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제약 유증

①신공장·R&D 청사진에도 싸늘한 시장…발목 잡은 조달 타이밍

유증 자금으로 구식 공장 털고 케파 확대, 약가 방어하는 연구개발에도 투입 7월 신약 FDA 확보 앞두고 두 달 못 기다린 결정이 의구심... "자금 시급하다"

증권 |안효건 기자 | 입력 2026. 05. 14. 16:30
[세줄요약]
  • HLB제약은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550억원을 향남 신공장에 투입한다.
  • 연구개발 500억원 투자로 혁신형 제약기업 요건을 충족해 약가 인하에 대응한다.
  • 7월 리보세라닙 허가 이전 선제적 자금 조달로 주가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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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HLB제약이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회사 주가가 급락했다. 회사가 비교적 탄탄한 유증 명분을 들고 나섰는데도 타이밍과 방식 등에서 혹평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4일 HLB제약 주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5.21% 급락한 1만4740원에 마쳤다. 회사는 전날 1200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증 결정을 공시한 바 있다. 증자비율 32.81%에 달하는 대규모 자본 확충이다. 예정 발행가액은 25% 할인율을 적용해 주당 1만1150원으로 산정했다. 최종 1차 발행가액은 오는 다음달 26일 확정한다.

회사는 이번 조달 자금을 향남 신공장 신축 등 시설자금에 550억원, 연구개발(R&D) 및 원부자재 매입 등 운영자금에 500억원, 단기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150억원을 각각 배분했다.

1972년산 인프라 한계와 향남 신공장 증설 시급성

HLB제약 발목을 잡는 내부적 요인은 생산 인프라 노후화 및 용량 포화 현상이다. 회사 주력 제품 다수를 생산하는 경기도 남양주시 일패동 소재 공장은 1972년 설립된 시설로 건축 연한을 50년 초과했다. 해당 부지가 그린벨트 내 위치해 추가적인 공장 증축이나 개축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부지 자체도 임차해 사용하는 실정이다.

해당 공장 생산 능력은 연 3억정 규모에 머물러 회사 성장을 뒷받침하기도 부족하다. 회사 매출은 2023년 1359억원에서 지난해 2055억원으로 단기간에 가파르게 성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해당 공장 포장 공정 가동률은 91.27%에 달해 물리적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자체 생산 역량 부족은 곧 외부 위탁 생산(외주가공) 물량 확대로 이어졌다. 이는 제품 원가율을 상승시켜 회사 이익률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런 생산 병목을 해소하고 외주가공비를 절감하기 위해 HLB제약은 대규모 신공장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21년 확보한 향남 공장 부지에 최신 GMP 규격을 충족하는 공장 건설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되는 550억원이 향남 신공장 건설에 전액 들어간다. 회사는 올해 6월 착공을 시작으로 내년 4월 준공, 2028년 10월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한다. 신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생산 능력은 기존 3억정에서 최소 7억정 규모로 늘어 외주 생산 물량 상당 부분을 자체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 현실화

마진율 개선은 올해 하반기 본격화하는 단가 인하 압력을 버텨내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지난 3월 26일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핵심은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등재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대폭 인하하는 내용이다. 기등재 의약품 역시 단계적으로 45%까지 낮춘다. 더불어 동일 성분 기준 14번째 품목부터는 5%p씩 계단식으로 추가 인하되는 규정을 포함했다.

HLB제약에게 이번 정책 변화는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는 중대한 사업적 위협이다. 올해 1분기 기준 HLB제약은 160여종 이상 전문의약품(ETC) 제네릭을 판매한다. 정부가 약가 인하를 방어할 수 있는 예외 조항으로 둔 혁신형 제약기업 취득이 절실한 셈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으면 개정 기준인 45%가 아닌 60% 우대 약가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연간 의약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R&D) 투자 비중이 7% 이상이어야 한다. HLB제약 최근 3개년(2023~2025년) 평균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3.37% 수준에 머무른다.

이에 회사는 2028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획득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상황이다. 이번 유상증자 자금 중 500억원도 자체 R&D 확대에 투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SMEB)을 기반으로 한 당뇨·비만치료제(HLBP-038) 및 항응고제(HLBP-024) 임상 개발과 선발 제네릭 시장 방어를 위한 자체 생물학적동등성(생동) 시험 등에 집중적으로 배분할 예정이다.

단순히 파이프라인 확장이 아니라 변화하는 규제 환경 속에서 본업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 전략적 투자 성격을 지니는 셈이다.

왜 7월 리보세라닙 FDA 승인은 기다리지 않았나

여기서 의구심을 낳는 대목은 자금 조달 시기다. HLB제약은 HLB그룹 핵심 파이프라인인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국내 독점 판매권을 보유한다. 해당 신약은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NDA) 재신청을 완료했다. FDA는 이를 Class 2로 분류해 오는 7월 23일 이내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7월 FDA 최종 승인이 나고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유증 본질이 바뀐다. 발행 주식총수나 할인율을 줄여 지분가치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주 지분가치 희석은 금융당국도 유증 심사에서 중요하게 살펴보는 영역이다. 회사 측이 신약 성공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시각까지 뒤따르는 이유다.

실제 FDA 승인 전 유증은 리스크 헷지 효과가 크다. 해당 항암 신약은 2024년 5월과 지난해 3월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해 허가가 지연된 이력이 있다. HLB제약도 증권신고서를 통해 "허가가 지연되거나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할 경우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금번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하락해 모집규모가 크게 줄어들 경우 계획했던 시설투자자금 마련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장 신축과 연구개발이라는 근본 생존 과제를 불확실한 미래 이벤트에 연동시키기보다는 시장 기대감이 유효한 시점에서 필요 자금을 확정 짓는 일정인 셈이다.

HLB 관계자 역시 "신약이 미국 허가를 받더라도 국내 허가라는 또 다른 관문이 필요하다"면서 "미국 허가를 받는다고 당장 HLB제약이 만들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HLB제약이 실제 신약을 생산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상황은 장기적이고 점진적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신약 성공 뒤 유증에 따른 주주가치 보호 가능성에는 "향남 공장 관련해 진행 중인 사업이 여러 건이라 타임라인상 하루빨리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버티기 유증을 하는 다른 제약사와 달리 공장 증축과 연구개발이라는 분명한 비전으로 유증을 한다는 점을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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