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개미 무덤이 된 케이뱅크에 KT 등에서 내려보낸 책임자들이 자리 보전한 모습이다. KT 그룹 내 회전문 인사로 발생한 케이뱅크 사업과 공모 전반 부실에 박윤영 KT 대표가 눈감은 셈이다. 본사 임원 30%를 쳐냈다는 인사도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회전문에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공모가 폭락 결론 속 회사와 개미 모두 손해… 책임자는 자리 보전
상장 과정과 그 이후 실패로 회사와 일반 투자자들 손실이 컸는데도 케이뱅크 핵심 경영진은 자리를 보전했다. 지난달 상장 이후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케이뱅크는 최우형 은행장 연임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순이익 역성장과 상장 후 주가 부진 등을 2년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과 기업공개(IPO) 완수로 평가한 결과다.
KT 출신 핵심 임원들 입지도 변함이 없다. 기존 KT 그룹경영실 그룹전략팀장 출신인 이준형 전략실장, KT캐피탈 재무회계팀장 출신인 양영태 감사실장, KT 인재실 그룹인사팀장 출신인 정현숙 기획그룹장 등이 여전히 케이뱅크 핵심 실무를 총괄한다.
이준형 실장은 이번 IPO 실무를 이끈 핵심 인물이다. 상장 전 기업간담회에서도 공모가 관련 질문에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공모가 희망 범위를 밑돌 가능성과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이면 합의 등에 대한 질문에 "시장조정 계수를 적용한 합리적 공모가를 정했다"며 즉답을 피한 바 있다.
'KT와 비씨카드' 회전문, 초대 행장부터 이어진 전통
케이뱅크 주요 보직에 KT 그룹 출신을 앉히는 현상은 설립 초기부터 이어온 관행이다. 1대 심성훈 행장은 KT 본사와 계열사에서 요직을 거친 인물로 은행 경력이 전무했다. 2대 이문환 행장 역시 KT 출신으로 케이뱅크 모회사인 비씨카드 대표를 역임했다.
3대 행장부터는 외부 인사를 영입했으나 이사회에는 꾸준히 KT와 비씨카드 고위 임원들이 속했다. 먼저 KT 본사 그룹경영실장 출신 김영우 이사와 비씨카드 경영기획총괄 출신 조일 이사가 케이뱅크에 합류했다. 이후 이들 자리를 KT 재무실장 장민 이사와 비씨카드 경영기획총괄 조이준 이사가 대체했다. 조 이사가 사임한 빈자리는 또다시 KT 재무실 출신이자 비씨카드 경영기획총괄을 맡은 이찬승 이사가 들어갔다.
이렇게 모기업 인사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케이뱅크 경영진이 회사를 통해 챙긴 사익도 상당하다.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스톡옵션 현황을 보면 장민 이사는 공모가(8300원) 기준 약 4억원 상당을 보유했다. 양영태 이사 역시 공모가 기준 약 6억6000만원 상당 스톡옵션을 지녔다. 서호성 전 행장이 쥔 스톡옵션 가치는 41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밖에도 케이뱅크는 2023년 모회사 임원에 대한 불법 대출로 금융위원회 과징금까지 받았다.
소액주주 희생될 때, KT 내부거래로 '쏠쏠한 잇속'
조부회사와 모회사 지배에 따른 문제는 불균형한 내부거래 수익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KT와 비씨카드는 케이뱅크와의 거래를 통해 꾸준히 사업적 이익을 챙겨왔다. 2022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KT와 그 계열사들이 케이뱅크로부터 올린 매출은 약 810억원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케이뱅크가 이들로부터 거둔 매출은 9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KT, 비씨카드, 케이뱅크가 제시한 공모가를 믿은 일반 투자자들은 상장 한 달여 만에 30% 손실을 감내했다. 이를 주도한 경영진은 사익을, KT와 비씨카드는 내부거래 이익을 챙겼다.
박윤영 KT 신임 대표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박 대표는 취임 직후 본사 임원급 조직을 약 30% 대폭 축소하고 현장 중심 쇄신을 선언했다. 케이뱅크 거버넌스 방관 사례를 보면 감축한 임원이 언제 어느 계열사로 내려갈지 알기 어렵다. 일반 주주보다 특정 주주와 임원, 계열사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거버넌스에 정부 기조와 배치된다는 점에서도 비판 소지가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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