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리츠 유증] ②KB증권, 돈 빌려주겠다는 약속만으로 42억 벌었다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계열 리츠에 자금보충 약정, KB증권 3.5%·메리츠증권 0.15% 환헤지 정산금에 이용하겠다는 약속이었지만 실행 안 해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이 각각 KB스타리츠와 제이알글로벌리츠로부터 챙긴 자금보충 수수료율 차이가 크다.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이 각각 KB스타리츠와 제이알글로벌리츠로부터 챙긴 자금보충 수수료율 차이가 크다.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KB스타리츠가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주들 주머니를 여는 동안 KB금융 계열사들은 KB스타리츠 주머니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이익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증 규모를 키운 환헤지 거래와 관련해 KB증권 등이 참여한 내부 거래가 두드러졌다.

● 대출 이자 아닌 약정으로 KB증권에 연 3.5% 수수료

4일 KB스타리츠 증권신고서와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회사는 2022년 3월 자리츠를 통해 KB국민은행과 환헤지 계약을 체결했다. 환헤지는 환율 하락에 따른 위험을 고정하기 위한 계약이다. 실제 환율이 하락하면 KB스타리츠가, 상승하면 KB국민은행이 이익인 구조다.

KB스타리츠는 KB국민은행에 정산금을 못 줄 상황에 대비해 KB증권과 자금보충을 약정했다. 환헤지 기간인 3년 간 KB증권이 KB국민은행 정산금 상환용으로 400억원까지 대출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그 대가로 KB증권은 400억원에 환헤지 기간 동안 연 3.5%를 붙인 42억원을 수수료로 수취했다.

실제 대출이 아닌 대출 보증만으로 얻은 연 3.5% 수수료율은 다른 리츠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자산 구성과 신용등급이 유사한 제이알글로벌리츠와도 차이가 크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KB스타리츠처럼 벨기에 자산을 보유한 회사다. KB증권이 주요주주인 것도 같다. 두 리츠 모두 상장 직후 진행한 신용등급 평가에서 A-를 획득했다.

2020년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또다른 주요주주 메리츠증권과 맺은 자금보충 약정 수수료율은 연 0.15%였다. KB스타리츠가 KB증권에 지급한 수수료율과 23.3배 격차다. 보증 규모는 제이알리츠가 5억6957만유로, 당시 환율 기준 7782억원으로 20배 가까이 크다.

2020년 저금리 상황과 2022년 금리 인상기 진입이라는 환경적 차이는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자금보충 약정 당시 0.5%였다. KB스타리츠 자금보충 약정 때는 1.75%였다. 이를 고려해도 두 리츠 약정 수수료율 격차가 조달 금리 차이보다 크다.

KB증권은 높은 수수료율을 지불하고도 더 불리한 조건으로 약정한 것으로 보인다. KB스타리츠 자금보충 수단은 대출뿐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대출, 의결권 없는 상환우선주, 보통주 발행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자금보충 실행에서도 KB스타리츠는 KB국민은행에도 실행권이 있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환헤지 은행인 하나은행은 권한이 없었다.

KB스타리츠 자금보충 형태는 마찬가지로 은행 지주를 낀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와도 다르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신한투자증권 등에 수수료를 주는 대신 스스로 자리츠 자금 보충을 책임졌다.

이는 배당금 우선 순위 차이로도 이어졌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자금보충 실행 뒤에도 배당을 실시할 수 있는 구조였다. KB스타리츠가 KB증권으로부터 자금보충을 실시하면 해당 자금을 갚기 전까지 배당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KB증권이 비슷한 유형 거래에서 유사한 수수료율을 받았는지도 미지수다. KB증권은 KB스타리츠와 자금보충 약정한 시기 케이비유케이센터제일차와도 약정을 맺었다. KB증권 관계자는 당시 자금보충 수수료율에 대해 "대외적으로 공개가 어렵다"고 밝혔다.

케이비유케이센터제일차는 영국 오피스 자산유동화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KB증권이 채권 발행 주관사와 자금관리자를 맡았다. KB국민은행 역시 환헤지 은행으로 참여했다.

애초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법률이 원칙적으로 규제하는 행위다. 자본시장법은 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에 대해 신용위험을 수반하는 직·간접적 거래 등 신용공여를 규제한다. 환헤지 계약과 같은 장외파생상품도 대상이다.

리츠가 속한 부동산투자회사법도 주요주주 등과의 내부거래 제한 규정이 있다. 다만 제한 범위가 부동산 사업 및 대출 등에 한정돼 비교적 좁다. 이외 공정거래법과 상법 등도 계열사와의 거래를 감시·감독하는 규정이 엄격하다.

● 리츠 재정 위태로워진 뒤에야 환헤지 대상, 자금보충 약정 변경

KB스타리츠도 지난해 6월 정산 이후 내부거래 구조를 해소했다. 환헤지 상대방은 국민은행에서 키움증권으로 변경했다. KB증권과의 지급보증 약정 계약도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KB증권은 자금보충을 해주지 않고 42억원을 챙겼다. KB스타리츠가 자체 자금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KB스타리츠는 정산금 산정 직후 환헤지 정산금 지급을 위해 587억원 규모 자리츠 유증에 참여했다.

회사 지급 여력이 자금보충 약정 때보다 개선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상반기 KB스타리츠는 사업보고서 제출 전 급격한 실적 악화 공시를 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0.4% 감소한 304억원이었다. 영업익과 순익은 각각 806억원, 902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감소 폭은 영업익이 1072억원, 순익이 1091억원에 달했다. 부채 역시 6842억원에서 7852억원으로 급증했다.

KB스타리츠는 결국 막대한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일 시가총액 절반(약 1500억원)에 달하는 할인 유증을 결정했다. 이는 상장 당시 약속과 달랐다. KB스타리츠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에서 시장 조달이나 KB증권 자금으로 환헤지 정산금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유증은 옵션에 없었다.

KB증권은 KB스타리츠 기업공개(IPO) 때도 대표 주관사를 맡아 약 31억원 수수료를 취했다. 다른 기업이었다면 불건전 인수행위였다. 금융투자업 규정과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은 이해관계자 주식 발행을 위한 주관사 업무를 불건전한 인수행위로 정한다. 리츠 공모는 부동산투자회사법을 따르기 때문에 해당 규정에서 제외다. KB증권은 이번 유증 주관사로도 참여한다. 물량 7%를 인수해 인수 수수료를 수취할 예정이다.

KB스타리츠 관계자는 KB증권 자금보충을 이용하지 않은 데 대해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최적의 조달 방안을 통해 정산 완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증 인수 등 KB증권과의 내부거래에는 "모든 계약 과정은 관련 법령과 내부통제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했다"며 "시장 가격에 부합하는 공정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주주 계열사가 직접 이번 유증 인수를 맡는 배경은 유증을 성공시키기 위한 강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일종의 책임 경영 일환"이라며 "KB증권은 리츠 설립 단계부터 자산 구조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핵심 파트너로서 신속하고 정확한 실무 추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산 완료 이후 KB국민은행과 KB증권을 교체한 데 대해선 "복수의 금융기관이 제시한 계약 환율과 만기 구조 등 제반 조건을 면밀히 비교해 검토했다"며 "시장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하고 계약 만기를 전략적으로 분산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환율 변동성 및 유동성 리스크에 체계적으로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