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주가 충격] ②사모펀드도 손절 상황, 개미 끌어들인 KT·비씨카드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정부 지원 힘입은 인터넷 전문은행 1호, KT·비씨카드가 애물단지로 사모펀드마저 손해 본 상황, 공모가 넣은 개미들 울상 ‘최대 책임’ KT·비씨카드는 ‘최대 이익’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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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케이뱅크 조부회사 KT와 모회사 비씨카드가 자신들이 꼬아 놓은 상황을 케이뱅크 IPO로 털어내면서 주가 충격이 뒤따른다. 코스피 입성 한 달도 안 돼 급락한 주가에 더해 이제 막 본격화한 위험까지 감내해야 하는 주주들 사이에서는 성토가 이어진다.

성장보다 탈출형 IPO, KT와 비씨카드 경영 실패 결과

케이뱅크 증권신고서를 보면 KT와 비씨카드는 상장 전부터 성장보다 탈출에 초점을 맞춰 공모 구조를 짰다. 케이뱅크 확정 공모금 4980억원에서 절반은 FI 탈출 창구인 구주매출로 나갔다. 공모가 8300원은 비씨카드가 케이뱅크 상장을 대가로 FI에게 보장해주기로 한 내부수익률(IRR)에 맞췄다.

나머지 자금도 도약 발판보다는 비트코인 자금 이탈에 따른 발등 불 끄기에 가까웠다. 케이뱅크는 코인 거래소 업비트로부터 맡는 예치금과 관련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케이뱅크가 내는 이율이 0.1%에서 2.1%로 폭등했다. 이는 고스란히 케이뱅크 이자 부담으로 돌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예치금 사업을 네이버, 업비트, 하나은행 협력 관계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KT와 비씨카드 경영 실패로 인해 은행 본연 수익 수단인 대출에 눈 돌리기도 어려웠다. 정부 가계부채 관리로 주택담보대출 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케이뱅크에 남은 공간은 중소기업·개인 사업자 대출이었다. 대출 대상이 시장 변동성에 취약해 자본 여력을 비교적 많이 차지하는 상품이다.

이는 KT와 비씨카드가 유치한 FI 투자와 상성이 맞지 않았다. KT 입찰 담합 탓에 KT 대신 케이뱅크 모회사를 떠맡았던 비씨카드는 부족 자금을 사모펀드(PEF) 등에서 수혈했다. 7250억원 거금이었다. PEF가 해당 자금에 각종 옵션을 붙였기 때문에 대출에 활용할 수 있는 자본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투자금은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대출은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하는 위험 상품인 것이다.

이렇게 꼬인 상황을 해결하는 수단이 기업공개(IPO)였다. IPO로 FI 옵션이 무력화되면서 FI 투자금 7250억원이 자본으로 전환됐다. 여기에 공모금 대부분(2490억원)이 얹어지며 1조원 가까운 자본을 확충했다.

개미에 사모펀드까지 손절, KT·비씨카드·케이뱅크만 웃었다

IPO 이후 케이뱅크 주가는 공모가(8300원) 대비 30%가량 급락해 5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케이뱅크 상장 후 사실상 횡보(2.5% 하락)한 카카오뱅크와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5583.90에서 5377.30으로 3.7% 내렸다. 카카오뱅크가 지수 대비 선방한 반면 케이뱅크만 급락다.

최근 공개된 인터넷은행 3사 성적표도 케이뱅크가 처한 현 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잇따라 호실적을 내놨다. 카카오뱅크 비이자 수익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480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토스뱅크는 순이익 968억원으로 전년(457억원) 대비 111.7% 급증한 실적을 뽐냈다. 2년 연속 연간 흑자로 가파른 성장세다.

케이뱅크는 홀로 역성장했다. 케이뱅크 순이익은 전년(1281억원) 대비 12.1% 감소한 1126억원에 그쳤다. 외형 확장을 보여주는 고객 수 지표에서 위기감이 뚜렷했다. 토스뱅크가 1423만명으로 케이뱅크(1553만명)를 맹추격하면서 두 은행 간 격차가 100만명 남짓으로 좁혀졌다. 공모 당시 유사 기업으로 제시했던 카카오뱅크를 추격하기는커녕 2위도 위태로운 현실이다.

KT와 비씨카드, 케이뱅크를 믿고 공모가 혹은 그보다 높은 가격에 투자했던 주주들은 "개미 설거지 상장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하루빨리 탈출하겠다며 IPO를 요구한 FI도 마냥 기쁜 상황은 아니다. 잔여 물량에 락업이 남은 상황에서 주가가 투자 당시 가격 6500원보다 내렸다.

결국 KT와 비씨카드, 케이뱅크만 현재 평가 받는 본질 가치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았다. 애초 이들이 FI와 맺은 계약도 주가 하락을 점쳤다. 비씨카드가 FI와 맺은 수익률 보전 계약은 매각 당시가 아닌 공모가 결정 시점이 기준이다. 공모가 결정 때보다 주가가 올라 FI 수익률과 가까워지면 비씨카드는 안 줘도 됐던 자금을 지급하게 된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FI 수익률에서 멀어져 최소 비용으로 보전 의무를 다하게 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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