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상장 초기부터 주가 추락을 경험한 케이뱅크가 본격적인 하락 압력 구간을 앞뒀다. 상장 1개월차 물량에 이어 3~6개월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상장 한달 만에 공모가보다 액면가에 바짝 다가선 이례적 사태다.
5000원대 굳어지는 주가, 액면가로 빠르게 진격
케이뱅크 주가는 현재 5000원대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상장 하루 만에 7750원으로 내려 8000원대를 내줬던 주가는 그 이튿날 6930원으로 앞자리를 빠르게 갈았다. 지난달 31일 5970원으로 첫 5000원대를 맛본 뒤에는 지난 2~3일 각각 5790원, 5880원으로 움직였다. 5790원은 공모가 8300원 대비 30.2% 급락한 가격이다.
현재로서는 주가가 공모가보다 액면가(5000원)에 가까운 상황이다. 기존 FI뿐 아니라 공모 기관투자자, 개인 투자자까지 모두 상장 초반 탈출하는 엑소더스다. 주가가 액면가 수준까지 위협 받는 것은 해당 기업 성장성에 대한 시장 신뢰가 붕괴됐다는 뜻에 가깝다. 성장 기업들이 찾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이례적인 장면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늘어나는 수급 압력이다. 상장 1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기관투자자 초기 락업(의무보유확약)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린다. 상장 3~6개월 차는 상장 전 재무적투자자(FI)와 공모 기관투자자가 얽혀 탈출하는 시기다.
도합 20~30% 물량이 이 시기에 대거 쏟아질 예정이다. 공모 때부터 구주매출로 다수 물량을 털어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베인케피탈 등의 잔여 지분이 매도 대기 중이다. 뚜렷한 모멘텀 없는 상황에서 시장에 쏟아질 대량 물량은 주주들에게 선제적 패닉 셀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케이뱅크가 상장 이후 받은 투자의견은 현재까지 중립이 유일하다. 매도 의견이 극도로 적은 리서치 업계 특성상 중립은 사실상 매도로 인식한다. 신규 상장 종목에 흔치 않은 평가다. 해당 의견을 준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늘어난 자본 여력 대비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며 정부 가계대출 관리와 기업대출 경쟁 심화를 지적했다.
케이뱅크는 공모 단계부터 공모가 하단과 저조한 락업 비율을 기록했다. 직원들이 참여하는 우리사주 청약도 흥행 참패했고 임원 스톡옵션 행사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정부 관리군 수준 주가였는데... 모두가 의심한 공모가 강행 이유는
이번 주가 급락으로 케이뱅크는 정부 관리군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2개 반기 연속 동일 업종 내 주가순자산비율(PBR) 하위 20% 기업에 저 PBR 태그를 부여한다.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도 공시할 예정이다. PBR 1배 미만 상태가 2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공시를 의무화한다. 주주가치를 훼손한 기업에 대한 망신주기 차원에서 특별 관리 대상에 넣는 것이다.
현재 케이뱅크 PBR은 1배를 밑돈다. 공모금을 더한 케이뱅크 자본은 2조4400억원, 주당순자산(BPS)은 6017원 수준이다. 공모 당시 주장했던 PBR 1.80배와 비교해 절반에 불과하다. 경쟁사 카카오뱅크(1.7배)와의 격차도 현격하다.
케이뱅크가 모두가 고개를 내젓는 IPO를 이토록 무리하게 강행한 근본 원인은 조부회사 KT로 올라간다. KT 입찰 담합 사건으로 KT가 직접 케이뱅크 대주주로 오르지 못하면서 케이뱅크는 자금난과 고사 위기에 처했다. 이때 KT 대타로 등판한 KT 자회사 비씨카드가 2021년 PEF 자금을 동원했다. 7250억원이라는 거액이었다.
해당 투자금에는 FI가 투자금 상환을 위한 안전장치로 붙인 각종 옵션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이를 온전한 케이뱅크 자기자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애써 받은 투자금을 핵심 수익원인 대출에 쓰지 못했다는 뜻이다. 결국 비씨카드는 자본 인정과 FI 투자금 회수 압박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최적의 상장 타이밍보다는 상황에 끌려다니는 장면이 이어졌다. 수 차례 상장 실패에 따른 상장 자금과 함께 회사 가치에 대한 기대도 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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