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패스 IPO] ③한투증권, 더즌 때는 안 그랬는데…'고무줄 밸류에이션' 위험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한패스, RCPS 비용+연 환산 기법으로 순익 상승 한투증권이 상장시킨 한패스 비교기업 더즌에는 안 썼던 기법

한국투자증권과 한패스
한국투자증권과 한패스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한패스 밸류에이션 로직에 고무줄 잣대 위험이 선명한 모습이다.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비교기업 상장 때 쓰지 않았던 로직으로 공모가를 올리면서다.

3일 한패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과거 적용하지 않았던 파생상품 비용 가산과 실적 연 환산을 한패스 밸류에이션에 썼다.

한투증권은 1차적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일회성 비용을 가산해 공모가를 불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 40억원에 RCPS 관련 비용 34억원을 가산해 74억원으로 늘린 것이다. 2차적으로는 직전 12개월(LTM) 대신 연 환산법을 사용했다. 한투증권은 아직 없는 4분기 실적을 과거 실적이 동일하게 반복될 것이라는 가정법으로 연간 순이익 99억원을 만들었다.

RCPS 비용 가산이나 연 환산 모두 보수적인 밸류에이션에서는 잘 채택하지 않는 수단이다. RCPS 비용을 넣어 순이익이 올라가면 공모가 역시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연 환산 기법 역시 실존하는 과거 실적보다 적은 순이익을 가정하는 사례가 드물다. 실제 한투증권 스스로 증권신고서에 LTM 기준 조정 순이익을 80억원으로 기재했다. 연 환산 99억원 대비 19.1% 낮다.

한투증권이 지난해 더즌 상장을 주관할 때는 이런 평가법을 쓰지 않았다. RCPS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전혀 가감하지 않고 2024년 3분기 LTM을 적용했다. 더즌은 한투증권이 이번 한패스 공모에서 한패스와 사업·재무가 유사하다고 꼽은 비교기업이기도 하다.

한투증권은 비교기업 선정에도 이례적인 기준을 적용했다. ‘플랫폼을 통해 고객당 부가가치 확장이 가능한 사업을 영위할 것’이라는 주관적 기준이나 B2B2C(기업에서 기업을 거쳐 개인에게 제공하는 사업)처럼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기준 등이다.

이에 따라 한패스는 갤럭시아머니트리, 더즌, 핑거 등 B2B 핀테크 기업을 다수 넣었다. 이들 평균 PER은 29.09배에 달한다. 현재 한패스처럼 외국인 B2C 사업을 하는 글로벌텍스프리 PER 16.1배보다 크게 높다.

비교기업들은 제1금융권,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 장기적 IT 솔루션과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즈니스가 주력이다. 이 때문에 한패스와 자산 순환 과정과 자본 효율성에서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2024년 매출채권 회전율을 보면 갤럭시아머니트리는 1.28회, 더즌은 11.66회, 핑거는 30.44회 수준이다. 구조적으로 장기 매출채권을 안정적으로 깔고 가는 형태다. 높은 멀티플에 영업 레버리지와 장기 계약에 기반한 안정적 현금흐름이 있는 셈이다.

한패스는 매출채권 회전율이 2024년 1397회, 지난해 3분기 기준 8877회에 달한다. 중장기 계약에 따른 외상이 없는 선불 기반 B2C 송금 중개업 대변하는 지표다.

금융·핀테크 기업에 대한 한투증권 주관 성적표 역시 변수다. 한패스보다 보수적 밸류에이션을 적용했던 더즌조차 상장 뒤 성과가 좋다고 보기 어렵다. 더즌 상장 당시 한투증권이 제시한 밸류에이션은 수요예측에서 기관 외면을 받았다. 공모가는 희망가(1만500~1만2500원) 하단을 뚫고 내려간 9000원으로 결정했다. 해당 가격마저 상장 초반 급락으로 이어졌고 9개월 차가 돼서야 시장지수를 2.5% 웃돌았다.

이에 앞서 한투증권이 주관한 보험 테크 기업 아이지넷 역시 상장 첫날 37.8% 급락한 바 있다. 아이지넷은 9개월 차 성적도 시장지수를 102.5% 밑돈다.

한편, 한패스 희망 공모가는 1만7000~1만9000원이다. 공모금은 187억~209억원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공모가는 다음달 6~12일 기관 수요예측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같은 달 16~17일 일반 청약을 진행해 코스닥 입성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아 전체 공모 물량 80%를 총액 인수한다. 공동주관 회사인 대신증권은 나머지 20%를 인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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