 대응에 나섰다.
이통 3사의 2만원대 5세대이동통신(5G) 요금제 확대로 알뜰폰과의 가격 차이도 좁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고 회장에게 다중 본인확인 제도의 현장 대응과 전파사용료 감면 효과, 저가 요금제 확대에 따른 대응 전략 및 도매제공 제도 개선 방향을 서면으로 물었다.
다중 본인확인 시행…“개통 지연 최소화”
고 회장은 강화된 본인확인 절차가 명의도용과 불법 개통을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시행된 다중 본인확인 제도는 이용자 입장에서 가입 절차가 다소 늘어난 것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명의도용과 불법 개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중요한 안전장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기에는 가입 절차가 생소하거나 시스템의 일시적인 오류 등으로 개통 지연을 겪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며 “과기정통부가 대체수단 도입에 따른 안내 매뉴얼을 제작하고 있는 만큼 매뉴얼이 배포되면 상담 직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회원사들의 가입 절차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개통 지연과 인증 오류를 줄일 계획이다. 안면인증 이용이 어렵거나 스마트폰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에게는 모바일 신분증과 주민등록초본 등 대체수단을 적극 안내하기로 했다.
고 회장은 “가입 절차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개통 지연과 오류를 줄이겠다”며 “이용자 편의성과 보안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및 회원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얼굴정보 보호도 과제…“인증 후 즉시 폐기”
본인확인 절차가 강화되면서 개통 과정에서 처리되는 얼굴정보의 불법 보관과 활용 여부도 이용자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고 회장은 안면인증 과정에서 촬영되는 얼굴정보가 사업자에게 별도로 보관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안면인증 과정에서 촬영되는 얼굴정보는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인증 절차에만 활용된다”며 “인증이 완료되면 필요한 정보를 제외한 생체정보는 즉시 폐기되고 사업자가 이를 임의로 활용하거나 저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된 이미지는 신분증 발급기관이나 정부가 공인한 본인확인기관의 시스템으로 암호화돼 전송된다”며 “해당 기관에서 신분증 사진과의 일치 여부를 확인한 뒤 인증 완료와 함께 파기하는 절차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회원사들이 정보보호관리체계와 과기정통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보안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5월 안면정보 처리의 법적 근거와 이용자의 실질적인 선택권이 충분하지 않다며 대체 인증수단 마련과 개인정보 최소 처리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정부는 모바일 신분증과 주민등록초본을 대체수단으로 도입하고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고 회장은 “정부 및 사업자들과 함께 디지털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보다 쉽고 편리한 가입 환경을 마련하겠다”며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확인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파사용료 90% 감면…“전체 비용 구조 봐야”
한편,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전파사용료 감면율을 현행 50%에서 90%로 높이고 감면 기한을 3년 연장하기로 했다.
확대된 감면율은 하반기 전파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2027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동통신 3사에 적용하는 데이터 안심 옵션을 알뜰폰으로 확대하고, 오는 8월 알뜰폰 종합대책도 발표할 계획이다.
고 회장은 이번 전파사용료 감면 확대가 원가 부담이 큰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경영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전파사용료 감면을 확대하고 지원 기간을 연장한 것은 알뜰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이라며 “경영 안정을 꾀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파사용료 감면만으로 초저가 요금제나 이른바 ‘0원 요금제’를 장기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고 회장은 “저렴한 요금제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려면 망 도매대가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와 고객 응대 비용 등 전체 비용 구조가 함께 안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파사용료 감면은 사업자가 부담하는 비용 일부를 줄이는 조치다. 그러나 알뜰폰 사업의 핵심 원가인 망 도매대가와 고객센터 운영비, 정보보호 투자비 등이 그대로라면 감면 효과가 최종 요금 인하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고 회장의 판단이다.
다만, 고 회장은 “감면 확대 대상에서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가 제외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통 3사 저가 공세…“더 싸다는 것만으로 부족”
알뜰폰이 시장에서 마주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최근 2만원대 5G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알뜰폰과 이통 3사 간 가격 차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고 회장은 알뜰폰이 앞으로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통신 3사가 2만원대 저가 5G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알뜰폰의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단순히 ‘더 싸다’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신 다수의 사업자가 서로 다른 소비자의 이용 형태에 맞춘 상품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알뜰폰의 강점으로 꼽았다. 데이터 사용량과 가입 기간, 연령과 콘텐츠 이용 방식 등에 따라 요금제를 세분화하고 특화 혜택을 붙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 회장은 “알뜰폰은 다양한 사업자가 이용자의 특성에 맞는 요금제를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합리적인 요금에 명확한 이용 편의와 특화 혜택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가격 경쟁뿐 아니라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결합상품, 차별화된 혜택, 향상된 고객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의 선택 폭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모든 요금제 도매 제공해야”
고 회장은 임기 중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이동통신사가 판매하는 모든 요금제의 도매 제공을 꼽았다.
알뜰폰은 자체 이동통신망 없이 이통 3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통사로부터 어떤 요금제로 도매제공을 받는지에 따라 알뜰폰이 구성할 수 있는 상품과 최종 판매가격이 달라진다.
현재는 이통사가 지정한 일부 요금제에 대해서만 수익배분(RS) 방식의 도매제공이 이뤄지고 있어 알뜰폰 사업자가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도 이동통신사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모든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에게 도매로 제공하도록 의무화한 구조는 아니다. 과기정통부 장관이 통신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일부 서비스를 도매제공 의무서비스로 지정·고시하는 방식이다.
고 회장은 “현재까지는 이통사가 지정한 한정된 요금제만 수익배분 방식으로 도매 제공하고 있다”며 “자체 통신망이 없는 알뜰폰 사업자는 실질적인 상품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통신사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모든 요금제를 알뜰폰에도 도매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이동통신사가 새로 출시한 저가 요금제나 데이터 상품이 도매제공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알뜰폰 사업자가 비슷한 조건의 상품을 출시하기 어렵다. 도매제공 범위를 넓혀 알뜰폰 사업자의 상품 구성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매제공 제도 개선과 함께 고객센터 연결 지연과 상담 품질, 가입부터 해지까지의 이용자 경험도 개선해야 알뜰폰 업체의 생존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고 회장은 “알뜰폰은 가입자 15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도약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일부 사업자에서는 고객센터 연결이 지연되거나 상담 서비스가 미흡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은 사례도 있었다”며 “이러한 부분은 알뜰폰이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이며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회원사의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보안 수준을 높이고 고객서비스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가 작은 회원사도 안정적으로 상담과 보안 체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고 회장은 “알뜰폰이 지향해야 할 모습은 ‘소비자가 가장 신뢰하는 통신서비스’이자 ‘믿고 오래 쓰는 서비스’”라며 “회원사들이 안정적인 사업 환경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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